오늘은 화요일, 지난 주 화요일에 《해를 삼킨 아이들》줌 수업을 하고 나서 바로 뒤에 마치 거짓말 같은 ‘비상 계엄’ 선포를 들었다. 그러고 나서 딱 일주일이 지났다. 오늘도 《해를 삼킨 아이들》줌 수업을 했다. 지난 시간에는 다섯 번째 이야기 ‘당금애기 세쌍둥이’로 한국전쟁을 다룬 이야기였고 오늘은 ‘오돌또기’로 제주 4.3항쟁 관련 이야기였다. 지난 시간의 이야기는 《해를 삼킨 아이들》이 굿판이라면 클라이막스에 해당하는 부분인데 묘사가 매우 구체적이며 슬픔이 가슴 저릿하게 다가온다. 이어서 오늘의 이야기는 읽으면서도 울컥하여 제대로 말을 잇지 못하게도 하였다. 4.3사건이 나고 자식을 잃은 부모의 심정이 적나라하게 느껴졌다. 부모의 새끼손가락을 왼주먹에 움켜쥐고 펼치지도 못하고 살아야 했던 주인공의 삶이며 마지막에 부모와 자식을 만나 그 한을 풀고 한줌 재가 되어 허공으로 흩어질 수 있었던 한맺힌 영혼의 이야기가 마음을 무겁게 했다. 오랫동안 금기시되어 왔던 4.3. 그러나 역사의 진실은 반드시 밝혀지고 만다는 것을 우리는 안다. 지금의 흘러가는 역사도 마찬가지다. 지난 일주일은 정말 거짓말 같고 공포스러웠다. 말도 안 되는 부정한 세상을 어떻게 살 수 있나 절망스러웠으나 자승자박이라고 결국은 제 무덤을 파는 정권의 모습을 우리는 본다. 날마다 여의도는 집회에 참가한 국민들, 특히 젊은이들로 넘쳐난다. 새로운 모습의 집회문화가 보인다. 다들 응원봉 하나씩 준비해서 그곳으로 갈 채비를 한다. 그러니 이것은 우리가 내일을 희망이라고 말할 수 있지 않을까. 매우 더디긴 해도 민주주의의 성과가 조금씩 발아되어 자라고 있는 것이라고 그렇게 믿어도 좋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