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FC, 어떻게 갈 것인가
평창서 춘천으로 홈구장 이전
관중 동원은 절반만 성공
시설, 홍보 등 갈 길 멀어

이전 후 첫 홈경기였던 전북현대와의 경기를 마친 후 관중들에게 인사하는 선수단. 사진=강원FC
강원FC가 19일 시즌 마지막 홈경기 울산현대와의 경기를 끝으로 다음 시즌 준비에 돌입한다.
강원FC는 10월 평창 알펜시아 스키점프센터 개조구장에서 춘천 송암 스포츠타운으로 둥지를 옮겼다. 강원FC는 같은 달 22일 리그 디펜딩 챔피언 전북현대를 안방으로 초대해 이전 후 첫 홈경기를 치뤘으나 경기 결과도 경기장 상태도 엉망이었다. 2주 뒤인 11월 4일 다시 한번 FC서울을 불러들였으나 경기결과는 나아졌지만 관중 동원은 첫 경기 7천438명 기록에 절반도 못미치는 3천22명에 그쳤다. 평창에서 시즌 도중에 급하게 홈구장을 이전해 전반적으로 준비가 미흡했다.
평창에서 춘천으로 홈구장을 이전한다는 발표가 나왔을 때 강원FC의 많은 팬들과 춘천시민들은 환호했다. 올 시즌 강한 경기력으로 돌풍을 한차례 일으켰고, 수도권과 비교적 접근성이 좋은 춘천의 시너지 효과를 기대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성공보다는 아쉬웠던 부분들이 많이 부각됐다.
이전 후 첫 홈경기로 전북과 맞붙을 때는 다채로운 행사가 열리고 많은 관중들이 송암을 찾았다. 최문순 강원도지사(강원도민프로축구단 구단주), 최동용 춘천시장, 조태룡 강원FC 대표이사 등 지역 인사들도 경기장을 찾았다. 7천438명이라는 관중 수도 강원FC의 이전을 반기는 시민들의 보답이었다.
하지만 준비가 부족했던 탓일까. 이날 경기장 상태는 엉망이었다. 관중석 곳곳에 널린 새 배설물, 물 웅덩이, 거미줄, 흔들리는 난간 등으로 인해 관중들의 불만의 목소리가 컸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원정석에서 전북현대 서포터즈 한 명이 난간 너머로 추락해 앰뷸런스를 타고 후송되는 아찔한 사고도 이어졌다. 다행히 생명에 지장은 없었지만 자칫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는 상황이었다. 관중 수는 다음 경기인 FC서울전에서 반토막이 났다. 홍보 또한 부족했다. 축구 팬이 아니면 홈경기 날짜를 알기 힘들었고 춘천으로 홈구장을 이전했다는 사실도 모르는 시민들이 부지기수였다.
2부리그인 K리그 챌린지에서 승격 후 많은 기록을 배출하며 돌풍을 일으킨 강원FC. 스타플레이어들을 영입하고 한층 나아진 경기력을 선보이며 성공적으로 상위스플릿에 안착했다. 하지만 경기장 인프라와 경기진행 부분은 경기력의 향상속도를 따라가지 못했다. 하지만 낙담하기는 이르다. 분명 이번 시즌 중에 급하게 홈구장을 이전한 건 큰 마이너스 요인이지만 생각을 바꿀 필요가 있다. 시즌이 끝나기 전 홈경기 세 번을 통해 많은 문제들을 찾아냈기 때문이다. 문제는 해결하면 된다. 세 번의 예행연습을 한 강원FC는 다음 시즌 때 해결책을 제시해야 한다.
최신우 시민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