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소월의「진달래꽃」시의 예술성
나 보기가 역겨워/ 가실 때에는/ 말 없이 고이 보내 드리우리다//
寧邊(영변)에 藥山(약산)/ 진달래꽃/ 아름 따다 가실 길에 뿌리우리다//
가시는 걸음걸음/ 놓인 그 꽃을/ 사뿐히 즈려밟고 가시옵소서//
나 보기가 역겨워/ 가실 때에는/ 죽어도 아니 눈물 흘리우리다
―「진달래꽃」전문
고려가사 <가시리(歸呼曲>의 전통적인 정한(精恨)의 정서를 차용하여
이별에 처한 여인의 哀而不悲한 이별의 슬픔을 노래하였으며,
수미쌍관의 장법 요적 자유시라고 비평할 수 있다.
문학성은 많은 문학연구가들에 의해 여러 각도에서 조명되었지만
여성화자의 입을 통해 진술된 아름다운 7·5의 유연한 가락이 빚어내는
율격의 예술설이 돋보인다.
이 시를 세 단계로 요약할 수 있는데,
⑴ 임이 내가 싫어 떠난다면 말리지 않겠다.
⑵ 진달래꽃으로 환송할 테니 사뿐히 밟고 가라.
⑶ 나는 결코 울지 않겠다.
심오한 사상이나 화려한 수사(修辭)가 구사된 것도 아니지만
'죽어도'에 님에 대한 화자의 숨겨진 마음(강한 원망)을 담으려는
효율적이고 예술적인 표현이 돋보인다
이 시는 비록 조국을 잃은 시인의 가슴아픈 사랑의 애향가로 지어졌지만,
한번 시련의 아픔을 당한 우리내 여린 가슴에도,
사랑의 회복을 갈망하는 우리의 상처받은 마음에도.
이별에대한 달콤한 카리스마스를 주는
이별의 슬픔을 인종(忍從)으로 극복하여,
전통적인 정한(情恨)을 예술적으로 승화시킨 작품이다 .
김소월 시의 정수(精髓)로, 우리 민족의 고유한 정서와 리듬을 잘 나타내고 있다.
한정된 지역성도 벗어나고, 5·4로 부서졌던 7·5의 율격도 다시 살아나게 되어
'타는 진달래'에 화자의 애타는 마음도 실을 수 있어서 괜찮을 듯도 싶다.
-(원로시인 임보님의 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