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포에서 걷고 그 푸짐하다는 해물 짬뽕을 먹어봐?' 하다가 코로나 때문에 연기해놓고
건망증 때문인지 우유부단한 성격 때문인지 내가 던져놓은 낚시 바늘에 내가 꿰이는 꼴이 되었습니다.
괜히 친구를 불렀나 속으로 후회가 되면서도 약속 장소인 김포 골드라인선 운양역으로 갑니다.
지난주 김포 신도시 녹지지역을 연결해 걷는 코스를 대략 머릿속에 그려 놓았지만 하나도 생각나지 않습니다.
친구가 가자는 대로 걷기로 합니다. 먼저 김포 생태공원부터 시작하잡니다.
때늦은 갈대가 추운 밤을 지새우고 아침 햇살을 헤치고 마지막 군무를 춥니다.
새가 많이 찾는 생태공원은 AI 확산 우려로 출입을 통제하고 있습니다.
그동안 코로나로 AI나 구제역이 뜸하다 했더니 허망한 기대였습니다.
지난번 산수유 열매를 보고 까치밥이라 해 망신 당해 이번엔 단정하지 않으렵니다.
생태공원을 크게 한 바퀴 돌고 너 이번에 한번 혼나 보라는 듯이제 다른 곳으로 '건너' 가잡니다.
녹지공간이 연이어지는 산책길 갖은 도시가 없으니 시가지를 건너가야지요.
한강 중앙공원입니다. 겨울이고 조성된 지 얼마 되지 않아 산만한 느낌이 들지만
앞으론 많은 사람이 찾을 듯합니다.
수로를 따라 조성된 거리로 일산 웨스턴돔 분위기의 <라베니체>라는 거리로
이름이 베니스를 연상케 합니다.
밤에는 불빛과 산책 겸 즐기러 나오는 사람들로 북적인답니다.
수로 양쪽으로 <라베니체 금빛 거리 축제>로 한지등이 전시되고 있습니다.
야외 전시라 비닐인 줄 알았는데 한지 맞습니다.
공주 공산성에선 한지로 만든 갑옷까지 출토되었는데 그만큼 질기고 강합니다.
이 정도 근린생활 시설이면 나이 들어 굳이 서울만 고집할 필요 없겠습니다.
친구가 가까이 있으면 좋겠지만 모든 걸 다 끌어안고 살 수는 없지 않겠습니까?
평촌역이 연상되는 구래역 부근입니다.
상가 가운데 공지를 두고 먹고 노는 모든 게 다 해결될 것 같은 들뜬 분위기를 연출합니다.
'나, 예전의 나가 아니야'
혼자 걷는 게 버릇이 되었는지 힘든 코스가 아닌데도 친구와 호흡 맞추기 쉽지 않습니다.
생태공원-한강 중앙공원-라베니체-풍경공원-솔내공원-운유산(101m)-호수공원-구래역으로
이어지는 산책로를 끊어짐 없이 개발하면 좋을 듯합니다.
망설이느라 내가 뭐에 홀려도 잔뜩 홀린 모양입니다.
찾아간 곳은 해물이 잔뜩 들어간 짬뽕이 아니고 미니 탕수도 없답니다. 그러나 맛은 좋습니다.
해물에 대한 기대는 어제 먹은 모둠초밥으로 갈음합니다.
수유시장 내에 있는 <시장 내 ㅊㅊ&ㅅㅅ>라는 집으로 고등어 초회가 있다 해서 그걸 먹으러 간 집이었는데
젊은 사장은 혼자 하는 게 돼서 힘들어 메뉴에서 뺐답니다.
아쉽습니다. 새벽에 싱싱한 고등어를 구해 반나절 초에 절여 먹으면 끝내주는데...
청어 초밥으로 만족하는 수밖에.
어제오늘 먹는 거에 있어선 뒤로 넘어져도 코 깨지기입니다.
우상과 이성이 떠올려지는 어수선한 시절입니다. 안갯속에서 길을 잃고 판단을 못하고 있는데
먹는 거 하나 갖고 투정 부리면 안 되겠지요.
닥다리로 가는 길
http://blog.daum.net/fotomani
첫댓글
오늘부로 헬스장도 폐쇄되었습니다.
김포를 걷는 것도 그래서 망설였던 것인데
아침 일찍 좀 걷고 짬뽕집으로 갑니다.
그런데 왠 걸 제가 서둔 탓에 헷갈렸던 모양입니다.
엉뚱한 집을 갔습니다.
꼬소하지요? ㅎ
공기총 들고 참새 쫓던 김포 들녁이 아파트 촌으로 변했군요
하긴 50여년 전이니 무엇인들 안 변했겠습니까 ?
요즘 참새들은 공기촐 들고 가도 도망가지도 않을 겁니다.
아~ 참새구이... ㄲ울ㄲ
원숭이도 나무에서 떨어진다더니
고수님이 식당을 잘못 찾기도 하는군요^^
얼마전 지인이 김포생태공원이 좋다하던데
여기가 바로 거기인가 보네요
요즘 마음이 을씨년스러워서인지
집밖에 나가기가 영 싫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