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에서 돈은 다른 가치보다 우선되는가?
오늘날 대한민국 사회는 경제적 가치와 사회적 가치 중 무엇을 더 우선시하고 있는가에 대한 물음에 직면해 있다. 우리는 흔히 "돈이 모든 것"이라는 인식 아래 살고 있지 않은가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특히 제복 근무자들, 예를 들어 경찰, 소방관, 군인 등 공공 안전과 사회적 기여에 헌신하는 이들이 제대로 존중받고 있는지 의문이 든다.
2024년 9월, 임호선 더불어민주당 의원 주최로 열린 <경찰관 과로 실태와 해결방안> 정책 세미나에서는 경찰공무원의 인력 부족과 과로 문제가 논의됐다. 경찰관들은 ‘사회에 꼭 필요한 존재’가 되고자 했던 이상과 다르게 현실에서는 비판과 조롱에 시달리며 심리적 위축을 느낀다고 토로했다. 언론과 국민의 부정적 시선이 경찰에 대한 자부심을 꺾고 있다는 것이다. 또한 경찰관들은 현장에서 욕설과 폭행을 일상적으로 겪고 있으며, 자신이 "민원인들의 감정 쓰레기통"이 된 것 같다고 느끼고 있다. 이런 정서적 소진은 개인적 문제를 넘어 경찰의 역할 수행에도 큰 영향을 미친다고 경찰관들은 호소했다.
이렇듯 많은 국민들은 제복근무자들이 제공하는 서비스를 납세자로서 받는 당연한 권리로 생각하고, 그들의 헌신과 노력을 가볍게 여긴다. 이들의 직업은 종종 "누구나 할 수 있는 일"로 평가 절하되거나, 경제적 보상이 상대적으로 낮아 사람들이 기피하는 직군으로 여겨지기도 한다. 그 원인은 무엇일까?
2023년 한국직업능력연구원의 <직업의식 및 직업윤리의 국제비교 연구>에 따르면, 한국 사회에서 직업의 위세, 즉 사회구성원들이 느끼는 직업에 대한 사회적 존경도와 중요성이 서양국가와 큰 차이가 있었다. 연구는 한국, 일본, 중국, 미국, 독일 등 5개국의 직업 위세를 조사했으며, 한국에서 가장 높은 위세를 기록한 직업은 국회의원이었다. 반면 소방관은 15개 직군 중 11위로, 육체적·정신적 어려움이 큰 직업군 중 하나로 상대적으로 낮은 평가를 받았다.
이와 달리 미국에서는 소방관이 1위를 차지하며 높은 사회적 인정을 받고 있다. 한국에서는 소프트웨어 개발자나 ICT 전문가들이 상위 직업군으로 평가되며, 소방관 같은 제복 근무자들은 상대적으로 낮은 평가를 받는 것이다. 이는 한국 사회가 경제적 발전을 이루며 직업의 위세를 경제적 가치를 기준으로 판단하게 된 결과일까?
한림대학교 사학과 염정섭 교수는 대한민국에서 제복 근무자들이 낮은 사회적 평가를 받는 이유를 과거와 현대 두 가지 관점으로 설명한다.
염 씨에 따르면, 조선 시대부터 한국은 세계적으로 손꼽힐 정도로 중앙집권화된 나라였다. 당시 군인에 대한 인식은 낮았으며, 부병제와 같은 중앙집권적 징집제도를 통해 군인과 사회적 복무에 대한 평가가 강압적이고 하향적인 인식으로 이어졌다.
반면 유럽의 경우, 중앙집권화가 이루어지기 전까지는 용병제도와 봉건제도를 통해 사회적 복무가 ‘거래’ 개념으로 인식되었다. 유럽 사회에서는 치안이 중요한 과제로 여겨졌고, 치안을 유지하는 경찰이나 보안관은 중요한 직책으로 존중받았다. 반대로, 조선은 상대적으로 치안이 양호했기 때문에 치안 관련 직군들이 해외만큼 중요하게 인식되지 않았다고 의견을 말했다.
또한 “한국은 한강의 기적을 통해 급격한 경제 성장을 이루며 교육과 임금을 중시하는 사회로 변화했다. 인적 자원이 중요한 한국 사회에서 경제적 가치를 생산할 수 있는 직군들이 우대되며, 제복 근무자들은 상대적으로 덜 매력적인 직업으로 여겨졌다.”라며 염 씨는 한국 사회가 교육과 경제적 가치를 우선시하면서, 제복 근무자들에 대한 사회적 기피 현상이 심화되었다고 설명한다. 이러한 경제적 가치 중심의 사회는 결국 제복 근무자들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강화했다는 것이다.
염 씨는 "한국 사회가 사회적 헌신이라는 가치를 경시하는 분위기에서 다른 가치들이 제대로 존중받을 수 있을지 의문"이라며, "사랑보다 돈, 헌신보다 교육 수준이 더 우선시되는 사회가 되고 있지 않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궁극적으로 우리는 사회적 헌신의 가치를 회복하고 제복 근무자들이 제공하는 필수적인 서비스를 재평가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 이는 돈과 경제적 성공만이 아닌, 사회적 기여와 공동체의 안전을 지키는 직업의 가치를 존중하는 건강한 사회로 나아가는 첫걸음이 될 것이다.
첫댓글 =“전국민 중 41%에 달하는 사람들이 제복 근무자들을 비하 혹은 경시하는 풍조가 있다고 밝혔다” 이 설문에서 20대, 30대 수치가 의미하는 건 풍조가 있다고 응답자가 인식을 한다는 것인지, 자신이 그런 경시 경험이 있다는 것인지, 경시하는 것을 본 적이 있다는 것인지 문장을 좀더 명료하게 조정 하기
=“한림대학교 사학과 염모 교수는 대한민국에서 제복 근무자들이 낮은 사회적 평가를 받는 이유를 과거와 현대 두 가지 관점으로 설명한다.” 이건 전문가의 사회 진단인데 굳이 이름을 안 밝히니 오히려 어색한 대목. 이름을 넣지 말라 했는지?
=국가보훈부 조사는 몇월에 나온 것?
예, 교수님 . 국가 보훈부 <제복 근무자 경시 풍조> 통계보다 국회 토론회 <경찰관 과로 실태와 해결방안> 에 있는 경찰관 면직 수와 그 이유들이 더욱 기사에 적합하다고 생각해 바꿨습니다.
나머지 피드백도 수정 완료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