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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우리의 식생활에 대해서 한번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그동안 우리의 전통 음식으로 알고 있던 것은 실상 시대의 조류에 맞게 변형된 것이 대부분이라 한다. 이제는 퓨전이라는 명칭으로 다양한 음식들이 섞여 새로운 메뉴가 탄생되고 있기도 하다. 이 책은 '역사 속 한 끼 식사로 만나는 음식문화사의 모든 것'이라는 부제를 달고 있다. 나 역시 이러한 소개를 보고 책을 읽었지만, 역사 속 음식도 다루고 있지만 대체로 대부분의 내용은 지금 우리가 먹고 있는 음식들에 관한 이야기들로 채워져 있었다. 무엇보다 저자가 식품공학을 전공하고 있기에, 각종 음식 소개는 물론 해당 재료가 지닌 영양학적 성분이나 조리법 등에 대해서 상세히 수개하고 있는 부분이 흥미로웠다.
이 책은 모두 6장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1장은 '기다림의 미학'이라는 제목으로 오랜 숙성 과정을 통해 만날 수 있는 음식들을 소개하고 있다. '김치와 묵은지'를 필두로 다루면서 때로는 '청국장과 낫토'를 비교하여 설명하고, 서양의 '치즈'와 '샴페인'을 우리의 '막걸리'와 견주어 설명하기도 한다. 2장의 '바다가 건넨 선물'에서는 '쭈꾸미'와 '장어'를 비롯해서 최상의 반찬으로 평가받고 있는 각종 어류들을 소개하고 있다. 실제로 각종 음식을 설명하고 있는 저자의 설명에 이끌리다 보면, 조만간 이 음식들을 한번쯤 찾아서 먹고 싶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감자나 고구마 등을 다루고 있는 3장의 '혼자여도 다채롭다'는 부분은, 하나의 재료로 다양한 조리가 가능한 식재료들을 다루고 있다. 아보카도와 포도, 그리고 감귤과 같은 과일과 함께 꽃게와 홍게도 이 부분에 등장하는 식재료들이다. 한국의 전통음식을 다룬 4장에서는 설날 음식과 떡국을 비롯하여 다양한 세시음식들이 소개되고 있는데, 물론 홍어나 비빔밥 그리고 김밥처럼 우리만의 독특한 음식들도 여기에서 다루고 있다. 5장은 단순한 식재료만이 아닌 설탕과 감미료 등 음식문화에 영향을 끼친 조미료와 음식을 보존하는 가식성 코팅제나 '캔과 파우치' 등에 대해서도 소개하고 있다. 이밖에도 커피나 초콜릿, 그리고 인스턴트 라면 등도 '식품의 발전은 어떻게 이루어졌나'라는 제목으로 이 부분에서 다루고 있는 것이다.
마지막 6장에서는 모양이 비슷하지만, 서로 다른 이름으로 통용되고 있는 음식들을 비교하여 설명하고 있다. '곰탕과 설렁탕', '국수와 파스타', 그리고 '소시지와 순대' 등이 어떻게 다른지를 음식을 만드는 방법과 재료의 차이 등을 통해서 설명하고 있다. 또한 '식해와 스시'처럼 동일한 절임음식이지만 서로 다른 문화에서 통용되는 음식에 대해서도 소개하고 있다. 특히 우리나라의 메밀국수가 일본에 건너가서 소바로 탄생할 수 있었다는 설명도 매우 흥미로운 부분이었다. 이러한 책의 내용이야말로 음식에 대한 새로운 역사를 소개하는 것이기도 하고, 다양한 식재료나 음식이 지닌 특징을 이해할 수 있었던 계기가 되었다고 생각된다.(차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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