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어린 일꾼 수련
10.28~10.29
모인이 : 두더지, 왕산, 민들레, 구랑실, 신난다, 보리밥, 하늘에
* 어떻게 지내고 있는지
- 아직도 40일 떠난 여운이 남아있다. 40일 동안 내가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 보게 하였다. 나를 보게 하였다.
- 시작과 마무리할 때 일상처럼 받아들이면 좋겠다. 하는 듯 안하는 듯. 주어진 일이나 사물, 사람 모든 것을 내가 평정심을 잘 유지하며 받아들이면 좋겠다.
- 비행기 에어 모드 상태이다. 비행기 탈 때 핸드폰에 모든 수신이 차단되는데 지금은 비행기에서 내린 상태로 실생활 모드로 전환하였다. 행동모드는 천천히..
- 순례 동안은 긴장되었고 깨어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압도적이었는데, 지금은 그러지 않고 멍하다. 그래서 초조하기도 하다. 스스로에게 그래도 된다고 말해주고 있다.
- 꿈에서도 깨어있을 수 있다. 비몽사몽 몸도 그런 것이다.
- 든 자리는 몰라도 난 자리는 안다. 지금 모두 모여서 놓다. 일이 많고 적고를 떠나서 깨어있는 도반이 없다는 것에 대해 상당한 심적 부담이 있었다.
- 순례 기간 동안 내게 크게 온 것은 사랑이었다. 마지막 생애 내 삶의 주제인 것처럼 강렬히 왔다. 내가 알 수 있는 것이 없다. 그런 과정에 더 강렬히 온 말씀은 ‘홀연히’ 도는 알 수 없는 것인데 그리자면 덕으로 나타난다. ‘도덕’. 사랑의 다른 모습이 ‘홀연히’일 것이다. 그 실천 중의 하나가 카페를 통해 활동을 주선하지 않는 것이다. 한번 해보니 참 좋더라. 홀연히 삶은 내가 이루려고 하지 않고 일상생활을 주어진 대로 살면서 어떤 생각이 주어지면 해보는 것이며 재미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 가을방학 이후 학년별 아이들의 흐름
- 각 학년별로 시간표와 하루 일정, 작은 집, 벼 베기, 새식구모심, 연극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 새식구 모심에 관한 내용 중에서는 ‘부모배움을 충실히 다니지 않는 것은 학교 보낼 의사가 없다는 것으로 본다. 우리가 할 일은 부모님들이 잘 나올 수 있도록 격려하고 신경 쓰는 것. 결론을 가지고 이야기하기보다는 과정까지도 충분히 살펴보자.’
* 세월호 이야기
- 나의 부족한 점, 자괴감에 빠져 숨어 있었던 나를 볼 수 있게 해주었다. 가장 큰 배움이었다. 내 일 이외에는 다른 일을 잘 보지 못했는데 길을 함께 걸으면서 서로를 더 깊게 이해하게 되었다. 매일 같이 걷는 것이 힘을 준 것 같다.
- 배움터가 길 위로 온 것 같았다. 순례가 배움터의 배움이고 그 일은 자연스럽다고 생각한다. 와서 되돌아보니 내 안에서 마음 잘 모으는 것이 순례의 첫 걸음인 것 같다.
- 45일간 세월호가 사랑어린 순례의 첫걸음이었다. 아이들이 이 순례에서 무엇을 배웠을까 생각해보면 첫 번째, 명상이다. 아침저녁으로 5~10분씩 앉아있는 그 시간이 힘이 되었다. 두 번째로 자립하는 힘이다. 먹고 자는 것을 훌륭히 해냈다. 말만 하지 않고 몸으로 보여주었다. 세 번째로 기도와 시가 주는 힘이다. 아침마다 여인숙 시를 읊었다. 일상도 순례라는 것을 순례 기간 중에 방문하는 다른 어른들은 받아들이기 힘들어 보였다. 오는 사람마다 하루 일과가 힘들어 보인다고 하였다. 그 만큼 하루하루가 쉴 틈 없는 것 같지만, 그 속에서 여유 흐름을 느꼈다. 아이들의 글 속에 남아있고 표현도 달라졌다.
- 잘 다녀왔다. 이 에너지가 지속되고 스며들었으면 좋겠다. 한 사람이 기도해서 그 기도가 바탕이 되어 여러 사람에게 전해지는 것이다. 울타리를 만들어가고 확산하는 것처럼 이 일은 더 그러하다. 그 힘을 잘 마무리해서 놓치지 않고 일상에서 스며들고 가도록 해보자.
누구나 세월호 길을 걸을 수 있지만 그 일을 어떻게 했느냐는 굉장히 놀라운 일이다. 시작과 끝이 잘 마무리 된 것 같다. 나에게 질문이 왔다. ‘일은 어른들이 저질로 놓고 왜 아이들이 앞장 세워서 희망의 길을 걷고 있을까?, 왜 하늘이 일을 저질러 놓고 아이들을 앞장 세워서 희망을 물을까?’ 아이들과 함께 길을 묻는 것이 우리에게 주어진 과정이다. 일의 희망이자 마무리는 교육이다. 그런 현장에 우리가 있다는 것을 잘 생각해보자.
* 일꾼 수련 기간 동안 먼 곳에서 오신 교회 손님들과 함께 관옥선생님 말씀을 듣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 서로 하루 일과를 공유하고 1박 2일 배움지기 일꾼 수련은 마무리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