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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전적으로 광고는 판매를 목적으로, 상품에 대한 정보를 여러 가지 매체를 통하여 소비자에게 널리 알리는 의도적인 활동을 일컫는다. 우리가 보는 신문이나 잡지에 사진과 함께 상품을 소개하는 광고를 볼 수 있으며, TV를 보면서도 프로그램이 시작하거나 끝날 때 다양한 광고들이 방영되기도 한다. 요즘에는 딱히 상업적인 목적이 아닌, 자신들의 의견을 많은 사람에게 알리려는 목적으로 의견 광고를 하는 단체나 개인들도 있다. 사람들은 광고를 통해서 필요한 상품에 대한 정보를 얻기도 하지만, 때로는 그 효과를 터무니없이 부풀려 문제가 되는 과장광고도 적지 않게 볼 수 있다.
광고는 ‘자본주의의 꽃’이라 불리기도 한다. 그래서 현대인들의 생활에서 광고는 필수불가결한 것처럼 인식되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때로는 지나친 광고 때문에, 일부러 그것을 무시하는 사람들도 생겨난다. 나 역시 TV를 보다가 광고가 시작되면 습관적으로 채널을 돌려 버리곤 한다. 하지만 애써 무시하려고 해도, 우리 주변에 산재한 광고판을 보지 않고 살 수는 없는 노릇이다. 그만큼 광고는 우리의 일상에 깊숙이 자리를 잡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물론 간혹 상품에 상관없이 내용이나 스타일이 내 마음에 드는 인상적인 광고를 보면서 감탄할 때도 있다.
이 책은 ‘광고장이’인 박웅현을 인터뷰하여, 그의 ‘창의성과 소통의 기술’을 탐구하야 소개하는 내용으로 엮어져 있다. <인문학으로 광고하다>라는 제목에서도 확인할 수 있듯이, 그가 내세우는 콘셉트는 ‘인문학’으로 집약될 수 있다고 생각된다. 이 책에는 그동안 박웅현이 만들었던 다양한 광고가 소개되면서, 인터뷰를 한 강창래의 평가와 반응이 상세하게 제시되고 있다. 때로는 인터뷰 대상자인 박웅현의 답변을 통해서 그 내용들을 보완하고 있다. 때문에 이 책을 읽으면서 적어도 박웅현이라는 사람의 광고에 대한 철학과 입장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책을 많이 읽고, 마음에 드는 구절이 있으면 메모를 해서 보관하고, 자신이 겪었던 일들을 기억했다가 적당한 기회에 광고에 응용하는 등 이러한 습관을 보면 그는 전형적인 ‘광고장이’라고 부를 수 있을 듯하다.
그렇기 때문에 이 책은 인터뷰를 거쳐 박웅현에 대한 인간탐구라는 성격을 지닌다. 우리는 통상 예술 작품을 향유하기 위해서 작가(발신자)가 독자(수신자)에게 보내는 메시지를 받는 행위라고 이해한다. 하지만 ‘광고장이’인 박웅현은 고객(수신자)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알아야 소통이 쉬워지기 때문에, 그것은 다르게 해석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이러한 주장은 적어도 광고라는 분야의 성격을 고려하면 충분히 공감할 수 있을 것이다. 때문에 그는 자신이 만드는 광고에서는 ‘튀는(히까닥한)’ 내용보다 고객들이 공감할 수 있는 내용을 담아내기 위해서 노력한다고 말하고 있다. 그래서인지 이 책에서 소개한 박웅현의 광고는 광고를 애써 외면하려고 했던 나조차도 한번쯤 본 듯하고, 그것도 굉장히 인상적인 기억으로 남아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책을 읽으면서 나는 대상 인물인 박웅현이 천상 ‘광고장이’이며, 인터뷰를 진행했던 강창래 역시 그것를 잘 포착하여 설명하고 있다고 인정할 수 있었다. 모두 4개의 항목으로 이뤄진 이 책의 1부는 ‘그리에이티브 디렉터, 박웅현’이라는 제목으로 대상 인물을 간략하게 소개하고 잇다. 그리고 창의성과 소통이라는 기획 의도에 맞추어 ‘광고, 잘 말해진 진실’, ‘창의성의 비밀’,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박웅현은 어떻게 만들어졌는가’라는 순서로 서술하고 있다. 아마도 광고에 입문하고자 하는 사람에게는 매우 유익하고 좋은 정보로 가득차 있다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창의성’과 ‘소통’이라는 키워드에 맞추어 내용을 엮어나가다 보니, 그가 만든 광고의 컨셉트를 소개하고 비슷비슷한 에피소드를 곁들여 소개하는 등 유사한 내용을 반복하고 있다는 느낌을 주는 것도 사실이었다. 그러나 성과로 드러난 그의 ‘창의성’의 실체가 독서와 메모 습관, 그리고 그것을 적절히 활용하는 능력에 있다는 것을 알리는 것만으로도 그 단점을 보완할 수 있다고 여겨진다. 이러한 그의 습관을 독자들이 각기 자기의 분야에서 적절히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된다.(차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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