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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에 대한 생각은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여성이라면 시집 혹은 시집살이에 대해서는 공감하는 부분이 많을 것이다. ‘시집살이’를 넘어서 ‘시월드’라는 용어가 생겨날 정도로, 여성들이 마주치는 ‘시댁’과의 관계에 대해서는 일단 두려움으로 다가온다고 한다. 결혼이라는 에피소드로 시작하는 이 작품에서는, 갓 결혼한 여성의 시집살이의 문제들을 매우 현실감 있게 그리고 있다.
시부모님들이 사위(딸)와 며느리를 대하는 이중적인 모습은 어쩌면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지극히 평범한(?) 양상이라고 여겨지기도 한다. 더욱이 첫째 며느리는 이미 주체적인 삶을 선언하여 몸소 행동으로 실천하고 있기에, 갓 결혼한 둘째 며느리에게 더욱 관심이 집중시키는 시부모님의 모습도 너무도 익숙하다, 시댁과는 독립적인 삶을 살아가는 첫째 며느리와 신혼인 둘째 며느리의 모습을 보여줌으로써, 작가는 독자들로 하여금 시집 중심의 결혼 제도를 돌아보게끔 하고 있다고 생각되었다.
우리나라의 결혼이라는 제도에서 자주 발생하는 부부들의 갈등은 대체로 시댁(부인)과 친정(남편)을 대하는 태도에서 비롯되는 경우가 많다. 동일하게 맞벌이하는 딸과 며느리의 출장에 대한 시부모의 태도가 형상화된 에피소드에서도 공감하는 바가 있었다. 책으로만 봐서 그런지, 뒷부분에 게재된 댓글을 통해서도 독자들이 이 작품에 대해서 공감하는 바를 읽어낼 수 있었다. 서로의 갈등을 드러내면서 끝맺는 결말은, 어쩌면 이러한 상황이 쉽게 변하지 않을 것이라는 작가의 인식을 보여주고 있다고 생각된다.(차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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