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경 사불산 포행
'無慾의 世上'에서 길을 걷다.
마애여래좌상을 만나러 올라가는 계단길
혜명의 암자 순례길의 백미는 윤필암에서 묘적암에 이르는 숲길입니다.
처음은 부모님과
두번째는 서봉사 가족법회 도반님들과
세번째는 오늘 혼자서 다시 찾았습니다.
묘적암 가는 길은 선의 아름다움이 이어져 길이 되었습니다.
곡선과 직선의 만남...
묘적암 가는 길은 굳이 '마음의 정리', '생각의 정리'라는 단어의 편견에 기울이지 않더라도
자연스럽게 편안해지고 힐링이 되는 숲길입니다.
"죽령 동쪽 백 리쯤 되는 곳에 우뚝 솟은 산이 있는데,
진평왕 9년(587년)에 갑자기 사면이 한 길이나 되는 큰 돌이 나타났다.
거기에는 사방여래(四方如來)의 상이 새겨지고 붉은 비단으로 싸여 있었는데,
하늘에서 그 산마루에 떨어진 것이다.
왕이 가서 보고 그 바위 곁에 절을 세우고 이름을 대승사(大乘寺)라고 했다.
법화경을 외는 중을 청해 절을 맡겼다. 그 산을 사불산이라고도 한다."
일연의 삼국유사
최근 강호동양학이란 이름으로 풍수학의 새로운 바람을 일으키는
조용헌 선생이 '꼭 가봐야 할 불교 명지'로 언급한 그 바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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四佛巖
청산은 나를 보고 말없이 살라 하고
창공은 나를 보고 티없이 살라 하네
사랑도 벗어놓고 미움도 벗어놓고
물같이 바람같이 살다가 가라 하네
청산은 나를 보고 말없이 살라 하고
창공은 나를 보고 티없이 살라 하네
성냄도 벗어놓고 탐욕도 벗어놓고
물같이 바람같이 살다가 가라 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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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옹선사
윤필암
대승암의 산내암자로
윤필암의 윤필은
원래 글을 지어 주는 대가로 받는 일종의 사례금으로써 집필료를 말한다.
『신증동국여지승람』에서는
“이색이 왕명을 받들어 나옹의 부도명을 지었다.
나옹의 문도들이 집필료를 마련하여 사례하였는데,
이색이 받지 않고 그 집필료로써 허물어진 절을 수리하도록 하였다.
이로 인해 (수리한 암자를) 윤필암이라고 불렀다는 설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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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래에는
청담스님의 속가 둘째 딸이며
성철스님의 비구니 제자였던
묘엄스님이 출가 수행하면서 더욱 유명해졌다.
사불암에서 바라본 묘적암
신라말 부설거사가 창건을 하고 고려말 나옹화상이 출가 수행한 암자이다.
대승사에서 3년간 장좌불와하며 수행하시던 성철스님이
1945년 이곳으로 옮겨와 동안거를 지내신 것으로 유명하다.
그리고 만공, 일타, 법전(法傳)스님 등 당대 고승들이 수행했던 수행처이기도 하다.
산정상에 그렇게 넓은 바위위에 사면체의 바위가 서 있는것도 신비롭지만
사면에 부처님이 새겨져 있는것은 정말 전율이 돌 정도로 영험해보였다.
윤필암 다실에서 일타스님의 글을 보았습니다.
이곳 주지스님이신 공곡스님과의 '차담'에 일법에 1시간이나 늦었습니다.
스님께서 만들어 주신 '말차'의 茶香은 윤필암을 찾은 처사에게 아마 참 오래갈 듯 합니다.
감사합니다. 스님
길을 걷다보면 어떨 땐 이렇게 바위 틈에 핀 이름모를 들꽃이 부러울때도 있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