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철 질병 관리 유의 … 기후변화로 인한 영향은?
기후변화로 인해 질병 발병 가능성이 증가하고 있다.
끝나지 않을 것 같던 더위가 어렴풋이 물러가고 10월 말에서야 찾아온 환절기는 많은 질병을 몰고 왔다. 우리는 이 시기를 주의해야 할 필요가 있다. 현재 빠른 속도로 진행되고 있는 기후변화는 환경에 큰 영향을 초래하고, 이는 곧 건강을 유지하는데 심각한 위협이 될 수 있다. 최근 전 세계적으로 기후변화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으며, 이는 인류가 직면한 가장 큰 문제 중 하나이다.
1) 호흡기 질환
일교차가 커지는 지금 가장 유의해야 할 것은 호흡기 질환이다. 가을철 호흡기 질환은 건조한 공기와 기후변화로 인한 대기오염으로 면역체계가 약해져 호흡기 감염에 대한 감수성이 증가해 발생한다. 세계보건기구(WHO)는 기후변화에 의한 건강위험 요인으로 미세먼지를 포함한 대기오염을 제시한 바 있다. 기존 연구들 역시 기후변화로 인해 지표면의 온도 상승뿐 아니라 대기의 질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보고해 왔다.
특히, 매년 대기오염 농도가 증가하고 있다는 기사가 나오고 있다. 대기오염은 여러 환경오염 사례 중 가장 큰 피해규모를 나타내며, 환경오염으로 인한 질병부담 측면에서도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한다. 세계보건기구는 2014년 보고서에서 대기오염으로 인해 약 700만 명의 조기사망이 발생한 것으로 추정하였고, 지난 조사에 비해 2배 이상 증가한 것으로 발표하였다. 이는 총 사망의 1/8에 달하는 수치이며, 우리나라를 포함한 서태평양 지역에서의 사망이 약 200만 명으로 보고되어 국내에서도 대기오염에 대한 지속적인 관리와 연구가 요구되고 있다. 2021년에는 이산화탄소의 농도가 423.1PPM을 기록해 국내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고, 메탄의 경우 농도 상승 폭이 최근 10년간 연평균 두 배에 달하는 증가세를 보였다.
이렇듯 기후변화와 대기오염은 상호 영향을 주고받을 뿐 아니라 사람들의 건강에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기후변화에 의한 기온상승과 대기오염은 상호작용을 통해 사람들의 건강에 부정적인 영향을 준다.
이에 따라 호흡을 담당하는 기관지가 쉽게 자극받고 호흡기 점막이 평소보다 약해진다. 가장 흔하게 나타나는 감기와 독감은 인플루엔자 바이러스 감염으로 환절기에 가장 자주 발생하는 질환이며 호흡기에 염증을 유발하고 급성폐렴으로 진행될 수도 있으므로 주의가 필요하다. 증상으로는 두통, 발열, 근육통과 같은 전신증상과 기침, 가래와 같은 호흡기 증상이 동반된다.
정부는 국민의 건강 증진 목적으로 대기 중 미세먼지를 줄이기 위해 다양한 분야에서 노력하고 있다. 그중 하나가 5년 주기의 미세먼지 관리 종합계획을 마련하여 미세먼지 저감 및 관리 정책의 방향과 추진 과제를 제시하는 것이다. 2019년 미세먼지로 인한 피해를 사회재난으로 법에 명시할 만큼 국내에서 대기오염 문제는 중요한 사회적 과제로 여겨지고 있으며, 대기오염은 기후변화 대응의 측면에서도 우선순위가 높은 과제로 다뤄지고 있다.
2) 일본뇌염
뇌염도 가을철 자주 발생하는 질환 중 하나이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기후변화로 인해 열대 지방에서 발생하던 질병이 온대 지방으로 확산되고 있다. 이는 기온과 습도의 상승으로 곤충과 설치류의 서식 범위가 넓어졌기 때문이다.
특히 ‘모기’의 활동 범위를 확장시켰고, 25일 질병관리청이 게재한 PHWR 제17권 제41호 주요 감염병 통계에 따르면 전체 모기 수는 42주차(10월 13~19일)에는 142개체로 지난해 18개체에 비해 약 8배 많은 것으로 합계됐다. 2020년부터 2022년 평균인 37개체에 비해 약 4배 많은 수치다.
일본뇌염의 원인인 작은빨간집모기의 개체 수는 평년 대비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42주차(10월 13~19일) 일본뇌염 매개 모기 수는 75개체로 지난해 4개체 대비 약 19배나 많았다. 2020~2022년은 평균 11개체로 이보다도 약 7배 높은 수치다. 방역 당국은 모기 개체 수가 작년에 비해 급격하게 증가한 원인을 기후변화로 인한 '늦더위'로 보고 있다.
올해 7월 말 15년 만에 서울에서 작은빨간집모기가 발견되기도 했다. 원래 작은빨간집모기는 남부지방에서 주로 발견된다. 모기에서 일본뇌염 바이러스는 검출되지 않았지만, 서울도 이제는 안전지역이 아니다. 지구온난화로 기온이 올라가고, 비가 많이 와 습도도 올라간 것을 이유로 보고 있다.
일본뇌염은 증상이 잘 나타나지 않는다. 증상이 나타나는 경우 모기에게 물린 후 5~15일의 잠복기를 거쳐 발생한다. 증상은 빠르게 나타나며 고열과 두통, 현기증, 구토, 복통, 지각 이상 등의 발병 증세를 보인다. 병이 진행되면 의식장애, 경련, 혼수에 이르게 되고 대개 발병 10일 이내에 사망한다. 경과가 좋은 경우에는 약 1주를 전후로 열이 내리며 회복한다.
일본뇌염을 방지하기 위해 국내에서 일본뇌염 백신 접종이 국가가 권고하고 지원하는 국가 필수 예방접종 사업에 포함되었다. 또한 예방을 위한 캠페인을 강화하고, 백신 접종률을 높이는 등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
강원대학교 병원의 김현지 간호사는 호흡기 질환 예방을 위해 흐르는 물에 비누로 30초 이상 씻는 올바른 손씻기와 마스크 착용 생활화를 권장했다. 또한 감염 1순위로 감염자와 같은 음식을 먹는 것을 뽑으며 음식을 개별적으로 먹는 습관을 들일 것을 강조했다. 일본뇌염 감염 예방을 위해서는 야외 활동 시 밝은 색의 긴 바지와 긴 소매 옷을 입어 피부 노출을 최소화하고, 노출된 옷을 입었을 시에는 모기 기피제를 사용하는 것을 권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