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딸과 함께 읽는 소설 여행 11
2. 백치아다다(계용묵) 줄거리
이 소설은 '확살히'라는 어엿한 이름을 가졌으면서도 벙어리이기 때문에 '아다다'라는 별명을 지닌 백치 여인이 주인공이다. 그녀는 인정에 굶주리고 전혀 인간다운 대접을 받지 못한다.집안의 천덕꾸러기로 살다가 열아홉이 되어서야 겨우 논 한 섬지기의 지참금을 얹어서 가난뱅이 노총각에게 시집을 가게 된다. 처음 5년 동안은 시집갈 때 가지고 간 재산이 시집 사람들의 생계를 유지시켜준 덕분에 귀여움을 받으며 행복하게 산다.
그러나 살림에 여유가 생기고 투기에 손댄 남편이 큰 돈을 벌어 부자가 되고, 첩을 얻은 뒤부터는 학대가 시작된다. 결국 친정으로 쫓겨 온 아다다는 그녀를 가끔씩 위해 주는 혈혈단신으로 삼십 넘은 노총각 수롱이만을 의지하게 된다. 그는 그녀를 아내로 삼아 신미도로 데리고 가 살게 된다. 그들은 섬에서 새 삶을 개척하기 위해 내일의 꿈을 펴 보인다. 수롱이는 그가 모아둔 150원을 보이며 밭을 사자고 한다. 첫 결혼의 실패 원인이 된 돈을 본 '아다다'는 돈이란 자기의 신세를 망치는 것이라고 믿고 싫어한다. 결국 아다다는 그 날 밤 땅 살 돈을 몰래 들고 나와 바닷물에 던져 버렸다. 뒤쫓아 온 수롱이는 떠내려가는 돈을 건지려다 실패하고 격분한 나머지 아다다를 발로 차서 바다에 쳐넣고 만다. 아다다는 '푹' 하는 소리와 함께 언덕에서 떨어져 물 속에 잠긴다.
핵심정리
갈래 : 단편 소설
배경 : 1930년대의 평안도 어느 마을과 신미도
경향 : 인생파적 경향
제재 : 물질적 풍요와 인간적 행복
주제 : 물질적 풍요보다는 정신적 행복을 희구하는 한 여인의 삶과 그 비극적 운명 (인생의 올바른 가치)
등장 인물
아다다 : 선천적으로 백치에 가까우며 말 못 하는 벙어리 여인. 부지런하고 순종하는 착한 성격의 여인이며 물질 위주의 세상에 대한 비판을 시도하기 위해 돈을 버리다 죽음을 당하는 비극적이고 정적인 인물.
수롱 : 혈혈단신으로 삼십 넘은 노총각. 신부를 사는데 필요한 돈을 아끼기 위해 아다다와 결혼하나 아다다가 돈을 바다에 버리는 행위에 격분하여 그녀를 살해한 동적 인물.
어머니 : 아다다의 어머니로 백치 아다다를 원수처럼 미워하고 구박함.
이해와 감상
이 작품은 1935년 9월 <조선문단>에 발표된 계용묵의 단편소설이다. 이 작품에서 작가가 보여 주고자 한 것은 물질적 가치가 인간을 행복하게 해주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이다.
'아다다'라는 백치요, 벙어리인 여인의 인생을 사실주의 기법으로 치밀하게 보여 줌으로써, 황금 만능에 길들여진 보통 사람들의 의식의 허점을 찌르고 있다. 특히 육체적으로 불구인 '아다다'가 행복을 위해 돈을 바다에 던져 버린다는 결말 처리는 독자에게 많은 상상을 하게 한다. 황금만능주의에 물든 현대인의 모습을 낭만주의적 사고에 두고 비판한 소설이다.
작가는 이 작품에서 순수와 욕망이라는 인간성의 두 극단을 보이기 위하여 두 개의 전혀 다른 인간형을 대립시켜 제시하고 있다. '수롱이'로 대변되는 물질을 향한 소유의 집념과 '아다다'로 대변되는 존재 자체에 대한 순수한 집념이 선명하게 제시된다. 그러나 '아다다'는 운명의 굴절 속에서 끝내 죽음이라는 비극에 이르게 된다. 백치인 '아다다'이기에 죽음의 결말 처리는 더욱 강한 비극성을 드러낸다. 이처럼 이 작품은 소유와 존재, 즉 물질적 풍요와 인간적인 삶 중 어느 것이 더 소중한 행복의 근거가 되는 것인가를 극명하게 대립시켜 정신적인 삶과 물질적인 삶의 상호 충돌관계를 그리고 있다. 생활을 가능케 하는 최소한의 물질적 소유마저 거부한 '아다다' 또한 죽음을 당하고 있지만, 이 작품은 분명히 물질 위주의 삶이 인간에게 행복을 가져다주는 것이 아님을 말하고 있는 것이다.
첫댓글 돈에 미친 사람도 돈을 두려워하는 사람도 돈 때문에 인생을 망친 사람들 아닌가. 안타깝고 슬픈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