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저 1호 외 2편
최정희
서로의 안부 인사는 여기쯤에서 끝내요
어깨에 짊어진 삶의 무게를 벗어던지자
내 안의 끝없는 역마살
등대처럼 반짝여요
심장을 뛰게 하는 건 두려움 혹은 설렘
미지의 지평선 우주의 끝을 향해
새로운 여정의 시작
내 피는 요동쳐요
고독은 방랑자의 숙명일까요 낭만일까요
태양은 가슴속 추억으로 남겨두고
오르트 저 구름 너머
내 별을 찾아 떠나요
134340
태양계 제일 바깥 조금 다른 공전 궤도
기존의 틀을 벗어나 자신만의 길을 갔다
자격을 박탈당했다
행성에서 퇴출됐다
지배적 권위 따윈 일찌감치 내려놓고
위성과 발을 맞춰 춤을 추며 걸었다
낭만적 사상을 지닌 독보적 이단아
내면이 단단한 왜소행성 명왕성
중심의 흔들림 없이 공전을 계속한다
독자적 노선을 걷는
영원한 아웃사이더
바람의 지문
태풍이 휘몰아친 바람의 흔적인가
어머니 손바닥 위 삭정이 가득하다
상처로 욱신거리는
손톱 위 푸른 초승달
시베리아 고기압 차디찬 문양으로
삶은 또 쉼 없이 흔들려야 하는 건가
아버지 굽은 손마디
더께 앉은 굳은살
깊게 팬 골짜기엔 물소리 아득하고
메마른 대지에는 모래 먼지 버석일 뿐
세월은 지문 속에서
나이테를 그린다
- 최정희 시조집 『보이저 1호가 보이저 2호에게』2025. 시인동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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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조
보이저 1호 / 134340 / 바람의 지문 / 최정희
김덕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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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11.14 0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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