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기여상설 대인여춘풍(向己如霜雪 對人如春風)(까마귀마을 )
자기에게는 눈서리처럼 차갑게, 남에게는 봄바람처럼 따스하게.
어느 마을에 한 부부가 살고 있었습니다.
평소 일상적인 대화도 곧잘 하던 부부였는데 언젠가부터 남편은 아내와의 대화에서 불편함을 느끼게 됩니다. 자신의 질문에 아내가 간혹 대답하지 않거나 동문서답을 하는 등 대화가 잘 이루어지지 않았던 것입니다. 남편은 혹시라도 아내의 귀가 잘 들리지 않게 된 건지 걱정을 하게 되었고 이를 시험해 보기로 했습니다.
어느 날 그는 방 한쪽 구석에 돌아앉았고 아내는 반대편 구석에 돌아앉게 했습니다.
그리고 그는 조그마한 목소리로 아내에게 물었습니다. "여보 내 말이 들려요?"
그러자 아내는 대답이 없었습니다. 남편이 좀더 가까이 가서 물어보아도 더 바짝 다가가서 물어보아도 아내는 여전히 대답이 없었습니다. 결국 아내의 등 뒤까지 다가가 같은 질문을 했고 그러자 아내는 귀찮은 목소리로 대답했습니다. "네 들려요! 벌써 네 번째 대답이에요"
잘 들리지 않았던 사람은 아내가 아닌 바로 남편 자신이었던 것입니다.
자신의 경험과 지식만을 통해 세상과 타인을 바라보는 것은 빨간 안경을 쓰고도 모른채 세상이 왜 이렇게 붉은지 불평하는 것과 같습니다. 왜곡된 나만의 색안경을 벗고 세상의 빛과 타인의 모습을 살펴본다면 그동안 알지 못했던 또다른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을 것입니다.(옮겨온 글) 우리가 곤경에 빠지는 건 뭔가를 몰라서가 아니라 뭔가를 확실하게 안다는 착각 때문이다 -마크 트웨인 -
向己如霜雪 對人如春風 (향기여상설 대인여춘풍)이란 구절을 검색하면 출처에 대한 자료는 없고 한문으로 된 격언이라고 나온다.
아마도 이말의 출처는 待人春風 持己秋霜의 변형이 아닌가 생각된다. 向己如霜雪 對人如春風이나 待人春風 持己秋霜의 뜻은 봄바람처럼 사람을 대하고 가을 서리처럼 자신을 잡는다는 뜻으로, 「타인에 대해서 관대하고 자신에 대해서 엄격해야 한다」는 의미를 가리킨다.
우리에게 친근하고, 잘 알려지기는 春風秋霜(춘풍추상)이란 4자로 된 성어이다. 이 성어는 대인춘풍 지기추상(待人春風 持己秋霜)을 줄인 말이라 생각되며 이 구절의 출처를 검색하면 천편일률적으로 모두 채근담 이라고 나온다.
그러나 명나라 홍자성이 수록한 채근담에는 處世讓一步為高 退步即進步的張本 待人寬一分是福 利人實利己的根基 (세상을 살아감에 있어 한 걸음 사양함을 높다고 하니 한 걸음 물러섬은 곧 나아가는 바탕이다. 사람을 대함에는 조그만 너그러움도 복이니 사람을 이롭게 함은 곧 나를 이롭게 하는 바탕이다)로 실려있으며 이글의 출처는 공자의 제자 전손사가 스승에게 仁에 대해 묻자 「내가 만약 공손으로 남을 대한다면 남도 공손으로 나를 대한다. 그러므로 남에게 업신여김을 당하지 않는다.(言己若恭以接人 人亦恭以待己 故不見侮慢) 라는 공자의 대답에서 유래한것으로 추정된다.
1990년대 대만의 승려 석성인(釋聖印)이 주역(註譯) 한 채근담에서 위의 구절을 평하면서 「自肅如秋霜 接人如春風」(자숙여추상 접인여춘풍)이라는 글을 인용했다. 이 글귀는일본의 에도 시대 유학자 사토 잇사이 (佐藤一齊)의 언지후록에 수록된 「以春風接人 以秋霜自粛」(이춘풍접인 이추상자숙 : 봄바람으로 사람을 대하고 가을 서리로 스스로를 조심한다)에서 기인 한것으로 여겨진다.
우리나라는 채근담과 상관없이 예전부터 사토의 글귀를 여러 형태로 변용하여 사용되어 왔는데, 인터넷의 보급 이후 석성인의 역주와 사토의 구절이 혼용 사용되어 오다가 待人春風 持己秋霜으로 또 이를 줄여서 春風秋霜의 4자 성어가 만들어진 것으로 추정되며 대부분의 사람들은 우리에게 익숙한 채근담에서 근거한 것으로 인지하고 있다.(나무위키 참조)
待人春風 持己秋霜은 정치인들도 즐겨 사용 하였는데 문재인 대통령은 취임후 청와대 회의실 및 비서관실에 신영복 선생이 쓴 春風秋霜(춘풍추상) 액자를 걸어 놓게 하였으며, 고 박정희 대통령도 1976년 신년 휘호로 持己秋霜 待人春風을 친필로 쓰기도 하였다.(1990년 대만의 승려 석성인( 釋聖印)이 주역(註譯)한 채근담이 나오기전의 持己秋霜 待人春風은 일본 사토의 以春風接人 以秋霜自粛을 변용한것으로 보여진다. )
待人春風 持己秋霜의 구절과 유사한 구절이 채근담 96장에도 있어 올려 봅니다.春風解凍 和氣消氷 (춘풍해동 화기소빙) "봄바람이 언 땅을 녹이고, 온화한 기운이 얼음을 녹인다"
家人有過 (가인유과) 집안 사람에 허물이 있으면
不宜暴怒 (불의폭노) 지나치게 화를 내서도 안 되고
不宜輕棄( 불의경기) 가볍게 흘려버려서도 안 된다.
此事難言 (차사난언) 그 일로 말하기 어려우면
借他事隱諷之(차타사은풍지) 다른 일을 빌려 은근히 깨우쳐야 하니,
今日不悟( 금일불오) 오늘 깨닫지 못하거든
俟來日再警之(사래일재경지) 내일을 기다려 다시 깨우쳐야 하니,
如春風解凍( 여춘풍해동) 마치 봄바람이 언 것을 풀고
如和氣消氷( 여화기소빙) 온화한 기운이 얼음을 녹이듯 하여야
纔是家庭的型範 (재시가정적형범) 이것이 곧 가정의 규범이 되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