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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 해 전에 캐나다 밴쿠버에 1년 동안 머물 기회가 있었다. 공부를 시작하면서 그 이전까지 단 1년도 쉬지 못했었기에, 정말이지 마침 기회가 되어 안식년 동안에는 그저 안식을 취하기로 작정하였다. 지금도 그 1년 동안의 생활이 너무도 만족스럽게 느껴지고, 덕분에 이후 연구에 대한 열정과 생산성도 훨씬 더 좋아졌다고 생각하고 있다. 특히 술을 좋아하는 나로서는 그곳에서 비교적 비싸지 않은 금액으로 세계 각국의 맥주를 사서 맛볼 수 있었던 것이 가장 기억에 남는 일 중에 하나였다.
지금은 한국에서도 세게 각국의 맥주가 수입되어 접할 수 있지만, 그때만 해도 ‘세계 맥주’를 파는 일부 주점에서만 먹을 수 있었다고 기억된다. 밴쿠버는 옥외에서는 결코 술을 먹을 수 없으며, 술을 파는 가게가 있어 늦지 않은 시기에 구입해야만 하는 조건이 있었다. 그 당시 다양한 맥주를 맛보는 재미에 푹 빠져 있었고, 인터넷 등을 통해 다양한 맥주에 대한 정보를 얻기도 했었다.
이 책을 읽으면서 그 때의 기억이 새록새록 떠올랐다. 모두 5개의 장으로 나눠진 가운데, ‘맥주는 스타일이다’라는 항목에서는 다양한 맥주의 종류와 특징들에 대해 소개하고 있었다. 이미 어느 정도 알고 있는 내용이지만, 저자의 맛깔스러운 문체로 접하니 새롭게 느껴지는 바도 있었다. 다음으로는 ‘맥주의 모험’에서는 맥주가 전래되고, 사회와 문화 속에 어떠한 영향을 끼쳤는가에 대해서 서술하고 있었다.
이어서 맥주의 탄생과 역사를 다룬 ‘맥주의 세계’와 세계 각국을 대표하는 맥주 브랜드와 관련된 내용들을 소개하는 ‘맥주를 만든 사람들’도 흥미롭게 읽을 수 있었다. 나의 집에도 맥주를 세트로 사면서 주는 다양한 맥주잔이 있는데, 맥주의 종류에 따라 잔의 모양도 다르다는 것도 마지막 장의 ‘맥주 상식 사전’을 통해서 얻게 된 지식이었다. 지금도 집에 다양한 맥주를 사서 구비해 놓고 아내와 같이 마시는 것을 즐기는데, 조만간 이 책의 내용을 대화 소재로 함께 할 날이 있기를 기대한다.(차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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