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밖에서 온 이야기-강경우(고흥 농협지점장) ◈
- 믿음이 깊어지는 사람이 되자!-
(두 개의 바다를 읽고)
김밥을 먹을 때도 분명한 순서가 있음을 이제야 알았다.
어느 쪽이든 격렬한 정사를 끝내고 헝클어진 여인의 머리를 닮은 끄트머리가 1번이다.
김밥 먹을 때도 순서가 있거늘, 인생이라는 고속도로에 올라 목적지도 없이 달리다, 브레이크에 발을 얹고 내가 가야할 길을 제대로 가고 있는 가, 돌아보게 하는 글이다.
예성이 처럼 달보다 더 깨끗한 적도 없었다. 청포도는 안 익은 포도라고 말한 이유를 모녀의 옷차림에서 발견하고, 함께 아파한 적도, “아들~ 목욕탕 바닥이 미끄러우니 조심해라.”하고, 이 땅의 “을(乙)”들을 위해 기도한 적도, 이웃 밭 할아버지에게 막걸리 한 사발을 건넨 적도 없었다.
더디고 느리더라도 제대로 가야할 길에, 내가 서 있는 것만큼 빠르고 제대로 된 길은 없다고 하니, 욕심으로 인하여 타인을 지치게 하는 사람은 되지 않아야겠다.
나를 사랑하고, 가족을 공기처럼 사랑하는 사람이 되어야겠다.
유연한 사고를 가질 수 있도록 비우고 또 비우고, 순간순간 깨닫고 표현해야겠다.
천둥과 번개가 치는 날 엄마 품속 같은 사람이 되어 함께 빗속을 걸어야겠다.
농사를 지으며 먹거리를 해결하고, 자연과 어울리는 집을 짓고, 옷은 소박하게 입고, 수양하고 수련하며 아이들에게 잘 사는 법이 아닌 사는 법을 가르쳐야겠다.
사랑과 정의를 먹고 그것들에 염색된 똥을 누는 사람이 되어야겠다.
깊어지는 신념으로 울타리를 치고 딱딱한 사람이 되어 곁을 내어주는 사람이 되지 못했으니 신념은 낮추고, 믿음은 깊어질수록 유연하고 부드러워져 생명의 움을 틔운다고 하니 믿음이 깊어지는 사람이 되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