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nnie1885 2017-03-14 조회수 451
한국에 갈 때마다 놀라는 것이 그곳의 물가이다.
특히 높은 식료품 가격은 믿기지 않을 정도이다.
아니, 이렇게 높은 가격에 보통사람들은 어떻게 먹고 사나..!
그럼에도 식당의 음식가격은 비교적 저렴했던 것 같다.
물론 호텔이나 유명 레스토랑의 가격은 또 엄청 비쌌지만..
비싼 식료품 가격에 비교하면 비교적 저렴한 식당의 음식값을 보며
이렇게 팔면 무슨 이윤이 남을까 은근히 걱정도 되었었다.
내가 마지막 한국에 다녀온 게 2014 년도 였으니 지금쯤은 아마 또 다른 상황일지도 모르겠다.
내가 사는 아틀란타 지역에는 대형 한국마켓이 여러개 있다.
10여분 거리안에 대형마켓인 아씨와 메가, H-마트가 있어 셋을 번갈아가며 다닌다.
메가마켓은 마켓에서 주는 카드가 있어 장을 볼 때마다 카드를 입력하면 또 점수가 쌓아져서
나중엔 캐쉬카드를 주기도 한다.
대체로 식료품 가격은 저렴하다.
특히 채소가격은 이렇게 싸게 팔면 농장주인은 손가락 빨지 않을까 염려될 때도 있다.
마켓이 여럿이다보니 서로 경쟁하며 쎄일을 한다.
50불 이상어치를 사면 배추 한 박스가 99센트 일 때도 있다.
일주일에 한번씩 이메일로 쎄일광고지를 보내주는데 가격들이 착하다.
한국에도 적어도 장바구니에만은 큰 한숨이 없어지는 날이 오기를 마음깊이 소망해본다.
큰언니네는 주재원인 형부를 따라 1970년에 이민을 왔다.
그 당시 언니네 이민가방에는 미국에는 마늘이 없는 것으로 생각했던지
마늘을 빻아 비닐봉지에 넣어 꽁꽁 묶어서 넣었고, 큰언니가 좋아한다고
엄마가 궂이 파김치며 호박꽂이 떡도 해서 짐속에 넣어서 갔다.
형부는 미리 가셔서 미국에 계셨기 땜에 물었으면 가져오지 말라 했을텐데 왜 묻지도 않았었는지..
지금 미국에 사는 한인교포들은 아마 한국음식 때문에 향수병에 걸릴 분은 안 계실 듯 싶다.
한국에서 손님이 오면 우리 식탁을 보고 한국보다 더 한국적이란다.
교회의 모임이나 웬만한 모임도 캐더링을 하면 편할텐데 웬지 미안한 마음이 들어 굳이 하루고 이틀이고
정성껏 준비해서 대접해야 몸은 고되어도 마음은 즐겁다.
(한인마켓이 없거나 있어도 너무 멀리에 있는 교포들에겐 사정이 다를 수도 있겠구나!)
며칠 전, 장을 보러 가서 총각무, 열무, 쪽파 등을 샀다. 봄동도 몇 포기 사고...
그러다가 배추 박스가 눈에 들어오는데 배추포기들이 싱싱하고 좋아보여 또 한 박스를 저질렀다.
저질렀다는 표현을 하는데는 매번 집에 오면 후회를 하기 때문이다.
99센트라는 빅싸인을 모른체 할 수 없어 집에 가져오면, 산더미 같이 많아 보이는 배추 포기들을 보며
어휴, 내가 왜 그랬지..하며 후회하기가 일쑤이다.
오늘은 박스에 $6.99 란다.
집에 돌아와 저녁 식사와 설겆이를 마치자 마자 주부노동의 꼭지점에 도전,
배추포기들은 다듬어서 소금에 절이고 다른 채소들도 다듬어 씻고보니 자정이 훨씬 넘었다.
다음날 거의 하루 왼종일을 김치들과 씨름..
배추김치, 총각김치, 갓김치, 파김치, 열무 물김치에 봄동까지 자그만치 여섯 종류...
참 욕심하구는...ㅉㅉ
혼자서 낑낑대는 마누라가 안 되 보였는지 뭘 도울테니 말하란다.
몇가지 시켜보지만 오히려 더 일이 되고, 알아서 해주어야지 내 입만 아프다.
그냥 나가주소서! 짜증을 부리며 부엌에서 내쫓았다.
그래도 열심히 하다보니 끝이 나고, 끝내구 나니 부자가 된 기분이다.
아들 녀석들에게도 갖다 줘야겠고, 남편을 췌장암으로 잃고 통 집밥을 먹지 않는 J에게도 좀 갖다 줘야겠다.
캘리포니아에 살 땐, 친정어머니께서 많이 담궈 주시기도 했고, 풀타임 근무를 핑계로 대충 대충 살다보니
먹은 나이가 부끄럽게 아직 김치담기에 서투르다.
그래서인지 김치를 담그면 매번 맛이 다르게 나온다.
대개는 만족스럽지만, 어느 땐 국적없는 맛이 나올 때도... ^^*
다행히 이번엔 아주 성공인 것 같다.
적당히 익은 배추김치와 열무 물김치를 먹어 본 남편 왈,
지금까지 평생 먹어 본 김치중 제일 맛이 있단다.
맛이 예술이다고!!!
이런 표현을 잘 쓰지 않는 남편이기에 기분이 좋아져서 정말? 정말? 하고 몇번을 되물었다.
오늘 점심엔, 막국수를 삶아서 열무김치에 말아, 코스코에서 사온 통닭의 살코기를 올려서 내주니
이렇게 맛있을 수가 있냐며 한그릇 뚝딱이다.
뭘 다르게 했지?
나름 생각해보지만 특별한 것은 없었고 양념들을 더 심플하게 했던 거 같다.
아무튼,
김치냉장고를 열 때마다 오늘은 무슨 김치를 내 놓을까 행복한 고민을 하며 미소짓는 나..
결국엔 이렇게 담소실에까지 자랑질입니다.ㅎㅎㅎ
재작년엔가 구입한 대우에서 나온 김치 냉장고인데 역시 김치맛을 오랫동안 유지하는 것 같습니다. 강추!!
첫댓글 어머나!!! 아틀란타에 사시는 분이시군요.
9년전 글인데 지금도 살고 계시나요?
제 절친이 아틀란타에 살고 있어서 저도 갔었지요 .
그때가 언제인지..딸넷인 집에 맏딸인 친구가 친정어머니
모시고 살겠다며 한국에 나갔어요.나가기 전에 저를 초대해서
갔었지요.친정어머니께서 제 친구 중학생일때 남편을 여의시고
딸넷을 이대보내셨던 분이십니다.바로밑의 친구여동생도
자기아들들 조기유학으로 미국에 와서 아틀란타에 살고 있었지요.
저는 그당시 한아름이 있어서 한아름 후드코너에서 식사를 했던 기억이 납니다.
그런데 정확히 몇년이었던지 기억이 안나네요(아마도 21년전 이었을까?).
돌하나로 이루어졌다는 바위산에 케이블카를 타고 올라 갔었어요.
제 친구는 방5개(방마다 화장실이 있었지요)인 집에서 살고 있었어요.
아마도 그때가 제 생에서 마지막으로 본 친구모습이 될것 같아요.
식품가격이 어땟는지는 기억이 안납니다.그 친구가 보고 싶네요.
친정어머니 돌아 가신후에 다시 미국에 온다고 했었는데...
친구의 두딸이 미국에서 결혼해서 살고 있거든요.
한국간 후로는 연락이 안됩니다.
아틀란타 사시는분 글을 읽으니 친구가 생각났어요
죄송합니다.본문과 상관없는 댓글을 썼어요.
저도 한아름에서 배추99센트도 하고 ,$5도 할때
김치를 여러가지 담았던 때가 있었어요.
한국의 어릴때 친구가 김치129가지 담는책을 보내 주어서
보고 여러가지를 만들었었지요.딤채에 넣고 먹었지요.
다 먹을수가 없어서 같은 교회다니시는 분들께 나누어 드렸지요.
Annie님께서 김치를 여러가지 만드실때 아마도 젊으셨을 거예요.
저는 지금 70대중반이라 기운도 없고 입맛도 없어
김치 한 두가지 겨우 담아 먹어요.
재미있게 잘 읽었어요.
참 제 남편도 늘 맛있다고 격려해 주는 편이에요.
요즘은 김치 너무 비싸서 못사먹겠더라고요.
얼마전 김치를 큰병으로 샀는데 아주 시었어요.
약간 익거나 덜익은 김치를 원했는데...찌개 끓여 먹었지요.
제가 조금 기억력에 문제가 있는것 같아요.
딸다섯이 아니고 딸넷이 었던것 같아요.
다섯을 넷으로 고쳤어요.
제친구 여동생들 얼굴이 3명밖에 기억이 안나요.
제친구가 딸넷인 집 맏딸이었나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