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에는 인왕산 둘레길 초소 책방(도서관)을 들렀습니다.
1-2년 전만 해도 초소가 있어 둘레길 간간히 초병을 볼 수 있었는데 이젠 건물 사람 모두
흔적을 찾아볼 수 없고 멋진 북카페가 들어섰습니다.
초소의 뼈대는 살리고 밝고 멋들어지게 설계를 해 휴식 공간을 만들어 놓아
얼결에 커피 한잔 사들고 테라스에서 서울 시내를 내려다보며 호사했습니다.
안산 벚꽃은 끝물로 간간히 보이고 인공폭포 뒤 허브 정원을 튤립으로 화사하게 가꾸어 놓았습니다.
원예 기술이 발달해 새로운 종이 나오는지 흔히 보지 못하던 색깔 튤립이 자태를 뽐내고 있습니다.
안산 자락길을 시계방향으로 돌며 녹음이 우거졌을 때 잘 보이지 않던 서대문 독립공원과
경비대 막사가 어린잎 사이로 훤히 내려다 보입니다.
메타세퀘이어에 둘러싸인 숲 속 무대. 2인 이상 취식 금지라는 뜻은 한 사람이 다 먹을 때까지
손가락 빨며 하염없이 기다리다 그다음에 먹으란 뜻인가요? 아니면 모두 먹지 말란 뜻인가요?
하여간 나무 사이로 보이는 풍경은 평화롭기 그지없습니다.
다시 출발점으로 돌아왔습니다. 꽃의 요염함에 홀려 이 사진을 찍고 돌아서려는 순간 '우당탕!'
깜깜했던 스크린이 밝아지며 봉사활동 아줌마가 입을 벌린 채 거꾸로 서서 나를 바라보고 있습니다.
'내 언젠가 한번 이럴 줄 알았다' 한동안 꼼짝을 할 수 없습니다.
서서히 통증이 오며 무릎 슬개골에서 3-5 센티 정도 바깥으로 벗어나 타박상과 찰과상 생긴 게 느껴집니다.
방부목 데크 위에서 그런 사고가 일어난 게 정말 다행입니다.
홍제천을 복개한 위로는 유진상가로 주상복합, 대전차 방어선으로 활용한 아픈 역사를
간직하고 있는 곳입니다.
이곳을 홍제유연(弘濟流緣)이라 하여 빛과 문화공간으로 바꿔 놓았습니다.
까꼭! '거기는 일찍 가야 얻어먹을 수 있다 해서 스탠바이하고 있슴다.'
지난주에 우리 동네 부근에 줄 서서 먹는다는 가성비 횟집이 있다 하여 4시쯤 전화하니
자리가 꽉 찼답니다. 바로 그 집을 말함입니다. '뭐 하나 간단히 먹고 기두려'
수유역과 쌍문역 사이 우이천변에 있는 <ㅈㅎ횟집>은 4시 오픈한답니다.
오늘따라 맞지도 않는 당구를 한 시간 넘도록 질질 끌며 진이 빠져 좀 일찍 간다고 4시 전에 도착했더니
'일찍은 뭔 일찍?' 벌써 줄을 섰습니다.
각종 안주가 많이 있는데 주로 <ㅈㅎ세트>라는 모둠회를 시킵니다.
요즘은 小자를 볼 수 없고 중, 대로 나가는데 여긴 소 짜가 있습니다. 맘에 듭니다. 3만 2천.
모자라면 사이드 메뉴들이 싸니 그걸로 더 시키지
기본 세팅으로 계란찜, 회무침, 생선조림이 나옵니다.
회무침을 캐먹고 나니 밑에 국수가 보물처럼 깔려 있습니다. 미리 좀 알려주지~
입장 순서대로 차근차근 나오는데 벌써 옆 테이블에서는 '야~' 소리와 함께 인증샷 찍느라 난립니다.
기다리 고기다리던 모둠 한 상. 맛이야 다음 문제고 이러니 야소리가 나지~
도미 껍질회, 연어 배꼽 근처 살, 간장새우... 눈이 즐겁습니다.
난 간장새우 즐기지 않는데 깔끔합니다.
줄 서서 기다렸다 들어가는 집이면 미리 만들어 둘 법도 한데 그 자리에서 하나씩 만들어 서빙합니다.
한꺼번에 갖다 주질 않고 그때그때 갖다 주니 모둠회를 <ㅈㅎ세트>라 한 이유를 알 것 같습니다.
바싹한 새우튀김. 타르타르소스가 일품입니다. 듬뿍 찍어 먹습니다.
기름기 먹은 달싸하고 새콤한 풍미가 입안을 기득 채웁니다.
슬슬 곡기가 스물 거리던 참에 마음을 읽었다는 듯 나오는 초밥과 김 마끼,
술 추가시키는 것조차 미안해질 즈음 매운탕까지 드시라며 뒷마무리까지 말끔하게 해 줍니다.
모자라면 간단하게 하나 더 시켜먹으려 했는데 내 뱃속에 들어갔다 나온 모양입니다. ㅎ
닥다리로 가는 길
http://blog.daum.net/fotomani
첫댓글 지하철 계단을 오르내리며 발이 엉키지 않을까 조심할 나이가 되어 버렸습니다.
그런데 결국 한탕하고 말았습니다.
다행이 방부목 계단이었고 무릎 관절을 살짝 비껴 나가 다행입니다.
앞으로 더 걸라는 계시로 알아야겠습니다.
우리 동네에도 이런 집이 다 있다니.....???
얼마나 놀랐냐며 보상이라도 해주는 걸까요? ㅎ
이제 정말 계단 난간을 잡고 걸어야 할까 봅니다
크게 안 다친게 그나마 다행 입니다
"우당탕" 뒤에 먹는 회정식, 정말 맛 있었겠습니다
북한산에서 구기터널로 내려오다 맨땅에 앞으로 스라이딩한 후 한 10년만인 것 같습니다.
남자들은 보통 고관절 여자들은 손목뼈가 나간다던데
방부목 계단 참 그것도 경사각이 낮은 계단이라 그만 한 게 정말 다행입니다.
우는 놈 떡 하나 더 준다는 말이 맞습니다. ㅎ
인왕산 초소 카페에 놀라고
우당탕 소식에 더 놀라고
푸짐한 음식에 다시 놀라고...ㅎ
여기는 일부러라도 한번 가볼만한 곳인데 웨이팅이 길어 권하지 못하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