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회관 재탄생시켜야
대구시민회관이 건립된 지 어언 33년이 되었다. 이 시대가 요구하는 기능과 조형으로 재탄생해야 할 시점 에 다다랐다. 시민회관의 작품성과 장소성이 가지는 의미는 대구시민들에게 아주 특별한 것이다. 장기적인 안목으로 건축과 도시환경을 함께 재생하는 것이 활성화의 방법이다.
대구 최초의 공공 문화시설이었던 KG홀을 허물고 그 자리에 지금의 시민회관이 건립된 것은 1975년이다.
1천600석의 대공연장과 소공연장, 전시실을 갖춘 이곳은 대구문화의 중심 공간이었다. 당시 시민회관은 공연 기능만이 아니라 기념식, 궐기대회, 강연회 등 시대가 요구하는 다양한 행사를 담당하는 다목적 시설 이었다. 시민회관은 지역의 대표적인 건축가 고(故) 김인호 선생의 작품이다. 지붕곡선과 기둥 등 전통적 요소를 차용한 디자인으로 영남 지역의 건축 분위기를 잘 나타내고 있다.
시민회관은 기억하고 유지되어야 할 것과 시대적 기능 변화를 추가하여 현대적 시설로 재탄생시키는 과제 와 함께, 도시환경과도 동행해야 할 것이다.근대화 시기의 대구역은 인구와 물류의 이동, 산업경제의 관문 이었다. 피란시절의 산물인 양키시장(교동시장)에서 자갈마당 전매청까지도 역전이라 하여 시대적 애환이 서린 곳이다.
먼저, 마당을 회복해야 한다. 대구역이 거대상권(백화점)에 잠식되면서 역전 광장이 사라졌다. 유일한 오픈 스페이스인 시민회관의 마당조차도 주차장이다. 주차시설을 지하화하고 푸름이 있는 시민들의 마당으로 변 화해야 할 것이다.
그 다음, 문화회관 주변의 문화적 요소와 연결하여 문화 벨트화 하는 일이 필요하다. 도심 근대골목 정비, 동성로 공공프로젝트, 중앙로 대중교통전용지구 등 지금 대구시가 추진하고 있는 프로젝트를 시민회관 마 당까지 연계시키는 것이다. 바로 가까이의 향촌동, 경상감영공원으로의 연결까지 단계적으로 구상하고 지 속화하여 마당에 이르게 해야 한다.
또한 보행자 길을 거리문화로 콘텐츠 화하여 대구의 문화관광 상품으로 연결해야 할 것이다.
최 상 대 (대구건축가협회 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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