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설 나의 벗이 몇이나 되나 헤아려 보니 물과 돌과 소나무와 대나무이다. 거기에다 동산에 달이 떠오르니 그것이 더욱 반갑구나. 그만두어라, 이 다섯 가지면 족하지 그밖에 다른 것이 더 있은들 무엇하겠는가.
구름 빛이 깨끗하다고 하지마는 검기를 자주 한다. 바람 소리가 맑다고 하나 그칠 때가 많도다. 깨끗하고도 그칠 적이 없기는 물뿐인가 하노라.
꽃은 무슨 까닭으로 피자마자 곧 져 버리고, 풀은 어찌하여 푸르러지는가 하면 곧 누른 빛을 띠는가? 아무리 생각해 보아도 영원토록 변하지 않는 것은 바위뿐인가 하노라.
날씨가 따뜻해지면 꽃이 피고, 날씨가 추워지면 나무의 잎이 지는데, 소나무야, 너는 어찌하여 눈이 오거나 서리가 내리거나 변함 없이 푸르르냐? 깊은 땅 속까지 뿌리가 곧게 뻗은 것을 그것으로 하여 알겠노라.
나무도 아닌 것이 풀도 아닌 것이, 곧기는 누가 시켰으며 속은 어찌하여 비었는가. 저렇게 사시에 푸르니 그를 좋아하노라.
작은 것이 높이 떠서 세상 만물을 다 비취니, 밤 중의 광명 중에서 달만 한 것이 또 있는가. 세상을 모두 비춰 모든 것을 알고 있으면서도 말을 하지 아니하니 내 벗인가 하노라.
▶감상 작자는 자기가 사랑하는 자연의 벗으로 물(水), 돌(石), 솔(松), 대(竹), 달(月)의 다섯 가지를 들어 그 전체적 의미를 6수의 시조에 총괄하여 보여 주고 있다. 꽃과 풀의 생명이 짧은 데 대하여 바위의 영원성을 찬양한 것이다. 꽃이나 풀이 가변적이고 세속적이라 한다면, 바위나 돌은 영구적이고 철학적이다. 꽃이나 풀이 부귀 영화의 상징이라 한다면, 바위는 초연하고 달관한 군자의 風度(풍도)이다. 작자는 거울같이 맑은 마음으로 바위를 바라보면서, 바위같이 변하지 않는 절개와 신념으로 살아갈 것을 다짐했는지도 모른다.
▶성격 讚美歌(찬미가) ▶표현 의인법 ▶제재 水, 石, 松, 竹, 月 ▶주제 다섯 친구인 물, 돌, 소나무, 대나무, 달을 찬양함
● 전문 풀이 [1] 나의 벗이 몇이나 있느냐 헤아려 보니 물과 돌과 소나무, 대나무다. 게다가 동쪽 산에 달이 밝게 떠오르니 그것은 더욱 반가운 일이로구나. 그만 두자, 이 다섯 가지면 그만이지 이 밖에 다른 것이 더 있은들 무엇하겠는가? [2] 구름의 빛깔이 아름답다고는 하지만, 검기를 자주 한다. 바람 소리가 맑게 들려 좋기는 하나, 그칠 때가 많도다. 깨끗하고도 끊어질 적이 없는 것은 물뿐인가 하노라. [3] 꽃은 무슨 까닭에 피자마자 곧 져 버리고, 풀은 또 어찌하여 푸르러지자 곧 누른 빛을 띠는가? 아무리 생각해 봐도 영원히 변하지 않는 것은 바위뿐인가 하노라. [4] 따뜻해지면 꽃이 피고, 날씨가 추우면 나무의 잎은 떨어지는데, 소나무여, 너는 어찌하여 눈이 오나 서리가 내리나 변함이 없는가? 그것으로 미루어 깊은 땅 속까지 뿌리가 곧게 뻗쳐 있음을 알겠노라. [5] 나무도 아니고 풀도 아닌 것이, 곧게 자라기는 누가 그리 시켰으며, 또 속은 어이하여 비어 있는가? 저리하고도 네 계절에 늘 푸르니, 나는 그것을 좋아하노라. [6] 작은 것이 높이 떠서 온 세상을 다 바추니 한밤중에 광명이 너보다 더한 것이 또 있겠느냐?(없다) 보고도 말을 하지 않으니 나의 벗인가 하노라 ● 해설 작자가 56세 때 해남 금쇄동(金鎖洞)에 은거할 무렵에 지은 《산중신곡(山中新曲)》 속에 들어 있는 6수의 시조로, 수(水)·석(石)·송(松)·죽(竹)·월(月)을 다섯 벗으로 삼아 서시(序詩) 다음에 각각 그 자연물들의 특질을 들어 자신의 자연애(自然愛)와 관조를 표백하였다. 이는 고산 문학의 대표작이라 할 만한 것으로서, 우리말의 아름다움을 잘 나타내어 시조를 절묘한 경지로 이끈 백미 편(白眉篇)이다. ● 감상 [1] '오우가(五友歌)'의 서시로서, 초, 중장은 문답식으로 다섯 벗을 나열하였다. 자연과 벗이 된 청 초하고 순결한 자연관을 고유어의 조탁으로 잘 표현하였다 '또 더?態? 머엇?糖?'에서 작자의 동양적 체관(諦觀)을 발견할 수 있다. [2] '오우가(五友歌)' 중 물의 영원성을 기린 노래이다. 구름과 바람은 가변적(可變的)이요 순간적 (瞬間的)이라 한다면, 물은 영구적(永久的)이다. 물은 구름이나 바람과 달리 깨끗하고 항시 그 치지 않는다는 점에서 고산이 좋아하는 자연이 되고 있다. [3] '오우가(五友歌)' 중 바위의 변하지 않는 생명성을 찬양한 노래이다. 꽃이나 풀이 가변적이고 세속적이라 한다면, 바위는 영구적이요 철학적이다. 꽃이나 풀이 부귀 영화의 상징이라면, 바위 는 초연(超然)하고 달관한 군자의 모습이다. [4] '오우가(五友歌)' 중 소나무의 변함없는 푸름에서 꿋꿋한 절개를 느껴 찬양한 노래이다. 소나무 는 역경에서도 불변하는 충신 열사(烈士)의 상징으로 여긴다. 여기에서도 절의의 상으로서의 소나무를 칭송하면서, 자신의 강직한 고절(高節)을 나타내었다. [5] '오우가(五友歌)' 중 대나무의 푸름을 찬양하여, 아울러 그가 상징하는 절개를 나타낸 것이다. 대나무는 사군자(四君子)의 하나로 옛 선비들의 굳은 절개를 상징하는 상징물로서 사랑을 받아 온 것이다.
● 핵심 정리 ◁ 작자 : 윤선도(尹善道:1587∼1671) ◁ 출전 : 고산유고 중 산중신곡 ◁ 종류 : 연시조 ◁ 성격 : 찬미적 ◁ 제재 : 水·石·松·竹·月 ◁ 주제 : 오우(五友)인 水·石·松·竹·月을 기림
첫댓글 늘 좋은 글을 선정하여 올려 주셔서 많은 공부합니다.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