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마천의 史記 13회》
☆楚나라 莊王 이야기☆
초(楚)나라는 周나라에서 책봉(분양) 받은 제후국이 아니고 자생적으로 묘족들이 일구어낸 나라입니다.
장왕은 초나라 23대 군주인데, 이 사람은 왕위에 오르고 3년동안 주색잡기에 빠져 정사를 돌보지 않았습니다.
참다못한 신하들이 환락에서 빠져나와 정사에 정진해 달라고 간언을 하였으나 늘 퇴짜를 놓고 앞으로 간언을 하는 자는 죽이겠다고 까지 엄포를 놓았습니다.
그래도 참지못한 충신 오거(吳據)가 장왕 앞에 나가 이런 말을 하였습니다.
"언덕 위에 3년동안 날지않고 울지도 않는 새가 한마리 있습니다. 그 새가 어떤 새일까요?
(有鳥在於阜 三年不飛不鳴, 是何鳥也?)"
그러자 장왕은 "3년 동안 날지않았다면 한번 날기 시작하면 하늘을 뚫을 것이오. 한번 울기 시작하면 사람들을 놀라게 할것이오. 내 알아들었으니, 물러가시오."라고 하였습니다.
(三年不飛 飛將沖天, 三年不鳴 鳴將驚人, 吾知之矣 擧退矣)
그리고 한 서너달이 지나도 주연을 계속하는지라 대부 소종(蘇從)이 죽을 각오를 하고 간언(諫言)을 하자, 그제서야 술상을 물리치고 마주앉아 국정방향을 논의하고 그 이튿날 조회에 참석하여 그동안 자신에게 아부를 떨며 재물을 축적한 간신들을 전광석화처럼 날려버리고 죽음을 각오하고 자신에게 간언을 했던 충신들과 부국강병의 기틀을 마련하여 초나라를 제후국 중 최대 강국으로 만들어 놓았습니다. 즉 覇者가 되어 천토회맹의 祭主가 된 것이지요.
장왕은 다른 제후국들 처럼 公이라는 칭호를 사용하지 않고 종주국인 周나라 군주처럼 자신의 호칭을 王이라 칭하였습니다.
그리고 초나라가 周나라를 없애고 종주국이 되겠다는 야심을 나타내기 시작하였습니다.
그러자 周나라의 특사 왕손이 장왕을 찾아가 "왕께서 王칭호를 사용하는 것은 어쩔수 없다쳐도 종주국이 되는 것은 불가합니다.
옛날 夏왕조가 무너진 것은 걸왕의 패륜행위 때문이었으며, 商왕조가 무너진 것도 주(紂)왕의 패륜행위 때문이었습니다.
그리니까 그들은 모두 나라가 안정되어갈 무렵 시건방지게 주색잡기에 빠져 자만했기 때문이었습니다.
왕께서도 그점을 깊히 명심하시기 바랍니다."라고 한마디 던지고 周나라로 가버렸습니다.
왕손의 말을 들은 장왕은 자신의 생각이 잘못되었다는 것을 반성하고 종주국이 되겠다는 야망을 포기하였습니다.
장왕은 남의 말을 새겨들을 줄 아는 군주였습니다.
#고사성어 한마디 덧붙입니다.
[절영지회 絶纓之會]
장왕은 어느날 장기간 전쟁에 지친 신하들을 위로하기 위해 주연을 베풀면서 오늘은 허리띠를 풀고 마음껐 마셔보자고 하였습니다.
그리고 날이 어두워졌는데도 장왕은 등불을 켜지말고 그대로 놀자고 하였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장왕이 평소에 아끼는 애첩이 비명을 지르며 "전하! 불을 밝혀 주십시오. 제 옆의 신하가 저의 가슴을 만지고 입술을 도적질하였습니다."라며 그 신하의 갓끈을 떼어 들고 있다고 외쳤습니다.
이 말을 들은 장왕은 경들은 모두 갓끈을 떼시오 갓끈을 떼지 않은자는 벌을 내릴 것이오."라고 하니, 좌중의 모든 신하들은 모두 갓끈을 떼어버렸습니다. 그러니 등불을 밝혀도 범인이 누군지 몰랐지요.
장왕은 그런 기지가 있었습니다.
그 일이 있고 몇년 후 초나라가 진(晉)나라와 싸울때 장왕 앞에서 신출귀몰하게 잘싸우는 말단 장수가 한명 눈에 띄었습니다. 그 장수가 가는 곳에는 적의 시체가 태풍에 벼가 드러눕드시 쓰러지는 것이었습니다.
晉나라에 승리한 후 그 장수를 찾아서 "자네는 어찌그리 용맹스럽게 싸웠는가? 장하네,"라고 물으니,
그 말단 장수는 "소인은 지난 전승잔치 때 전하의 애첩을 건드렸다가 갓끈을 떼인 사람입니다.
전하의 하늘 같은 아량으로 이렇게 목숨을 부지하였으니, 만분의 일이라도 성은에 보답하려고 열심히 싸웠습니다."라는 대답을 하였습니다.
이 이야기가 絶纓之會라는 고사입니다.
상사는 베풀고 부하는 존경하는 풍토가 아름다운 조직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