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남대를 다녀오다
휴일의 느긋함을 누르고
떠나는 여행길은 설렘이 있다ㆍ
같은 충북인데도 웬지 멀게 느껴지는 청주. 문의 지역에 있는 과거 대통령의 별장였던 청남대를 향해 달렸다ㆍ
그동안 방문하려고 왔다가 인파가 많아 되돌아 온 적이 있었다ㆍ
숙제처럼 남겨졌던 곳이었다ㆍ
가는 길 내내 아카시아향이 함께였다ㆍ
친정 부모님 뵙느라. 혈족들을 만나랴 다녔던 익숙한 길이 아니었다ㆍ
참 오랜 시간에 걸쳐 완성된 충주와 청주간의 고속화 도로로 다녀왔다ㆍ
신호등 없이 슝슝 달리는 맛이 좋긴 하지만, 멈추는 순간 바라보던 풍경을 감상하는 맛은 사라졌다
청주 외곽을 지나 문의를 돌아서는 길목에 옥수수와 빵을 파는 작은 트럭에 차를 세웠다ㆍ
옥수수도 사고 콩이 듬성듬성 들어간 빵도 샀다ㆍ
좀 이른 아침이라 우리가 첫 구매 손님이라며 입이 귀에 걸리는 청년을 보며 오히려 내가 더 즐거웠다ㆍ
가시며 드시라고 풀빵도 덤으로 챙겨준다ㆍ
와! 이것이 여행의 맛이다ㆍ
설레임으로 저절로 인심이 후해지고 낯선 사람들과의 말걸기!
청남대 입구에는 생각보다
차량이 많지는 않았다ㆍ어버이 날, 어린이 날이 지나서가 아닐까 얘기하며 웃었다ㆍ
오래된 나무들이 즐비한 입구가 우리를 맞이했다ㆍ
대청댐 상류의 넓은 땅을 차지한 대통령의 별장이었다니, 독재자 다운 짓이었다ㆍ
숯한 사람들을 죽이고 왕이 된 듯 이곳에 와서 골프치고 온갖 수발을 받으며 즐겼을 전두환!
여전히 그의 자식들이 누리며 사는 꼴이 용서가 안된다
요소요소 역사의 희비가 보인다
청남대를 국민들에게 돌려준 노무현 대통령의 미소가 그의 동상에 담겨있다ㆍ
그가 돌아가셨다는 소식을 신부님께서 보내주신 문자를 통해서였다
2014년 5월 23일!
그날 남편과 이천에서 열린 마라톤을 참가해서 헉헉 뛰던 날여서 더 또렷하게 기억난다ㆍ
'아! 이명박 그놈이 죽였군요ㆍ'
넓은 체육관 풀밭에 주저 앉아 슬퍼했던 날였다ㆍ
5월의 햇살이 쏟아지던 그 날이었다ㆍ
청남대의 주인은 나무들이었다
거대한 반송. 임시정부 가는 길의
낙우송의 뿌리가 툭툭 튀어나온 모습은 감동이었다ㆍ
군인들이 지켰을 원형철망의 잔해가 그대로 남겨져 있다ㆍ
산을 돌고 호수를 끼고 걸으며 그리운 대통령, 노무현. 김대중
곁에서서 한참을 머물었다ㆍ
작은 체구지만 엄청난 포스였던 김영삼 대통령, 그의 발자취를 다시 돌아본다ㆍ
지금은 저런 큰 포스를 가진 어른을 만나는 일이 드물다ㆍ
깡패 집단의 보스처럼 떠들어대는 내란당의 국회의원들을 보며 참담해진다ㆍ
대통령 별장 앞 정원에 심겨진 호두나무. 느티나무는 감동이었다ㆍ
잘 생긴 나무를 선택해서 심었겠지만 긴세월 씩씩하게 그 자리에서 그들을 바라봤겠지ㆍ
호수를 보며 자랐겠지 싶었다ㆍ
새롭게 알게 된 백합나무는 감동이었다ㆍ
플라타너스 나무처럼 생겼는데, 꽃이 차암 선하게 생겼다ㆍ
저런 나무가 가로수였다면 근사했을 듯 하다
지금쯤의 시기에 절 마당에 담뿍 웃고 있을 수국이 이곳에서 우리를 반겼다ㆍ
나무와 꽃들 호수와 산을 원없이 걸었다ㆍ
청
남
대에서ㆍ
사전에 검색한 '강민주의 들밥'에서 맛있는 점심을 먹었다ㆍ
브레이크 타임이 4시부터 5시까지라서 좀 늦게 들렸더니,
사람들도 많지 않아서 즐기며 먹었다ㆍ리필 반찬이 부페처럼
진열되어 있어서 나물들을 마음껏 먹을 수 있었다ㆍ
아카시아 향기를 따라
청남대의 구석구석을 구경한
5월 9일 토토일이었다ㆍ
2026.5.9. 토토일
첫댓글 호두나무의 멋스러움.
느티나무.
호숫가
요소요소 산길을 걷는 즐거움!!!
청남대의 좋은 모습은 자연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