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단강 건너~" 는 아닙니다만,
속초라이딩하는 제게 한강의 팔당대교를 넘는다는 것은 마치 전사가 전투에 임하면서 아군진영을 완전히 벗어나 이젠 목숨대 목숨을 걸고 하는 진검승부의 전장터로 닥쳤다는것을 의미합니다.
마음가짐이 달라집니다.
이제껏은 주위경치도 보고, 감흥에도 젖어보는 호사를 누렸지마는 팔당대교를 넘는 순간 이미 그것은 지난날의 추억일 뿐,
여기부터는 속초라이딩의 진검승부장입니다.
다섯개도 넘는 연속터널을 잔뜩긴장한채 넘어야하고, 달리는 차량과도 외접의한계치까지 접하며 한 편으론 서로를 배려하면서 동행해야하며, 때로는 은근히 때로는 발딱 서서 우리를 기다리는 높은 언덕배기도 넘어야합니다.
여기서 내릴까? 기어 한 단 더 내릴까? 후미조로 갈까? 자신과의 갈등속에서 장딴지와 허벅지를 타고 오르는 저 끓어오르는 젖산물질의 고통을 감내해야합니다.
이런 흔치않은 고통이 있기에 우리는 더 속초를 가려고 하는것 아닐까요?
글라디에이터의 마음으로 무장합니다만...
속도는 낼 수없습니다.....
말단과도 함께 가야지요. ^^
용문대교는 구도로의 확장에 젼혀 새로운 방법의 아이디어를 낸 다리이지요.
급경사의 산접길을 더 이상 확장하기에는 너무나 많은 비용과 공기가듭니다만 그 곳을 빠져나와 그 곳을 바라보며 새로운 공중다리를 건설한다면, 적은 노력으로 더욱 멋진 도로선을 만들수 있습니다.
한강에 띄워져 본도로를 마주보며 달리는 다리, 용문대교.
그 아래 뱃사공의 나룻배는 아침 안개를 가르며 우리를 배웅해줍니다.
멋들어진 풍경이지않습니까?
우리 가슴이 아름다움을 느꼈다면 오늘의 속초라이딩은 이미 그 목적을 달성한 것과 다를 바가없습니다.
결국은 일상을 벗어나 자연으로 돌아가려는 ,가슴으로 아름다움을 느껴보려는 몸짓아니겠습니까?
무심초님 여기서부터 본격적인 파워리이딩을 하십니다.
따라가느라 땀을 뻘뻘흘립니다.
이런 땀뻘뻘라이딩은 양평해장국밥에서 아침을 먹을 때까지 연결됩니다.
도대체 어디서 그런힘이 나시는겨?
사실 안산엠티비 창립의 원조가 되시지요.
수년전 라이딩에 대한 열정으로, 잔차에 대한 사랑으로 다음카페에 몇명의 발기인들과 함께 안산엠티비를 만드셨지요.
또 폴스엠티비도 주도적으로 창립하신걸로압니다.
끝없는 정열과 잔차에 대한 사랑만이 이렇게 큰 동호회조직을 만들 수있습니다. 대단히 어려운 거지요.
.....
아! 알았습니다. 빨리가자고요? ^^
마루짱님의 RV, 장고님의 RV, 그리고 혜성님의 1톤 포터에서의 끊임없는 지원과 써포트, 무한정의 간식제공, 마치 바추우카포를 연상시키는듯한 혜성님의 DSLR의 후래쉬 라이트는 가끔은 지치고 힘겨운 라이딩에서 정신을 번쩍 차리게하는 에너지가 됩니다.
아름다운 Suppoters~
동호가족이 아니면 그 누가 꿀같은 새벽잠을 마다하고 이렇게 달리는 자전거쟁이들과 함께 드라이빙하며 지원하고 보호해주겠습니까?
감사함과 동시에 뜨거운 동지애를 느낍니다.
아침을 든든한 국밥으로 먹고나니 재충전이 됩니다.
김해병님은 어지껏 먹은 국밥중 가장 맛이 없었다고 하셨는데, 음... 양지가 쪼금 그런거는 같습니다만 배고픈 속에서는 그저 먹어두어야만 속초를 무사히 갈 수있다는 생각에 배부르게 먹어둡니다.
근데... 김해병님 국밥그릇이 깨끗합니다. 거 이상하다...^^
열심히 달리고 또 달립니다. 아침을 먹어서 그런지 다들 힘들이 넘칩니다.
이제 한파스 쉬는시간.
길가음식점에서 오이김치를 담그시려 오이를 잔뜩 씻고계시는 아주머님께 반컴이 입맛을 다시며 다가갑니다. ㅎㅎ
저기...
저기 아주머니 안녕하세요?
노년은 아니시고 새댁도 아니신 제 나이 또래정도의 아주머니 오이씻던 손을 멈추고 수작을 거는 반컴을 올려다봅니다.
뭐여~ ? 이 잡것슨? 하는 눈치로 쳐다보십니다.
오이 많으시네요. 히죽
......
......
더 이상 말은 몬하고 슬그머니 오이 하나를 건져서 딱습니다.
이거 한나 머거도 될까요?
......
긍께 맛나게 생겨부렀네.이거 오이가...
......
"딱" 부러뜨려서 옆에 잇는 지니님에게 반을 주고먹어보라고 권합니다.
나도 먹습니다.
그 아주머니 별말씀을 않하시고 닦던 오이들을 계속 닦습니다.
이거 얼마씩이나하나 몰것네...
목도 마르고, 향긋한 오이도 먹고픈 반컴은 이제 이쯤이면 서로의 의중을 다 교환했다 싶어 안심합니다.
뒤따르던 다른 양반들도 제게 오이 한나만 달라고 손을 내밉니다.
그려요~ 내가 Ice braker 잉께~ 까잇꺼 나중에 총무님에게 돈 물으라고 하지뭐 하면서
온 동네 회원들에게 다 오이 하나씩을 줍니다.
늦게오신 강박사님,선비님을 마지막으로 제 오이공급업무를 마칩니다.
들리는 얘기로는 오천원어치 먹었댑니다.
우리의 철벽지원 풀잎님의 밀씀되겠습니다.
집에서는 별 볼일없던 오이도 궁하면 이렇게 긴요할 수가 있습니다.
참 자전거타면서 별걸 다 깨닫습니다.
한 십년 더 타다보면 도사님될 것 같습니다. 그려...
출발 !
맨날 뒤에서만 쫒아가던 반컴이 이번에는 선두를 섭니다.
오이를 목었잖습니까?
힘이 납니다.
한시간여를 오르락 내리락 고속주행까지 해댑니다.
달리는 선두는 좋았지요.
내리막은 장고님의 선두입니다.
그러나 이 질주의 시강으로 인하여
나중에 코레스코콘도에서 조박사님의 원망의 한 소리를 들은 계기가됩니다.
도대체 후미와 맞추려는 사람들이 없어 서운하셨다합니다.
아~ 이런......
지송합니다. 다음부터는 배려의 라이딩을 위한 대비도 해야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그런데요~ 저는 한 구간만 선두 섰어요. 나머지 구간은 제가 아니예요~
이런 변명을 다합니다. ^^
----2부-------
홍천에서 밥을 먹기로 예정되어있었는데 라이딩하다보니 언젠가 홍천을 이미 멀리 벗어났습니다.
자전거에 미쳐 달리다보면 밥먹을 생각도 없어지는가봅니다.
노고지리님 한 십킬로만가면 밥먹는다고 했는데, 이건 십킬로가 아니라 삼십킬로도 더 와도 도대체 밥먹을 기미가
보이지 않는겁니다.
힘은 들어 죽겠고, 밥먹을 생각에 그나마 희망을 갖고 페달링을 하는데,밥먹을데가 나오지를 않으니 이거 원 미치는 겁니다.
노고지리님을 믿는게 아니었는데...
휴~ 원래 이바닥이 그렇습니다. ㅋㅋ
홍천 인제 중간쯤 온것같습니다.
이름이 조금 외국스러운 동네음식점에 들러서 기대하고 고대하던 점심을 맛나게 먹습니다.
보리된장비빕쌈밥 . 맛나게 먹습니다. 정비도 하고, 잠시 고단한 다리를 쉬기도 하고 화장실도 다녀오곤합니다.
한 여름의 햇살은 따사로이 우리를 비추고, 뱃속을 든든히한 우리들은 이제 얼마 남지 않은 속초의 길을 재촉합니다.
우리의 교용총무님은 다른팀지원을 하다가 여기서 만나게 됩니다. 잉?
인제 내린천 길은 항상 시원스럽습니다.
언덕배기 휴게소 거 이름이 합강휴게소이던가요? 작년 홀로라이딩 때 분당돈텔엠티비의 레드님과 슈퍼맨님을 만났던
휴게소입니다.
이 곳부터 우연잖게 동반라이딩을 하면서 속초까지 함께 입성하였었답니다.
첨음보는 사람들인데도 그렇게 동질감을 느끼고 하룻밤을 함께 보냈었답니다.
그 아래의 번지 점프장에세는 수십미터 아래의 강바닥으로 다이빙을 하는 번지점퍼의 모습이 시원스럽기만합니다.
언젠간 함 타봐아지...
이제 엥간히 다 왔습니다.
민예단지와 용대리를 지나 미시령을 넘으면 속초입니다.
그 새벽부터 시작한 라이딩의 후반부가 보입니다.
여기서 반컴은 한시간이 넘는 시간동안 홀로라이딩을 해야만 했습니다.
아~ nature calls me ...? 뭔말이냐하면 긍께 그것이 잘먹은 점심이 이제 한 껏 숙성하여 자연으로의 회귀를 요청하고픈 신호를 보내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휴식시간은 절반이 지나 후반으로 지나가는데 잠시 다녀올까 말까 고민하던중 무심초님의 의지표현에 함께 다녀 오고자 합니다.
사실 나는 뒷라이더들에게 호흡곤란을 일으키지 않으려는 마음이 더 컸던것이지요.
반컴의 결단으로 인해서 오늘 여럿의 라이더들 귀한 산소호흡을 할 수있었다는거 아셔야합니다.
장거리 라이딩을 하면 몸안의 변.... 쉽게 똥이라고하지요. 그게 평상시의 기본량이 않나옵니다.
온 몸의 에너지를 총동원하여 힘을 내는데 평상시에는 여유로와서 그냉 배출되던 님들도 장거리 라이딩 때는 다 에너지로 변환흡수되기때문에 양이 적습니다.
잘 않나오지요.
하나 사나이 대장부 한 번 빤쭈 내렸는데 님을 몬만나고 그냥 나오면 되겠습니꺼?
다 시간이 해결해주는것인데...
5분, 6분...시간은 잘갑니다.
옆방 분께서는 이미 나가셨지요마는
10분이 조금 넘는듯해 불안합니다만 까잇꺼 님을 만나는 쾌감은 그 불안보다 더 높은 가치를 제공합니다.
조금 더 눌러 앉습니다.
이젠 10분보다 훨씬 더 멀리에 와있습니다.
아니 팀라이딩하면서 나 떼놓고 가겄어?
한 참을 더 쾌락을 느끼고 난 후 일어납니다.
손은 꼭 씻습니다. 고전적인 목적말고도 신종인플루엔자 예방도 해야하니 비누로 깨끗이 딱습니다.ㅎ
이제 출발이야하는 맘으로 나오니 세상에나!
" 다 떠났습니다."
나 떼놓고 다 라이딩떠난겁니다. 흑흑
라이딩이 무서워가 아니라 날 놓고 떠난님 서러워 가슴이 멍멍해집니다.
아 떠난 님 그리워 홀로 발길돌리는 유리왕의 쓸쓸함이 초가을 바람처럼 이내가슴을 휭하니 스쳐갑니다.
펄펄 나는 저 꾀꼬리
암수 서로 정답구나.
외로와라 이내몸은
뉘와 함께 돌아갈꼬
잔차를 지켜준 써니님과,솔바람님,마루짱님 사모님,혜성님의 자동차도 이내 제 앞을 휙지나가고 저는
용대리를 넘어서까지 홀로라이딩을 하게됩니다. 흑.
홀로라이딩은 뭐랄까? 음.... 좀 차분한 라이딩이됩니다. 단체 라이딩이 신나는 축제의 한마당에 참여하는 즐거움이 있다면
홀로라이딩은 책한권 읽으며 조용한 감흥을 느끼는 그런 즐거움이 있습니다.
호흡도 조절하지요, 라이딩 강도도 조절하지요. 내몸에 맞춘 나만의 라이딩을 구사할 수있습니다.
다만 속도가 조금 떨어집니다.
홀로라이딩의 자칭대가인 반컴은 그까있꺼 문제되지 않습니다.
머릿속에 계산은 이미 다 섰답니다.
한시간이면 따라잡는다. ㅎㅎ
설악의 물줄기가 계곡으로 모일때 그 것은 충만한 에너지를 갖습니다.
푸르디 푸른 계곡의 작은 소들, 그리고 굽이 굽이 휘돌아치는 저 설악의 물줄기를 볼 때마다
설악의 장엄하고 웅중한 저력을 느낍니다.
한여름의 폭풍우가 온 산의 껍데기를 다 벗기고 자연의 물류를 담당했던 저 넓고 깊은 계곡...
지금은 겨을을 맞기전 숙성의 시간을 갖는 당당하고 젊잖은 설악의 시리디 시린 푸른 계곡......
아~ 이 아름다운 자연을 우리는 지금 누리고 있습니다.
자연으로의 회귀를, 인생의 도를 닦고 있습니다.
자전거 안장위에서 말이지요.
미시령의 업힐은 오늘의하일라이트중에 하나입니다.
그 끈끈하고 깊은 업힐의 진중함은 마치 우리의 인생살이와 같습니다.
홀로 오르면 숙성되고, 함께 오르면 촉매됩니다.
느린페달링은 제몸을 편안하게하고 주위를 바라 볼 수있게합니다.
빠른페달링은 온 몸을 긴장시키지만 선두에 설 수 있는 성취감을 느끼기 해주지요.
자기를 과대평가하거나 과소평가한다면 미시령업힐의 진미는 맛 볼 수없습니다.
그저 오름에 충실하고, 나의 페달링을 사랑하면됩니다.
그리고......
정상에서의 기쁨을 느끼시면 되는겁니다.
아~
미시령의 정상입니다.
동해의 바다가 멀리 내어다보이고, 흐린듯 맑은듯 한 줄기 안개가 설악의 허리를 휘어감아냅니다....
아니 이건 낮일 때 그렇습니다. 죄송합니다.
다시
저 멀리...... 깜깜한 안개속에 속초의 도심야경이 휘황스럽습니다.
깜빡거리는 불빛은 도심의 자동차라이트이던가요?
시원스러운 설악의 상승바람은 온 몸에 젖은 땀들을 휘감아 오르며 이내 몸서리치게 합니다.
아~드디어 해냈습니다.
드디어 미시령 정상에 자전거타고 올라왔답니다.
끈끈하고 힘든 업힐을 이겨낸 우리가 자랑스럽습니다.
신새벽의 안개와 한낮의 태양빛을 지켜내고 이제 드디어 해거름으로 시작한 미시령업힐을 완연한 어둠 속에서
이제 완성으로 이루어내는 겁니다.
우리가 자랑스럽고, 함께한 동료들이 사랑스럽습니다.
처음라이딩하시는 분들, 혹은 다음을 기약하며 승차하신 분들도 함께 축하하고 축하받아야합니다.
사진도 찍고 문자도 보내고 다들 즐겁습니다.
저도 여기서 몇 분께 문자 보냈습니다.
"미시령정상입니다. 함께하지 못해 지성합니당.ㅋㅋ"
야간의 다운힐은 대단히 조심해야합니다.
모두들 라이트 최대로 올리고, 방풍잠바꺼내입고 출동준비를 합니다.
사실 미시령 다운힐만큼은 자전거를 따라올 자가 없습니다.
자동차도 못따라오고, 오토바이도 못따라옵니다.
아니 따라오면 않됩니다.
왜냐하면,
우리의 심장이 그들의 심장보다 더 힘차게 펌프질하고, 우리의 엔돌핀수치가 훨씬더 높기때문이지요. ^^
십여분간의 다운힐은 마치 바람과같습니다.
한 줄기의 광풍처럼 휘돌기도하고, 멈추었다가 다시 시작되는 회오리와도 같습니다.
아~~~~~~~~~ 힘껏 소리한 번 질러봅니다.
이 함성은 내몸에 쌓였던 노폐물을 배출하는 저 설악의 깊은 계곡의 물과 같습니다.
시원스럽습니다.
온 몸이 깨끗이 정화됨을 느낄 수있습니다.
오길 잘 왔다는 생각에 주위에 감사하며 또 오늘의 저녁식사는 어떤 맛날걸까하는 기대속에 미시령다운힐이 끝나며
어울려 올해의 라이딩 후기도 끝이납니다.
함께하신 회원님들 감사합니다.
즐거웠습니다.
내년에도 함께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