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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에는 어느 지역이든지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곳이 서점이었다면, 최근에는 점점 줄어들어 서점 간판을 찾아보기 쉽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온라인을 통해서 찾고자 하는 책을 쉽게 검색할 수 있고, 소비자들은 책의 내용이나 각종 정보들을 확인하며 주문하고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한정된 공간에 독자들이 원하는 책들을 제대로 갖추기 어려운 오프라인 서점이 이들과 경쟁조차 되지 않는다는 것은 너무도 분명하다고 하겠다. 대형 매장을 갖춘 오프라인 서점 역시 온라인 판매를 병행하고 있다는 점에서, 서점이 지역의 정보 유통의 일부를 담당하고 있던 과거의 모습으로 돌아가지는 않을 것이다.
그렇게 다양한 책들을 갖춘 지역의 서점들이 하나둘 줄어가는 한편으로, 자신만의 특색을 내세우며 새롭게 등장하는 동네 서점들도 발견할 수 있다. 나아가 이렇게 등장한 작은 서점들은 지역 주민들과의 적극적인 교류를 꾀하며 지역에서 사랑방 역할을 자임하기도 한다. 작가와의 만남을 기획하여 행사를 열기도 하고, 독자들의 관심을 파악하여 정기적인 모임을 주선하는 등의 활동이 그것이다. 물론 당장 서가에 구비되어 있지 않지만, 독자들이 요청하는 책들을 주문하여 구입할 수 있도록 하는 배려도 제공하고 있다. 독자들이 편하게 접근할 수 있는 모습으로 변해야만 동네 서점으로서의 존재를 유지할 수 있기 때문일 것이다.
이 책의 작가는 고향이 아닌 고장에 정착하면서, 군산을 제2의 고향처럼 생가하며 살고 있다고 밝히고 있다. 사랑방 역할을 하는 서점에 자주 들르면서 서점 주인과도 ‘후배이자, 동네사람이자, 단골로 대하는’ 사이가 되었다고 한다. 저자는 서점 주인으로부터 어느 날 ‘작가와 함께하는 작은 서점 지원사업’에 도전할 것을 제안 받았다. ‘문체부가 주최하고 한국작가회의가 주관하는’ 사업으로, ‘서점에 상주하는 작가에게는 4대 보험과 월급’ 그리고 서점 주인에게는 ‘대관료와 강연비를 지원해주는 프로그램’이라고 한다. 상주 작가는 ‘문학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작가와 독자가 만나는 자리를 만드는’ 역할을 담당하는 것이다. 그러한 권유를 받아들여서 서류를 작성하여 제출한 후 상주 작가로 선정되고, 동내 서점에서 겪었던 일들이 이 책에 소개되어 있다.
서점을 찾는 이들에게 1시간 동안 의자에 엉덩이를 떼지 않고 책을 읽도록 하는 ‘엉덩이로 책 읽기’를 열어 미션을 완수한 이들에게 그 해의 최저 시급제 쿠폰을 지급하고, ‘글을 쓰고 싶다는 욕망을 억누르면서 사는 사람들의 숨통을 틔워주기 위해 에세이 쓰기’ 프로그램을 운영하기도 했다고 한다. 그렇게 작은 서점의 상주 작가로 일하면서, 만났던 사람들과의 인연은 물론 그들과 겪었던 다양한 사연들이 저자의 맛깔스런 필체에 녹아들어 있다. 서점은 결국 독자들이 직접 찾아와 책을 고르고 구입할 수 있도록 해야만 하기에, 이러한 프로그램을 통해서 동네서점의 역할을 부여하는 것도 운영의 지속성을 유지하기 위해 소중하다고 여겨진다. 더욱이 내 고향의 서점에서 진행되는 내용이기에 더욱 흥미롭게 읽을 수 있었으며, 나중에 군산에 갈 기회가 생긴다면 저자가 상주하는 서점을 직접 찾아볼 수 있기를 기대한다.(차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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