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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학교 폭력’이라는 주제가 각종 매체를 통해서 사람들의 입에 회자되었고, 그로 인해 과거 가해자로 지목되었던 이들이 비판의 대상으로 떠오르기도 했다. 몇몇 유명 운동선수들도 자신이 저질렀던 학교 폭력으로 인해 활동을 멈출 수밖에 없을 정도였고, 정치인들 또한 자신 혹은 자식들이 학교 폭력 가해자로 지목되어 대중들의 비난을 감수해야만 했다. 그동안 피해자로 침묵을 지켜야만 했던 이들도 용기 있게 나서 자신의 과거 경험을 고백하며, 학교 폭력이 사라지길 간절하게 염원하는 내용도 접할 수 있었다. 어떤 형태로든 ‘폭력’은 피해자에게 커다란 상처를 남길 수밖에 없지만, 특히 학교 현장에서 벌어지는 ‘학교 폭력’은 일시적이 아닌 재학하는 동안 지속적으로 행해진다는 점이 더욱 큰 문제라고 할 것이다.
이 책에는 학교 현장에서 학생들과 함께 생활했던 교사들이 ‘학교 폭력’이라는 주제로 쓴 소설들이 수록되어 있다. 저자들이 직접 겪었던 사례들을 소재로 취해 창작한 작품인 만큼, 보다 생생한 학교 현장의 모습이 반영되어 있을 것이라 여겨졌다. 이 책의 저자들은 모두 교사로 재직하면서, ‘따돌림사회연구모임’을 만들어 활동했던 경력을 지니고 있다고 한다. ‘집단 따돌림’이나 ‘학교 폭력’이 다른 것이 아니라 동일한 현장에서 발생하고 있음을 자각한 교사들이 이를 해결하기 위해 만든 모임이라고 하겠다. 회원들은 모임을 통해 함께 사례를 공유하여 구체적인 상황을 진단하고 해결책을 모색하면서, 자신이 근무하는 학교 현장에 적용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밝히고 있다. 그리하여 소설이라는 형식을 빌어, 각자가 겪었던 사례들과 해결하려는 방안에 대해 책에 수록된 작품들로 형상화하고 있다고 여겨졌다.
직접적인 신체적 폭력만이 아니라, 특정 학생을 집단적으로 따돌리는 것 또한 당사자에게는 심각한 영향을 초래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특히 학교에서 벌어진 ‘학교 폭력’의 문제는 학부모들에게까지 확대되어, 가해자인 자녀들을 무작정으로 옹호하며 정당한 해결책은커녕 오히려 피해자에게 더 큰 좌절감을 안겨주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그 과정에서 가해자인 자식을 옹호하기 위해 교사들을 상대로 압력을 가하는 경우도 적지 않고, 학교 책임자들은 사회적 영향력이 큰 그들의 요구를 마냥 무시할 수 없는 환경이 초래되기도 한다. 작품의 저자들은 학교 현장에서 학생들의 튀는 행동은 다른 아이들에게 ‘센 척하기’로부터 시작된다고 진단하고 있다. 그러한 행동은 일종의 남들에게 강하다는 느낌을 준다고 여기는 그릇된 의식에서 비롯된 행동이라고 말하고 있다. 스스로 주체로 살아보지 못하고, 다른 사람들의 시선을 의식하는 이들에게 흔히 나타나는 모습이라고 하겠다.
예컨대 다른 학생들 앞에서는 교사들을 무시하고 반항하는 행동을 보이는 아이들도, 교무실이나 상담실에서 교사와 일대일로 마주하면 대부분 온순한 모습을 보였음을 고백하고 있다. 그러한 원인을 제대로 진단하지 못하고 교사들이 적절하게 대응하지 못하면, 학생들의 언행이 갈수록 상승효과를 일으키면서 끝내 골칫거리로 여겨지는 ‘문제 학생’으로 여겨지는 결과를 초래한다고 밝히고 있다. 모두 6편의 작품을 통해 형상화된 모습을 통해, 학교 현장에서 벌어지는 ‘학교 퍽력’의 양상에 대해 생각해보는 계기가 되었다. 다만 실제 사례를 바탕으로 창작된 소설이기에, 해당 작품의 저자 이름을 가명으로 했다고 한다. 교사들의 실명과 재직했던 학교가 구체적으로 거론된다면, 가해자와 피해자를 특정하게 되는 일이 발생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 책에 수록된 작품들이 학교 폭력의 현상을 드러냄과 동시에, 비슷한 사례를 겪은 이들에게 적절히 대처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해 고민할 수 있도록 만들기 위한 조처라고 이해된다.(차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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