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수필의 세 가지 요건
곽 흥 렬
수필가로 이름을 걸고 창작 활동을 하는 사람이라면 누구 없이 좋은 수필, 독자들에게 사랑받는 수필을 쓰고 싶어 할 것이다. 이런 마음은 인지상정이다. 하지만 생각은 그렇게 가지면서 거기에 합당한 작품을 써내는 노력은 게을리한다면 이는 단지 허황된 욕심에 지나지 않는다.
필자의 견해로는, 좋은 수필로 평가받기 위해선 다음의 세 가지 요건을 충실히 갖추고 있어야 한다고 본다. 이를테면 탄탄한 서사에다 감각적인 묘사 그리고 깊이를 지닌 사유가 곧 그것이다.
이 요소들 가운데 서사 중심으로 씌어진 수필은 잘 읽히는 장점은 있는 반면에 맛이 적다. 묘사를 근간으로 얽어 짠 수필은 읽는 느낌은 좋은 대신 주제 의식이 약한 점이 흠이다. 한편, 사유 중심으로 풀어낸 수필은 글의 깊이는 있지만 가독성이 떨어지는 것이 단점이라고 하겠다. 이렇게 볼 때 서사와 묘사 그리고 사유, 이 삼박자가 적절히 어우러진 작품이어야 좋은 수필이라는 인정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이들 세 요소 가운데 특히 서사 일변도로 수필을 쓰는 것은 가장 경계해야 할 창작 방식이다. 서사로만 수필을 쓰는 일은 묘사나 사유 그리고 상상을 동원해서 쓰는 방식보다 훨씬 수월하다. 서사만으로 이루어진 수필은 사실 진술에 가까운 글이고, 사실 진술의 글은 약간의 필력만 지녔으면 그다지 크게 공을 들이지 않고도 쓸 수 있는 유형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쉬운 대신 문학적 향기는 자연히 가장 약할 수밖에 없다. 공을 들이면 들일수록 그만큼 예술적인 가치는 높아진다. 이는 꼭 창작에만 한하는 것이 아닌, 세상사 필연의 이치일 터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