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충로35번길]
밤은 쇠락한 무화과처럼 위태로우면서도 고혹적으로 다가온다
달빛이 닿지 않는 곳으로 걸었다
필사적으로 심장을 깎아내리는,
비록 별의 날개로 조각된다 해도
결국 밤의 입맛대로 진열될 테니
가증할 걸음은 어김없이 나를 이곳으로 초대한다
버려진 내일처럼 나뒹구는 담배꽁초, 미련을 닮은 들꽃
제값에 팔리지 못한 침묵과 불량한 결백이 뒤섞이는 곳
가로등 빛은 망각의 여백을 비추지 않아
일순간의 점멸에 명멸하는 과오
그것이 한없는 무너짐을 허락하기라도 하듯이
첫댓글
여기 주변을 거의 매일 지나다니는 것 같은데 작품에서 만나니 반갑네요
저도 여기서 이웃 주민을 만나니 무척 반갑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