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는 정말 분주한 하루였습니다
아침에 요양원 회의를 마치고
우리 은별이 서울대학병원에 예약이 되어 있어
와이프와 함께 서울에 갔습니다
그런데 우리 사랑하는 딸 나희(유빈엄마)가 마침
오늘 둘째 아가를 낳는 날입니다
은별이의 병원 예약이 겹치는 바람에 어쩔 수 없이
유빈엄마와 함께 있어 줄 수 가 없었습니다
서울대학병원에 도착한 나는
둘째 아가를 막 낳은 나희와 통화를 했습니다
울먹이면서 들려오는 나희의 목소리를 들으니
나도 가슴이 미어졌습니다
그럴 수 밖에 없는 것이
둘째 아이를 낳는 순간에 곁에 있어줘야 할 엄마가 없고,
유일하게 의지할 나마져 없었으니
뭔가 마음이 허전하고 고독했을 것입니다
첫째 유빈이를 낳는 그 산고의 순간에도
남편보다도 나를 찾고 내가 옆에 있어주길 원했던 딸 나희였습니다
친 아빠는 아니지만 친아빠처럼 따랐고
친 딸은 아니지만 친딸처럼 예뻐해주고 사랑했던
우리 둘의 관계입니다
둘째를 낳는 그 순간에
내가 옆을 지켜주지 못한 것이 못내 마음에 걸리고
두고두고 후회스러울 것 같습니다
서울에 간 김에 수술 후 찾아 뵙지 못했던 어머님을 병문안하고
부랴부랴 나희한테 갈려고 했는데
요양원에서 세분의 손님들이 나를 기다리고 있다는 전화를 받고
나희가 있는 평택이 아닌,
요양원으로 갈 수 밖에 없었습니다
손님들과 대화가 마쳐진 시간이 저녁 9시경이었습니다
늦은밤 아름다운 화분을 하나 사가지고
평택 성세병원으로 갔습니다
그리고 고생한 우리 사랑하는 딸 나희의 손목을 꼭 잡고
얼굴에 뽀뽀를 해주면서 위로해 주었습니다
그리고 산모와 아가의 건강을 위해 간절하게 기도해 주었습니다
나희는 눈물을 흘리면서 고마워하고 감사해했습니다
신생아실에 가서 간신히 부탁을 하여
둘째 손주 예찬이를 봤습니다
'슬기 예'자에 '옥빛 찬'자를 썼습니다
이름 그대로는 "예수님을 찬양"하라는 말의 약자이고
한자의 뜻은 '슬기로움이 옥빛처럼 빛나라'고
내가 지어준 이름입니다
이 녀석 모습이 영락없이 아빠를 빼 닮은 모습이었는데
뭘 안다고 나와 대면하는 첫 순간에 눈을 감은채로
미소를 지었습니다
아마도 이 녀석의 어젯밤 미소는
영원히 내 마음에 각인될 것 같습니다
"하비"밖에 모르는 첫째 유빈이에 이어 나의 사랑 덩어리가
또 하나 생겨난 것입니다
집에 돌아온 시간이 밤 12시 정도였습니다
몸은 지치고 피곤하였지만,
기분만은 아주 좋은 밤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