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붕(大鵬)의 꿈 (김종수)
장자(莊子)의 대붕이야기는 이렇게 시작된다. “북쪽 깊은 바다(北冥)에 물고기 곤(鯤)이 살았는데 그 크기가 몇천 리인지 도저히 알 수 없었다.
그것은 변해서 새가 되는데, 이름이 붕(鵬)이다. 붕은 등(背)의 길이가 몇 천리이고 가슴에 기운을 모아 날아 오르면 그 날개가 마치 하늘에 드리워진 구름 같았다. 이 대붕은 바다가 움직일 때 남쪽바다(南冥)로 날아 가는데, 그 바다를 예로부터 천지(天池), 하늘의 연못이라 하였다. 매미와 비둘기는 비웃는다. 그는 어디로 날아가려는가. 우리는 겨우 느릅나무나 다목나무에 이를 뿐이고, 어떤 때는 거기에도 못 미치고 떨어지는데, 구만리를 날아 남쪽으로 뭣하러 가는가”
하지만 곤은 북쪽의 바다는 몸의 크기가 몇천 리나 되는 자신이 살기에는 비좁고 답답하여 넓은 바다로 가기를 원한다. 사실 곤은 현실에 적응하며 꿈을 줄이고 비좁은 북쪽바다에 살 수도 있다. 하지만 하늘에서 불어오는 신선한 바람을 느낀 후 곤(鯤)은 자신의 꿈을 작게 하지 않고 큰 바다로 가려는 꿈을 가지게 된다.
자신이 사는 북쪽 바다가 얼마나 답답하고 좁은지, 바다 건너 넓은 세계가 있음을 바람으로 늦게나마 알게 되었다. 바람은 무엇인가. 뭔가 답답한 현재의 삶에서 벗어나도록 일께우는 깨달음의 지혜다. 깨달음을 얻는 순간, 곤(鯤)은 붕(鵬)이 되는 것이다. 하지만 덩치큰 붕이 날기에는 많은 바람이 필요하다. 바다를 움직일 정도의 거대한 회오리 바람이 불지 않으면 붕(鵬)은 날지 못한다.
아무리 힘이 들어도 곤은 이제 답답한 북쪽의 깊은 바다에 머물지는 않을 것이다. 현애살수(懸崖撒手) 절벽에서 손을 놓아버리는 죽음을 각오하고 붕이 되었는데 다시 곤으로 돌아갈 수는 없는 것이다. 바람은 삶의 지혜고 시련과 고통이다. 대붕은 구만리 상공을 날기 위해 시련과 고통의 강한 회오리 바람이 날개 밑에 모여 있어야 한다. 바람을 열심히 모으고 있다. 하늘의 운이 점점 붕에게 가까워 지고 있다. 상승기류가 자신에게 다가오고 있음을 붕은 직감으로 느낀다.
순간 붕은 상승기류의 회오리 바람을 타고 구만리 상공을 날아올라 드디어 자유의 화신 대붕이 된다. 천하를 내려다 보며 자유를 만끽하는 자신을 보게 된다. 반면 매미와 비둘기는 자신을 불행하다고 느끼지 않으며 자신이 살기에 세상은 비좁지 않다고 느낀다. 불행하다고 느끼지 않으므로 행복해지려고 노력하지 않는다.
그러므로 “구만 리를 날아 남쪽으로 뭐하러 가는가” 라고 오히려 붕을 비웃는다. 여름 한 철을 사는 메뚜기가 봄, 가을을 알 수 없듯이 어찌 매미와 비둘기가 대붕(大鵬)의 꿈을 알겠는가.
비좁은 세계에 자신의 몸을 줄여 적응할 것인가 아니면 바람을 모아 대붕처럼 상승기류를 타고 자유를 찾아 구만리 상공을 날아갈 것인가. 우리는 결단해야 한다. 시련과 고통은 바람이다. 매미와 비둘기처럼 바람을 피할 것인가. 아니면, 대붕처럼 상승기류의 바람을 탈 것인가.
장자(莊子)는 말한다. 세상이 답답하고 비좁다고 느끼면 절벽에서 과감히 손을 놓아라. 고통과 아픔이 있다. 그것이 바람이다. 그리고 바람을 모아라, 더 강한 회오리 바람을 모아라. 그리고 기다려라. 반드시 상승기류가 온다. 그때 당신은 대붕처럼 구만리 상공을 분명 날게 될 것이다. [출처] 대붕(大鵬)의 꿈|작성자 김종수 작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