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의 심리를 절묘하게 다룬 이 만화를 보면서, 처음 작자가 여자일 거라고 막연히 추측했다. 아직까지 정확하게 모르겠지만, 이름으로 보아 작자는 남자라고 생각할 수밖에 없었다. 사람의 감정을 그것을 담당하는 세포들의 작용으로 설명하는 방식이 무엇보다도 특이하게 여겨졌고, 내용은 단순하지만 읽을수록 책을 놓기가 쉽지 않았던 측면이 있다.
아마도 주인공이 여성이고 또한 사람의 심리를 다루고 있다보니, '여혐(여성혐오)'논란이 일기도 하는 모양이다. 이에 대해서는 뭐라 딱히 말하기가 쉽지 않다는 것이 솔직한 심정이기도 하다. 미묘한 사람의 감정을 다룬 작품들이 때로는 시각을 달리해서 접근하다 보면, 상대에 대한 비하적인 인식을 표출한 것이라고 인식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여성에 관심을 두지 않는 직장 동료인 우기의 캐릭터나, 우기를 좋아하며 주인공인 유미를 견제하는 루비의 형상화가 그렇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비단 만화 뿐만 아니라, 영화나 드라마 혹은 소설 등의 캐릭터 역시 특정의 측면이 강조되어 그려지는 것이 대부분이기도 하다. 따라서 특정 특면을 강조하다보면 진정 작품이 표현하려고 하는 문제를 놓치는 것은 아닐까? 오히려 유미와 그 주변의 캐릭터를 통해 우리 안의 감정과 그것이 변화하는 지점을 진지하게 고민할 필요가 있다고 여겨진다.(차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