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의 상고대 벗 삼아 마지막 동절을 보내던 날이 엊그제 같거를...강가 얼음 풀리고, 동면에서 깨어난 수목이 녹음으로 푸르러지고,
뻐꾸기 소리에 놀랜 아카시아 나무가 흰 꽃 피어, 그 향이 강바람에 실려 후각을 즐겁게 한다.
강변 도로 따라 질주하는 차창에 흐르는 경치로 이 강산의 아름다움과 싱그러움에 매몰되어 긴 피로를 잊고 콧노래 실어 본다.
장마전선으로 억수같은 비내림 속 비수구미와 평화의 댐을 트레킹 했던 몇년전 추억을 더듬으며, 강가 파크골프장에서 여유로운 노년 골퍼들의 홀인을 기원하며, 시대 변천에 따른 레져의 변환 과정을 확인 하는 기회가 된다.
화천 올 때마다 떠 오르는 호수가 있으니, 破擄湖 낚시대 드리우고, 대어를 기다리던 추억....
이 파로호는 1940년 화천댐 공사 시작으로 1944년 조성 완공된 대붕호 또는 화천호로 불렸던 인공호수였다.
6.25전쟁 당시 이곳에 밀집해 있던 중공군24,141명을 사살하여 수장시킨 이후 이승만 대통령이 1955년도 破(깨뜨릴 파)擄(노략질할 로)湖(호수호) 오랑캐를 물리친 호수라하여 개명된 이름이다.
화천읍에서 약 7~8분 첩첩 산중을 끼고 도는 2차선 도로가 별천지 우주를 향하는 기분이다.
녹음진 싱그러움 속 질주하는 차속, 마주치고 뒤 쫒는 차 한대 보이지 않는 이 도로 주인이 되어, 나만의 세상과 이 대자연을 즐기는 만상에 최고 지도자가 된듯 종횡무진 오르고 내리고 싶다.
이곳이 바로 새덕이로 마을!
집 앞마당 흐르는 계곡물이 시원한 바람을 나르고, 산 머루 가지 올려 평상 지붕으로 만든 정자가 흐르는 계곡의 운치로 시상이 넘치는 분위기...
큰 석축 쌓은 사이 사이 연상홍 붉게 피어 집뜰을 아름답게 가꾸고, 잘 정돈 조성 된 파란 잔디와 여러 종의 과실수가 한층 더 조화를 이루어 마치 천상의 꿈을 꾸는듯 아늑하고 포근함을 선물한다.
이러한 호젓하고 아름다운 황토흙 벽돌집에서 하룻밤 머물림이 나근했던 온 몸에 혈관을 확장하여 개운한 컨디션을 만들어 준다.
아마도 내 자신 모르던 지병이 말끔이 완치되어 새로운 젊음으로 회생되는 느낌이다.
자연으로 돌아간 이 시간이 내 정신과 육체의 긴장을 풀고, 나근함에서 떨쳐 훌훌 날으는 기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