蒲公英(포공영) 몇 번을 읽어도 좋은글 [석산 남인희화백님의 카톡에서]
🌱 민들레)의 九德(구덕)
옛날의 선비들은 민들레를 서당의 뜰에 심어 놓고 아홉 가지 덕목을 배웠다.
1. 忍德(인덕)
아무리 짓밟혀도 죽지 않고 살아 나가는 끈질긴 생명력을 배우게 했고
2. 剛德(강덕)
뿌리를 자르거나 뿌리가 뽑혀 마른 뿌리도 땅에 심고 기다리면 새싹이 돋아나는 것을 보고 역경을 극복할 수 있는 강한 의지를 배우게 했고
3. 禮德(예덕)
잎이 나는 순서에 따라 꽃대가 나와 꽃이 피는 것을 보고 예의 덕즉 長幼有序(장유유서)와 같은 순서의 미덕을 마음 깊이 새기게 했고
4. 用德(용덕)
무치거나 김치를 담아 먹고 각종 약으로도 유용하게 쓰이는 것을 보면서 쓸모 있는 삶을 마음 깊이 새기도록 했고
5. 仁情의 德(인정의 덕)
민들레꽃에는 꿀이 많아 벌과 나비가 찾아오면 꿀을 함께 나누어주는 나눔의 미덕을 배우게 했고
6. 慈愛의 德(자애의 덕)
민들레의 잎이나 줄기에 상처가 나면 젖과 같이 하얀 빛의 물이 나오는 것을 보고 어머니의 사랑과 같은 자애 스러움을 깊이 새기게 했고
7. 孝德(효덕)
민들레가 흰머리를 검게 해주는 회춘의 약재로 쓰이는 것을 보고 효의 덕을 배우게 했고
8. 仁術의 德(인술의 덕)
민들레 즙을 내어 종기를 치료하며 아픈 사람의 병을 낫게 하는 것을 보고 인술의 덕을 배우게 했고
9. 自立의 德(자립의 덕)
씨앗이 낙하산처럼 바람을 타고 멀리 낮 선 곳에 가더라도, 잘 적응하고 자라는 것을 보며 자립정신 자수성가의 의지를 배우게 하였다.
- 건강박사중에서 -
🌱 삼식, 삼락, 삼금, 삼례와 육불문
▪三食(삼식) 세 가지를 먹어라.
1. 술을 먹되, 2. 안주와 같이 먹고, 3. 밥까지 먹으라.
▪三樂(삼락) 세 가지를 즐겨라.
1. 술과 안주 맛을 즐기고, 2. 대화를 즐기며, 3. 운치(분위기)를 즐겨라.
▪三禁(삼금) 세 가지를 금하라.
1. 정치(政治) 이야기를 금(禁)하고,
2. 종교(宗敎) 이야기를 금(禁)하며,
3. 돈 자랑, 자식(子息) 자랑을 금(禁)하라.
▪三禮(삼례) 세가지 예의는 지켜라
1.술을 적당히 권하고 2.말조심하고 3.상대방의 기분을 생각하며 마셔라
▪六不問 여섯 가지를 묻지 마라
1. 가족근황. 특히 배우자 안부를 속속들이 묻지 말라
2. 경제사정.ᆞ 빚쟁이 살림살이를 속속들이 묻지 말라
3. 건강상태. 오랜 지병을 속속들이 묻지 말라
4. 친소관계. 친구들과의 우정을 속속들이 묻지 말라
5. 정당관련. 여야(與野)와 피아(被我), 동지(同志)와 정적(政敵)을 속속들이 묻지 말라
6. 과거오류. 옛 허물을 확인하듯 속속들이 되묻지 말라.
🌷여정 회고록
세월은 왜 이렇게 빠른지 어느새 머리도 빠지고 백발이 되더니 턱밑엔 주름이요 코밑엔 고양이 수염에 온몸 곳곳에는 검은 점이 자꾸 생기네.
물 마시다 사래들고 오징어를 씹던 어금니는 인프란트로 모두 채웠네.
안경을 안쓰면 신문 글자도 얼른거리니 세상만사 보고도 못 본척 살란 말인가.
아니면 세상이 시끄러우니 보고도 못 본 척 눈감으란 말인가.
그런데 모르척 살려하니 눈꼴 시린게 어디 한두가지 이던가.
나이들면 철이 든다하더니 보고 들은게 많아서인가 잔소리만 늘어가니 구박도 늘어나네.
잠자리 포근하던 젊은 시절은 모두 지나가고 이제는 긴긴밤 잠 못이루며 이생각 저생각에 개꿈만 꾸다가 뜬 눈으로 뒤척이니 하품만 나오고.
먹고나면 식곤증으로 꾸벅꾸벅 졸다가 침까지 흘리니 누가 보았을까 깜짝 놀라 얼른 훔친다.
된장국에 보리밥도 꿀맛이더니 이제는 소고기 하얀 쌀밥도 억지로 끼적꺼리다 누가 보았을까 주변을 살피네.
고상하고 점잖은 체면은 어데로 갔는지 뒷뚱거리며 걸어가다 뱃속이 불편하여 실례한 방구 소리에 누가 보고 들었을까 뒤돌아보며 멋적어하네.
구두가 불편해서 운동화를 신었는데 쿠션따라 사뿐이 걷다가 중심이 헷갈려 뛰뚱대다 넘어지니 꼴 불견 이로구나.
까만색 정장에 파란 넥타이가 잘 어울리더니 이제는 트렌드가 아니라나 어색하기 짝이 없어 차라리 등산복 케주얼 차림이 편하고나.
전화번호부에 등록하고 가깝게 지나던 친구의 이름도 하나둘씩 지워져 가고 누군지 알듯 모를 듯 한 이름은 하나둘씩 삭제를 한다.
정기 모임 날자는 꼬박꼬박 달력에 표시하며 친구들 얼굴 새기고 이름도 새겨보며 약속한 날짜를 손꼽아 기다린다.
늙어가는 것이 아니라 익어간다는 말은 아마도 가을 들녁에 풍년이 들어 허리 굽혀 고개숙인 벼 이삭을 말했는가 보다.
점점 늘어나는 것은 기침소리요 손발이 저리고 쥐가나며 서랍장에는 자식들이 사다준 건강식품이고 식탁 한쪽은 병원에서 처방해준 약봉지가 약국 진열장 같구나.
외출하려면 행동이 느려지고 신발신고 현관을 나가려다 다시 돌아와 안경쓰고 지갑 찾고 다시 나가려 생각하니 승용차 키를 안챙겼네.
승강기 호출해서 올라타니 다른 승객 모두 마스크를 썼는데 나만 안했으니 죄인같은 생각이 들어 다시들어와 미스크를쓰고 출발했으나 뭔가 좀 서운해서 생각하니 핸드폰을 두고 나왔고나.
이쯤 되니 혹여 치매인가 불안에 떨다가 모임에 나갔더니 너도나도 모두가 똑 같다네.
그렇다면 정상이라 치부하고 제자리 오락가락 그러려니 생각하고 지나간 날 뒤 돌아보니 가버린 세월 그립고 아름다운 추억으로 가득한 지난날이 인생의 전성기였고나.
아이들아 어른이 되려고 하지마라 머지않아 추억이 그리우려니 거기서 멈추어라.
청춘은 가고 어른이 되어 보니 이렇게 허무한 끝이로구나.
야속한 세월은 이렇게 뒤도 돌아보지 않고 아쉬운 황혼은 저물어 가는구나.
-옮긴 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