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6일 지난 토요일 친정 아버지 제사를 모시러 일찍 친정 집에 도착했다.
엄마는 제사음식 준비로 분주하시다.
아직 아무도 도착하지 않았다.
큰 방 부터 시작하여 마루까지 청소기 돌리고, 닦고 손을 바쁘게 움직인다.
마지막으로 부엌을 청소해야 하는데 엄마 일이 마무리 되지 않는다.
준비된 음식들을 냉장실로 끝방으로 옮기며 엄마 옆에서 눈치를 본다.
틈이 나면 치고 들어가 청소 할 타이밍을 잡아야한다.
어떻게 막간을 이용 청소를 마치자 막내네와 오빠네가 들어선다.
얼른 점심을 준비하여 함께 먹고 서울팀을 기다린다.
떡 4가지, 생선 5가지, 식혜, 묵, 나물도 5가지 큰 강주리들과 통마다 음식이 가득가득한걸 보며
나와 며느리들은 서로 얼굴을 마주보며 의미있는 미소를 짓는다.
또 저리 많이 하신것이다.
두 언니까지 도착하여 부엌에선 나머지 굴전, 육전, 명태전을 부치고 잡채와 수육과 닭도 삶고
아이들 먹을 갈비도 굽는동안 방에선 사위들이 홍어안주와 육포안주에 막걸리와 맥주로 잔을 기우린다.
마당에선 아들들은 쓸고 치우느라 야단이다.
엄마는 4가지 떡을 고루고루 비닐 팩에 한,두 덩어리씩 담아 동네 호수대로 준비하신다.
그 떡을 나에게 집집마다 가져다 주시라고 하실까봐 엄마를 실실 피한다.
때마침 당숙모님과 집안 어르신들이 들어서신다.
둘러보시고는 다른 할 일이 없자 그 분들께서 양 손에 들고 몇 번 왔다갔다 하신다.
동네라야 12가구라서 친척이든 아니든 모두 음식을 나눈다.
제사를 모신 다음날 점심을 먹고 커피를 마시자마자 엄마는 회관에 가져갈 음식만 남기고 싸라고 채근하신다.
떡, 식혜, 묵, 나물, 생선, 과일, 밑반찬, 감테, 기름과 고춧가루 등등
5형제 음식을 싸는데만 서너명이 달려들어도 한 시간이 넘는다.
며느리들은 비운 그릇들을 씻고 엄마와 언니들은 모든 음식을 5봉지씩 싼다.
물론 조카들이 어린 며느리의 음식양이 더 많다.
서로 적게 가져 가겠다고 실랑이다.
나는 봉지봉지 싼 음식을 상자에 구분하여 옮겨 담는다. 싸다가 지친다.
가져가도 먹을 사람이 없으니 제발 조금만 하시라고 해도 매 번 똑같다.
항상 많은 음식으로 엄마와 자식들은 옥신각신이다.
아마 엄마가 살아계시는 동안 이런 씨름은 계속될 것 같다.
첫댓글 아버님께서 좋은 일 많이 하시고 돌아가시니 자식들이 모여 옹기종기 술판을 벌리고 바리바리 봉지들고 떠나는 군요.
나도 진즉부터 제사는 망자에 대한 예식이 아니라 산 자들에 대한 모임의 시간이라고 생각했거든요.
아마도 음식을 망자가 다 가져간다면 얼마 안할것 같은 생각...
어릴 적 시골집에서는 동네 누구네 집이 제사인가를 초저녁 부터 파악하고 옆집 사랑방이 유난히 북적대었던 어린 시절이 있었는데 미스콜님 친정집이 아마 나의 어릴 적 정경과 많이 흡사합니다. 다 사람 사는 냄새거든요.
서울 형네 집에서 아버님 제사를 모시는데 너무 멀리 있으니 커피 한잔씩 마시고 헤어짐이 어쩔지 하고 그런말도 했네요.
제사는 지내지만 더욱 아버님 어머님 생각이 많이 나는 것이 지금의 나 입니다.
우리 아버님은 이럴 때 어찌 하셨을까? 아 그래서 그랬겠구나! 등 꼭 제사가 아니드라도 생각이 뭉클뭉클 날 때가 많습니다.
어머님 계시니 꼭 찾아가 주특기 청소 많이 하시고 즐거운 시간 계속되시기를 바랍니다.
아직도 제사를 大事로 치르시네요.친정엄마께서 무척 힘드시겠어요.그럼에도 제사 모시러 오시는 친척들과 정성껏 준비한 많은 음식들이 추억으로 그립네요. 엄마께서 싸주신 음식 받아오는 일,얼마나 행복한 일인지 먼 훗날 사무치게 그리울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