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즈 J를 마치며
자는 아이를 들여다본 적이 있으십니까.
배가 볼록볼록합니다. 숨을 쉴 때마다 아랫배가 오르내립니다. 어깨는 움직이지 않습니다.
어른은 그렇게 쉬지 않습니다. 대개 가슴으로 쉽니다.
언제부터 바뀌었을까요.
2020년 겨울, 강연도 이 질문으로 끝을 향해 갑니다. 범정 선생님이 마지막으로 한마디만 더 하겠다고 합니다.
"살아가려면 정상적인 호흡을 해야 됩니다. 그런데 그 정상적인 호흡을, 우리가 언제 하냐면요." 잠깐 말을 끊었다가 다시 잇습니다. "24시간 중에 잠자는 상태, 의식이 없는 상태에서 자신도 모르게 본능적으로 할 때뿐이에요. 그것도 몇 시간 하는 사람 있고, 몇 분 하는 사람 있고, 몇 초 하는 사람도 있대요."
"그 몇 초 정상적인 호흡하는 것 때문에 24시간을 사는 거예요. 여러분들이 지금 하고 있는 호흡은 잘못된 호흡이에요. 나를 죽이는 호흡이에요."
그렇게 죽이고 있는데도 다 죽어가던 것이 다시 살아나는 건, 24시간 중 어딘가에 그 몇 초, 정상적인 호흡을 하는 시간이 있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그 호흡의 이름이 삼상 복합 호흡, 또는 태식 호흡입니다. 73호부터 79호까지, 시리즈 G에서 이미 실천법까지 다룬 그 호흡입니다.
그런데 여기서 흔한 오해를 하나 짚습니다.
아랫배에 태가 있으니 아랫배로 숨을 쉬는 것이라 여겨, 단전 호흡이라며 아랫배를 벌럭벌럭하는 것 — 손으로 배를 앞뒤로 내밀었다 넣었다 하는 그 동작을 흉내 내며, 그건 태식 호흡이 아니라고 합니다.
"애기가 뱃속에 있을 때 어떻게 하는가 하면요." 범정 선생님이 이번엔 자기 가슴에 손을 얹고 천천히 들어 올립니다. "가슴을 이렇게 쭉 들어 올리는 듯하면서, 중초로 빨아들이면 — 하초가, 아랫배가 볼록해져요." 숨을 내쉴 때는 반대로, 위에서부터 아물어 내려오듯 쭉 내쉽니다.
상초에서 중초로, 중초에서 하초로. 77호에서 실천법을 다룬 그 순서 그대로입니다.
그리고 이 호흡은 원래 우리가 하던 것이었다고 합니다.
"아기를 낳아 보면요, 일곱 살 여덟 살까지도 배가 볼록볼록해요. 애가 가슴으로 숨 쉬는 거, 보셨어요?" 대답을 기다리듯 잠깐 멈춥니다.
뱃속에서 쉬던 습성이 그대로 나와 한동안 아랫배로 쉬다가, 점점점점 지금 우리가 하는 호흡으로 바뀝니다. 그렇게 얼그러진 호흡이 1차 조건이 되어 기식 운동에 불합리가 생기고, 거기서 원초적 발병시원자의 모습이 드러나기 시작한다고 합니다. 107호에서 만난 그 발병시원자입니다.
"암만 건강하고 헤라클레스처럼 크고 한 사람이 있다 하더라도 다 병자야. 지금 지구상에 있는 사람들."
그런데 겁만 주고 끝내지 않습니다.
태식 호흡을 연습하면 하기도 쉽다고 합니다. "할 줄 아는 사람 옆에서 몇 번 따라 해 보면 금세 돼요." 어렵지 않은 이유를 이렇게 말합니다.
"그게 본래 내 호흡이기 때문에 연습이 돼요."
새로 배우는 게 아니라 되찾는 것 — 111호에서 옮긴 본초 정신, "인간의 본(本) 속에 이미 밝혀져 있다"던 그 말과 같은 자리입니다. 호흡도 그렇습니다.
이어서 건강의 기준을 한 번 더 뒤집습니다.
"여기서 말하는 건강이라는 건, 이렇게 아픈 데가 없어지고 뭐고 이게 건강한 게 아니에요."
정신적인 것, 능적인 것, 육신적인 것 — 그 기준 안에 들어갔을 때 어떤 풍요로움과 이득이 있는지를 쟁취하라고 합니다. 95호에서 병을 죽음의 전조 현상이라 하며, 세어야 할 것은 증상이 아니라 생명이라고 했던 그 말이 여기서 닫힙니다.
그 말을 끝으로, 2020년 겨울의 그 강연이 끝났습니다.
92호에서 그 화면 앞에 앉는 것으로 시리즈 J를 시작했습니다. 본초라는 이름을 의심했고, 인간이 무엇을 잃었는지를 지났고, 허준의 밤을 지났습니다. 그리고 오늘, 호흡으로 돌아왔습니다.
강의 초반에 범정 선생님이 이런 말을 건넸습니다. 알아들은 것은 마음에 담아 두고, 못 알아듣는 것은 그냥 흘려보내면 된다고. 이 스물일곱 편도 그렇게 읽히면 좋겠습니다.
다음 시리즈에서는 실제로 하는 이야기로 들어갑니다.
지금까지가 무엇을 잃었고 무엇을 되찾아야 하는지였다면, 이제는 그것을 어떻게 하는가입니다.
진식(眞食) 실행편입니다. 청결심법 사흘, 금식 사흘, 보식 사흘 — 그 아홉 날을 하루씩 따라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