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잔에 김이 오릅니다 작은 찻잔 하나가 놓여 있습니다. 옅은 갈빛 차에서 김이 가늘게 오릅니다. 잔은 소박하고, 상 위에는 그 잔 말고는 아무것도 없습니다. 책에서는 회생차(回生茶)라고 부르는 차이고, 지금의 진식에서는 천선음을 올립니다. 이름은 둘이지만 놓이는 자리는 같습니다. 사흘의 보식 동안 이 ..
피부가 필터다 얇은 커튼이 바람에 부풀어 오릅니다. 햇빛이 그 천을 지나며 부드럽게 퍼집니다. 지난 호에서 털구멍, 모공으로도 숨을 쉰다고 했습니다. 나오는 것이 있으면 먼저 들어간 것이 있다고도 했습니다. 그렇다면 그 통로로 들어올 때는 무엇이 되어 들어오고, 나갈 때는 무엇이 되어 나가는가. 책은 ..
이목구비보다 모공이 더 밀접하다 창가에 맨팔을 올려 둡니다. 아침 햇살이 팔 위로 비스듬히 내려앉고, 빛줄기 속에서 먼지가 천천히 떠다닙니다. 피부 위에는 아무 일도 없는 것처럼 보입니다. 그런데 금식을 하다 보면 이 팔에서 냄새가 올라옵니다. 입이나 코처럼 눈에 보이는 구멍만이 아닙니다. 팔에서도, 등..
정해진 때의 물 한 잔 지금까지 왜 사흘을 비우는지 보았습니다. 이번엔 그 사흘을 실제로 어떻게 보내는지입니다.⚠️ 먼저 짚어 둡니다. 지병이 있거나 약을 복용 중이라면, 이 사흘을 시작하기 전에 반드시 전문가와 상의해 주세요. 이 글은 방법을 기록한 것이지, 누구나 곧바로 따라 해도 되는 지침이 아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