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날의 세시풍속 최의상
옛날 옛날 아주 먼 옛날 설날이 오기를 기다리는 어린이의 마음은 넉넉하고 즐거워 희망에 부풀었던 때가.있었다. 가난하기 때문일까. 문화생활이 빈곤한 시대였기 때문일까. 하여간 설날이 기다려졌다. 설빔으로 바지저고리 새 옷을 입을 수 있고 새신을 신을 수 있으며 평소에는 맛볼 수 없는 음식을 많이 먹을 수 있기 때문에 즐거웠을 것이다. 새옷과 새신을 신고 마을 공터에서 자치기, 비석놀이, 팽이치기, 꼰두기, 두꺼비놀이 등으로 즐거운 하루를 보내게 된다. 지금 생각하면 별것도 아닌데 그 때는 신나고 즐거웠다.
오늘의 어린이들에게는 설날에 첫 번으로 생각나는 것은 세뱃돈이다. 옛날에는 아이들은 돈이라는 것을 구경할 수도 없기 때문에 돈으로 무엇을 사겠다는 생각을 할 수가 없었다. 세배를 하면 대추나 밤을 주거나, 곳감, 눈깔사탕 등의 현물로 주었다. 그 정도의 것을 받는 것으로 족하게 생각하고 좋았고 기뻤다.
설날을 맞이하여 설날에 쓰이던 말들을 생각해 보자. 동국세시기에 보면 설날 사당에 제사 지내는 것을 차례라 한다. 설날 차례를 지냈다는 말을 들었을 것이다. 남녀 어린이들이 모두 새옷을 입는 것을 세장이라 하고, 집안 어른들을 찾아 뵙는 것을 세배라 한다. 세배는 세뱃돈을 받기 위하여 있는 것이 아니고 집안 어른들을 찾아 뵙고, 인사드리며 덕담을 듣는 것이다. 이 날 시절 음식으로 대접하는 것을 세찬이라 하고, 이 때에 술을 마시는데 그 술을 세주라 한다.
흰떡가래 만드는 과정도 상세하게 기록하였다. 멥쌀 가루를 쪄서 안반 위에 놓고 자루 달린 떡메로 무수히 쳐서 길게 만든 떡을 흰떡(백병)이라 하고 이것을 얄팍하게 돈같이 썰어 장국에다 넣고 쇠고기나 꿩고기를 넣고 끓인 다음 고추가루를 친 것을 떡국(병탕)이라한다고 했다. 옛날에는 모두가 수작업으로 떡가래를 만들었으나 지금은 떡방아깐에서 기계로 뽑아낸다. 옛날에는 떡국에 고추가루를 뿌린 모양이다.
옛날에는 노인들을 우대한 대목도 있다. 서울과 지방의 조관(조정에서 임금을 직접 섬기는 신하)과 명부(직위를 가진 부인을 통칭함)로서 70세 이상된 사람에게는 새해에 쌀과 물고기 그리고 소금 등을 내리는 것이 통례였다고 한다. 조관으로서 나이가 80이거나 일반 백성으로서 나이가 90이면 한 등급을 올려 주고 나이 100세가 되면 특히 한 품계를 승진시켜 주었다. 이렇게 매년 연초에 노인들에게 계급을 승진 시켜 자격을 주어 정치에 관여하게 함으로써 하비(벼슬아치를 선발시 후보자 3명 추천하는 일인 삼망을 갖추지 않고 한 사람만 적어 올려서 임금이 임명하는 일)를 품하게 하는 것은 노인을 우대하고 존중하는 성대한 의식이라고 했다. 오늘의 세상은 노인이 너무 많아 노령사회라고 걱정을 하며 노인들을 귀찮은 존재로 보고있으니 노인들은 억울하다. 다다익선은 틀린 말이다.
설날을 맞이하여 잠시 옛것을 생각해 보았다. 이러기에 옛날이 그립기도 하다. 나이 80이 넘은 사람들에게는 더욱 옛날이 그리울 것이다. 어렸을 때 보면 그 마을 나이 드신 어르신들에게 젊은이 들은 깍듯하게 인사를 드리고 어른이 말씀을 하면 공손하게 지당하신 말씀이라고 하며 들었다. 노인들 앞에서는 담배도 피우다 숨기고 의논할 일이 있으면 어른들에게 찾아가서 지혜를 얻기도 하였다. 그러나 지금은 꼰데라고 한다. 이 꼰대라는 말인즉 늙은이의 구태의연한 사고방식을 타인에게 강요하는 이른바 꼰대질을 하는 직장 상사나 나이 많은 사람을 가리키는 말로 변형되어가고 있으며 결국 나이 많은 남자를 꼰대라고 이 사회는 조롱하고 있다. 노인들도 꼰대 소리 듣기 싫으면 새 물결을 맛보려고 노력하며 각자의 자아실현을 위하여 매진하는 한 해가 되기를 바란다. 새해 건강들 하시고 소망을 갖고 공부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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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저도 의아하게 생각하였습니다.
그런데 제가 [소장한 동국세시기(외) 이석호역 을지문고 26)의 정월편에는
고추가루로 인쇄되어 있습니다.
원문에는 초설(椒屑)을 (산초나무 가루) (향기로운 가루)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중국에서는 고추를 랄초(辣椒)(라쨔오)라 하며 매운고추로 표현하고 있는 듯합니다.
동국세시기 1849년경 쓰여진 것이라면 조선시대에 후추는 귀한 향료로 널리 보급되지 않았기에
초설(椒屑)의 산초나무가루를 고추가루로 번역한 것 같습니다.
꼰놀이
꼰놀이로 전통놀이중 하나입니다.
땅이나 종이 위에 다양한 형태의 말밭을 그려 놓고 말을(돌과 나무쪽) 정하고
정해진 방향과 횟수대로 움직여 상대방의 말을 가두거나 따내며
승부를 겨루는 놀이로 고누, 고니라고도 합니다. 원래는 꽃놀이가 꼰놀이로
부르게 되었다고 합니다. 말판은 여러 모양이 있으며 창의적으로 만들 수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