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말일 아버지가 가평에서 삼성병원 응급실로 오셔 진찰 받아보니 결핵이라고 하더군요
전염이 되는 결핵이 아니라 그 사촌쯤 되는 비전염성 결핵의 한 종류일 것이라며..
응급실에 계속 있거나 입원할 필요없이 그냥 약 복용 후 2주 있다가 다시 오라해서 모셔드렸지요.
근데
이 날이 미국 본사 사장님 입국하는 일자이며 하필이면 이때 사모님도 같이 온다고 하여
본인이 회사차를 써야겠다고 차를 맡겨달라고 하여
모셔다 드리고 나서 밥도 같이 못 먹고 부랴부랴 회사로 와선 차를 주차시켜 놓는 데
참 맘이 짠하더군요...
사장님은 이 날 입국이 늦어
그 다음날 출근했으니 모셔다 드리고 밥도 같이 먹고 왔으면 참 좋았을 텐데 아쉬움이..
정작 우리 사장님은 이런 제 사정을 모르니 내게 본인의 그 일정을 알려주지 않은 것이라
누구를 탓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닌 듯..
오히려 제가 사장님께 연락해서 아버지가 아프다고 차를 좀 써야겠다고 얘기를 하는 게 나았겠지만
못되먹은 얕은 소갈머리라 그런 얘긴 또 못하니...
간만에 사장님이 사모님 모시고 들어왔으니 2주 정도 계신다고 하더군요..
10월 중순에 수영장 재등록을 하는 데 아무래도 느낌이 이상해서 안했는 데 그러길 잘 했다는 생각이 팍 듭니다.
11월 둘째주엔 지난 9월부터 약속이 되어 있는 논산 출장 1박2일이 있었는 데
고객에게 제품 사용 교육을 하기 위함이었고 출장비도 하루 30만원씩 해서 이틀치를 미리 받았으니 가야하지요..
그런데 사장님은 못마땅하신 듯..
아니 여지껏 뭐하다가 본인이 한국에 와 있는 동안 1박2일을 가냐면서..
충분히 납득이 갑니다만, 내가 일부러 피하는 것도 아니고..
한편
오랫만에 왔으니 하루 코스로 어디를 다녀올까 계획을 세웠었는 데
본인의 건강 검진 일정때문에 11/13 (수) 하자더군요..
그런데 이 날이 바로 아버지가 정기검진 받으러 오셨다가 바로 입원하신 그 날이니..
이유는 폐부종 (물이 찬다는..)..
아버지는 응급실에서 처치를 받으며 입원실 대기 중일 때
저는
사장님 사모님 그리고 직원들과 즐겁게 (?) 남한산성으로 가서 닭백숙에 닭볶음에 동동주 한잔..
(낙선재라고 유명하다던데 맛도 괜찮고 분위기도 좋더라구요)
게다가 경치 좋은 커피샵 (아라비카 ?) 에서 하기 커피까지..
그것도 부족하여 남한산성 행궁 구경까지 하는 등
병상의 아버지에게 설사 줏어다 키운 아들이 있다 해도 저보단 낫겠단 자책이 드니... 차암...
그 다음날 사장님이 미국으로 가시고 나서야 지척거리의 병원으로 이제사 문병을 다니기 시작합니다.
그젠가 주치의 얘기 들어보니
폐의 물은 다 빼서 호흡기쪽은 더 이상 할 것이 없다고 하며
부정맥때문에 순환기로 와 계신 데
이유는 심장이 안좋아져서이고 지금 왜 심장이 안좋아졌는 지를 알아보고 있는 중이라 했지요
그래서
혹시나 하여 심혈관조영술도 하고 그랬지만 별다른 이상을 못찾았다고
일단 퇴원했다가 몇일 후 경과를 보러 다시 내원하라고 그러네요..
삼성병원 특진의사들도 그 원인을 못찾는 듯..
그리고 병원 입장에서 돈이 안되니 퇴원시켜 가료하다 나중에 외래로 경과를 보자니..
어머니만 죽어나실 듯 한 걱정이 또 하나 가득입니다...
내일 퇴원하라 그랬으니
또 휴가 내서 가평 다녀오려 합니다....
물론 좋은 점도 있지요
매일 어머니랑 얼굴 마주보며 일상 얘기 나누고 아버지와도 매일매일 보게 되니...
몸이야 운동을 못하니 소화도 잘 안되고 더부룩한 느낌..
깊은 잠을 못자니 계속 피곤한 상태...
하지만 그 보단 마음이 더 속상하고 피곤합니다..
당분간 그냥 푹 좀 쉬어야겠어요...
첫댓글 에휴 사는게 모두 비슷해
내 뜻대로 되는게 별로 없잖아
그래도 신경 많이 써서 부모님
편하게 모셔 나중에 후회한다
운동도 줄이고 남는 시간을 ..
글 쓰고 보니 나 자신한테 하는 소리네요
고생했어!
부모님이 믿고 의지할 수 있는 아들이 있다는 게 엄청 힘이 될 거야.
나두 두 달 넘게 운동 못해서 소화도 안 되고 해서, 저녁은 6시에 회사에서 고구마 두 개 먹고 견뎌,
뱃속이 편하니까 잠 잘 오네.
술 대신 저녁을 아주 적게 먹고 편한 잠자봐.
자주 찾아뵙고 전화도 자주드려라~~^^~~
나두 잘 못하지만~ㅎ
이렇게 자기 속마음을 예기해가며 살아가는 용태씨는 아직 여유가 있다는 거여...
힘들지만 자주찾아 뵙고 잘해드려..살아계실때.
이제사 부모님을 생각할 수 있게된게 늘 죄송스럽지..
내가 보기엔 그래도 늘 부모님 생각을 하는 장한 아들이네.. 힘 냅시다..
모셔도. 그렇고. 안모시고 있었도 그렇고. 그래도. 용태는. 착한아들이잖아...부모님때문에. 가슴아파하고있으니....힘내자. 좋은날 올거야...힘!!!
이런 답글 보면서 healing의 의미를 되새깁니다..
부모님이 나이들어가시면서 늘 건강에 문제가 생기지. 신경많이 쓰이고 죄송스럽기도 하고 죄책감도 들고...
그래도 용태는 그 정도면 잘하는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