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똥별 외 2편
정병삼
계절을 밟고 가는 밤하늘이 차갑다
푸르게 피어나는 너의 모습 잡으러
반갑게 손을 뻗으면 사라지는 사람아
라바콘 수행
도로 위 굴착기 소리 도심을 두드릴 때
차량을 잠재우는 고깔이 예불 중이다
지상에 솟구친 물줄기 업이 되어 범람한다
마음을 꿰뚫으면 고장 난 속 보일까
불 밝혀 들어가도 찾기 힘든 수도관
질척인 몸뚱어리에 묵언들만 쌓인다
예리한 빛의 조각 틈새를 용접해도
번뇌에 맞닥뜨려 또다시 파열하면
눈을 뜬 차량행렬이 죽비를 내리친다
약속한 통수 시간 손에서 빠져나가
자성의 목소리는 밤하늘에 스며든다
굴착기 조명등 아래 탑돌이하는 라바콘
폴리스 라인
황사 덮인 아파트 뜰에 몸을 던진 사내가
작업화를 신은 채 화단에 쓰러져 있다
눈앞의 폴리스 라인
퇴근길을 적신다
가난한 별들이 칸칸마다 길을 잃는다
적막한 현관문은 사막의 입구였을까
매일 밤 모래 언덕을
서성거린
발자국
먼지만 남기고 떠나는 사이렌소리
붉은 스프레이가 죽음을 증언할 때
모두들 문은 닫히고
또다시
뜰을 밟고
- 정병삼 시조집『눈빛의 시대 』2025. 걷는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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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조
별똥별 / 라바콘 수행 / 폴리스 라인 / 정병삼
김덕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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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01.25 0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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