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딸과 함께 읽는 소설 여행 4
6. 허생전(許生傳)(박지원) 줄거리
허생은 10년 계획으로 남산골에서 공부를 하고 있었는데, 가난을 못이겨 어느 날 공부를 중단하고 장안의 갑부인 변씨(卞氏)를 찾아가 10만 금을 빌려 지방으로 내려간다. 그는 이 돈을 밑천으로 장사를 벌여 크게 돈을 벌고 좋은 일을 많이 한 다음 20만 금을 변씨에게 갚는다. 놀란 변씨가 그 뒤를 밟아보니 남산 밑의 작은 오두막으로 들어가는 것이었다. 그 후 두 사람은 깊이 사귀는 사이가 되었다. 하루는 변씨가 이완(李浣)이라는 정승을 허생에게 소개한다. 이정승은 시사에 관한 이야기를 주고받다가 오히려 허생에게 비웃음만 사고 돌아간다. 허생의 비범한 인품을 알게 된 이정승은 그를 기용하고자 다시 찾아갔지만, 이미 허생은 어디론가 사라지고 없었다
핵심 정리
갈래 : 한문 소설. 설화 소설. 단편 소설. 풍자 소설
문체 : 역어체. 산문체
표현 : 대화를 통한 사건 전개. 냉소적 현실 풍자
배경 : 시간(17세기 후반-조선 효종 때). 공간(서울 중심의 한반도 전역)
갈등 : 개인 ↔ 사회
관점 : 사회의 구조적 모순과 취약한 경제 구조를 비판적으로 봄
시점 : 전지적 작가 시점
사상 : 이용후생(利用厚生)의 실학 사상
제재 : 선비의 이인적(異人的) 삶
주제 : 양반 사대부의 무능 비판과 새로운 삶의 각성 및 실천 촉구
의의 : 실학 사상으로 당시 사회의 모순을 비판 ?풍자하고, 근대 의식을 고취한 실학 문학의 대표작
등장 인물
허생(許生) : 주인공. 남산 묵적골 선비로서 이인(異人)다운 풍모를 지닌 비판적 지식인. 이용후생(利用厚生) 정신을 추구하는 인물로 경제의 흐름을 간파하고 있으며, 권력자의 허위 의식을 비판함. 강직하고 도량이 활달한 성격을 지님
허생의 아내 : 독서에만 전념하는 허생은 학문의 목적을 인격완성이라는 윤리적 수양에 두고 있는 데 반해, 허생의 아내는 실용성에 두고 있어 그 갈등을 이룬다.
변씨(卞氏) : 허생의 비범한 재주와 성품을 꿰뚫어 볼 줄 아는 혜안(慧眼)을 지닌 부자(富者). 도량이 넓고 허생으로 하여금 포부를 펴게 하고 이완(李浣)을 만나게 하는 역할을 함
이완(李浣) : 어영 대장. 무능한 사대부의 상징으로 북벌론(北伐論)의 핵심 인물이며, 풍자의 대상이 됨
이해와 감상
작가의 <열하일기> 10권의 "옥갑야화"에 제목이없이 실려 있는 설화적 소설로서, 후대 '허생전' 이라는 이름으로 불리었다. '호질(虎叱)', '양반전'과 함께 작가의 대표작이다.
실학 사상을 담은 작품으로 18세기 후반의 변화를 주도할 새로운 세계관을 모색하려 했던 연암은 주인공 허생을 통해 관념적 유교 사회에 대해 비판하고, 중상주의 사상, 이상국 건설, 시국 대처 방안 등 대응책을 제시하고 있으나, 아울러 그 한계도 드러내고 있다. '문학은 시대와 사회를 반영한다.'는 각도에서 문학과 현실과의 관계를 파악할 수 있는 작품이다. 조선 정조(正祖) 때의 한문 단편 소설인데, 당시 사대부의 허례허식과 나약한 경제 체제를 실학적 입장에서 비판하는 내용으로 되어 있다.
그리고, 이 작품은 작가의 부국이민(富國利民)의 경제관과 인본주의(人本主義)를 내세우고 있는 점이 특이하다.
주제면에서 이 작품을 보면, 전반부에서는 허생이 매점매석으로 부를 취득하는 과정을 통해 우리나라의 취약한 경제 현실을 비판하고 있으며, 후반부에서는 지배 계층을 대표하는 이완을 등장시켜 사대부 계층의 무능과 허위의식을 비판하는동시에 사대부들의 현실에 대한 자각과 실천을 추구하고 있다. 그리고 "홍길동전"의 '율도국'과 이 작품의 '빈 섬'의 관계를 말한다면, "홍길동전"의 '율도국'은 이상향으로서 적서차별도 없고, 탐관오리의 횡포도 없는 곳인데 반해, 허생이 마련한 '빈 섬'은 그의 경륜을 시험하는 곳으로 완전한 이상향은 아니다. 즉, '율도국'은 최종적인 기착지인 반면, '빈 섬'은 새로운 가능성이 있는 섬일 따름인 것이다.
끝으로 이 작품의 결말 구조의 특징은 미완결의 종결법으로 갈등이 해소되지 않고 극도로 고조된 상태에서 종결을 한다는 것이다. 미완(未完)의 구조로 사건을 종결한 것은 작가의 사상이 급진적이어서 당대의 현실로는 수용하기 어려웠음을 반영한다고 하겠다.
심화 학습
"홍길동전"과 "허생전"에 나타난 이상향의 모습
① 홍길동전: 특성 - 개인적 차원에 국한된 공간/ 방법 - 괴물퇴치와 공주와의 결혼/ 지명 - 율도국(구체적)/ 형태 - 추상적. 낙원화/ 결과 - 죽을 때까지 머무는 최후의 공간
② 허생전: 특성 - 현실적 경륜의 시험 장소/ 방법 - 어려움 없이 빈 섬에 들어감/ 지명 - 무인공도(추상적)/형태-공동 생산과 예의 범절에 근거한 사회/결과-새로운 문제를 제시하기 위한 준비 공간
주제 : 무능한 사대부 계층에 대한 비판과 현실에 대한 자각 촉구(양반의 무능 비판 및 선비의 자아각성 촉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