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추(反芻)와 만추(晩秋)(또 새로운 꿈을)
아직 가을이라 말하기에는 한낮이 제법 덥습니다.
어제 오랜만에 옥녀봉에서 바라본 과천의 모습입니다.
한자에서 유래한 말들이 우리말에 깊숙이 들어와 있습니다. 이전에 얘기한 심심(甚深)한 사과도 그렇고 오늘 정리할 반추(反芻) 또한 그렇습니다.
요즘은 사용하는 경우가 많지 않지만 한 때 유행처럼 사용하던 말 중 하나가 반추입니다.
어제의 일을 같이 반추해 봅니다, 또는 우리의 잘못을 반추해 봅시다.
반추는 한자 #反芻에서 유래한 말입니다.
반 反은 되돌릴 반, 추 芻는 꼴 추로 볏짚과 같이 소의 먹이로 사용하는 풀을 의미합니다.
소가 풀과 같은 거친 먹이를 먹은 뒤 오랜 시간 되새김질하는 행동을 #반추
한다고 하는데 소의 이런 행동에서 유래한 말이 반추입니다.
소, 말과 같이 위가 4개로 나누어져 있는 동물을 우리는 #반추동물(反芻動物,ruminant)이라 합니다.
반추동물의 특징은 먹은 먹이 중 주로 풀과 같이 쉽게 소화되지 않는 먹이를 위에서 다시 입으로 보내(반추) 오랜 시간 다시 씹는 행동을 반복합니다.
우리는 이런 행동을 반추 또는 되새김질이라 합니다.
소가 편하게 배를 바닥에 대고 앉아 눈을 반쯤 감고 오랫동안 되새김질하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소위 멍 때리기 하는 소들입니다.
소를 대표로 하는 반추동물들은 먹은 먹이를 위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혹위에 저장했다가 크기가 크고 쉽게 소화되지 않는 것들을 제2위인 벌집위를 통해 다시 입으로 보내 어금니로 오랜 시간 씹고 갈아서 소화되기 쉬운 작은 입자로 만들어 제3위인 겹주름위로 보냅니다.
여기서 먹은 꼴(풀 芻)을 다시(反) 입으로 보내 오랜 시간 동안 되새김질하는 과정을 반추라 합니다.
반추(反芻)의 사전적 의미는,
1. 한번 삼킨 먹이를 다시 게워 내어 씹음. 또는 그런 일.
2. 어떤 일을 되풀이하여 음미하거나 생각함. 또는 그런 일.
여기서 우리가 사용하는 반추는 사전적 의미의 2번에 해당되겠습니다.
큰 태풍이 지나가면서 아침 기온이 뚝 떨어졌습니다.
9월 28일경 설악산에 올해 첫 단풍이 들 거란 예보입니다.
가을은 사색(思索)의 계절이라 합니다.
올해 깊은 가을에 소들이 평안하게 되새김질을 하듯이 우리도 지나온 시간을 느긋하게 반추해 보면 어떨까 합니다.
만추(晩秋)에 반추(反芻)를 더해 봅시다.
[출처] 반추(反芻)와 만추(晩秋)|작성자 또 새로운 꿈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