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뜻한 귀갓길 외 2편
김범렬
1.
으레 귀갓길엔 골목시장 들러 간다.
맛이 좋아 입담 좋아 소문난 반찬가게
한 끼니 해결할 만큼
덤까지 얹어주는.
2.
어쭙잖은 나에게 곁을 내준 마당귀에
깜빡깜빡 등불 켜는 샛별 하나 휘어든다.
뚝배기 청국장찌개
짜글짜글 끓는 저녁.
3.
아랫목 묻은 공깃밥 꿈결처럼 스쳐간다.
일과 마친 나라진 몸 눕고 싶은 그 어름에
콧등이 시린 자취방
어린 달빛 따뜻하다.
퉁방울눈 울보
비 내릴까, 걱정 걱정
실직 가장 목청 돋운다.
둥근 연잎 연단演檀에 오른 퉁방울눈 청개구리
눈물도
씨가 말랐나,
천일염 해가 뜬다.
접미사를 만지작대다
비워봐 다 비워봐, 티끌 하나 남김없이
무에 그리 서러워서 앙가슴 들먹거릴까?
되새겨 곱씹어 봤나,
지난날 실루엣을.
돌아봐 뒤돌아봐, 어깨 겯고 산 사람들
바람 잦고 길손 드문 오지 마을 산모롱이
제 어미 그리는 새가
접미사를 읊조리듯.
자화상 들여다봐, 울혈 든 낯을 들고
삼라만상 부여안고 되작이는 강물같이
잡생각 떨쳐낸, 그날
쨍 쨍 햇발 튈 테니까.
- 김범렬 시조집『따뜻한 귀갓길』2026. 책만드는집
카페 게시글
시조
따뜻한 귀갓길 / 퉁방울눈 울보 / 접미사를 만지작대다 / 김범렬
김덕남
추천 0
조회 89
26.02.26 07:07
댓글 0
다음검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