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은 순리요, 바람은 자유다
물이 땅 위에서 이르지 못할 곳이 어디 있으며,
하늘을 떠도는 바람이 닿지 못할 곳이 어디 있으랴.
물은 낮은 곳을 향해 흐르며 굽이치는 길을 만나면 돌아가고, 바위를 만나면 비켜 흐른다. 억지로 길을 만들려 하지 않고 주어진 지형을 따라 묵묵히 제 갈 길을 간다. 그래서 물은 순리의 대명사라 할 수 있을 것이다.
반면 바람은 어떠한가? 정해진 길도, 머물러야 할 자리도 없이 산을 넘고 들을 지나며 세상 곳곳을 자유롭게 떠돈다. 보이지 않지만 어디에나 존재하고 붙잡을 수 없지만 모든 것에 흔적을 남긴다. 그래서 바람은 자유의 대명사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우리의 삶도 이와 다르지 않다. 때로는 물처럼 순리에 따라 살아야 하고 때로는 바람처럼 자유롭게 살아야 한다.
세상의 이치를 거스르지 않되 자신의 뜻을 잃지 않고 주어진 현실을 받아들이되 마음마저 현실에 가두어서는 안 된다.
순리만 좇으면 삶이 소극적이 될 수 있고
자유만 앞세우면 세상의 질서를 잃을 수도 있다.
중요한 것은 물처럼 지혜롭게 흐르면서도 바람처럼 자유로운 마음을 간직하는 일이다. 물은 낮아짐으로써 세상을 품고 바람은 자유로움으로써 세상을 누빈다.
우리도 그렇게 살아가면 좋겠다.
세상의 흐름을 거스르지 않는 지혜와 그 어떤 것에도 마음을 얽매이지 않는 자유를 함께 지니고 살아가는 것이다.
그것이 어쩌면 나이 들어서야 비로소 깨닫게 되는 삶의 참된 지혜인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