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 style="text-align: left;">4월은 그냥 지나가지 않네요<br>늦은 귀가 시간<br>우편함에 꽂힌 신문에서 본<br>선생님의 마지막 인사<br>낯설고 두려웠습니다.<br>봄소식을 가장 먼저 알린<br>노란생강나무꽃 이미 져버렸고<br>아직은 차가운 바람<br>봄의 첫 글자가 아니라면<br>차라리 한 잎도 기억되지 말기를<br>상처를 두려워 하지 않는다는 <br>선생님 말처럼<br>먼지를 맞고 선 명자나무꽃은<br>저 붉은 속 다 드러낸 채<br>손을 내미네요<br>그래도 선생님의 마지막을 돌아가며 지킨<br>이들이 있었다는 이야기를 듣고<br>위로가 되었어요<br>그건 선생님의 모습이기도 했지요<br>서로를 향한 낮은 연대<br>가장자리 노랗게 밝히는 꽃다지처럼<br>수줍게 웃으시던 선생님<br>따듯한 그 기억들<br>꽃잎이 되어 날리네요<br>너무 많은 것들을 앞세워 버린 이 계절<br>잎도 없이 꽃 먼저 져 버리는 이 4월<br>놓쳐버린 것을 또 놓아버린 이 저물녘<br>어둠 속 날아오른 새<br>흰 빛으로 타오르는<br><br>한겨례신문 ㅡ 김용아 시인</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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