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icko 감상문
영화를 보는 내내 미국의 의료보험 제도가 얼마나 불공정하고 비효율적으로 작동하는지에 대해 집중할 수 있었다. 의료보험에 가입한 사람들조차도 제대로 된 치료를 받지 못하거나, 보험회사에서 혜택을 거부당하는 사례는 인간의 생명을 비용으로 환산하는 시스템의 잔인함을 그대로 보여줬다. 응급 상황에서조차 구급차 이용비가 보험 혜택에서 제외된 장면은 생명보다 비용을 우선시하는 의료체계가 얼마나 비인간적인지 보여준다. 이런 모습을 보며, 미국은 경제적으로 세계 최상위 국가임에도 불구하고 왜 가장 기본적인 의료 서비스조차 모든 시민에게 공평하게 제공하지 못할까 하는 의문이 들었다. 또 다른 관점에서 의료가 "공공의 책임"이라는 메시지를 전달한다고 생각한다. 다른 나라 사례를 보며 의료를 민영화하는 것이 얼마나 위험한지, 그리고 국가의 역할이 무엇인지 다시 생각해 보게 되었다. 영국은 환자에게 치료비를 청구하지 않고, 심지어 병원에서 필요한 약까지 무료로 제공한다는 점에서 의료 서비스가 단순히 정책이 아니라 인간의 존엄성과 권리를 지키기 위한 도구라는 것을 깨닫게 했다. 한국은 지금까지 의료보험 체계가 잘 유지되어 있어 쉽게 병원을 이용할 수 있지만 최근 몇 년간 의료 민영화에 대한 논의가 꾸준히 나오고 있다. 만약 이대로 흘러간다면, 미국과 같은 상황이 우리 곁에 닥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경제적 이유로 치료를 포기해야 하는 사회, 건강이 소득에 따라 나뉘는 사회는 결코 건강한 사회라고 할 수 없다. 영화를 보며 의료 시스템의 본질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됐다. 의료는 단순한 서비스가 아니라 인간의 존엄성을 지키는 사회적 안전망이다. 영화 속 피해자들의 사례는 단순히 먼 나라 이야기가 아니라, 우리가 이런 위험을 피하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할지 묻는 경고처럼 다가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