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이 온통 미쳐버리면
쉘 실버스타인
(...)
세상이 온통 미쳐버리면 무엇을 입을까
쵸콜릿의 양복에 슈크림의 넥타이
(...)
세상이 온통 미쳐버리면 무엇을 하나
바다 위를 걷고 신발로 수영을 하지
땅 속을 날고 하늘을 달린다.
목욕탕을 뛰어내려 계단에서 샤워하고
사람을 만나면 "굿바이"
작별할 때면"안녕하세요"
위대한 사람은 바보 멍청이
그러니까 내가 왕이지
세상이 온통 미쳐버리면
<쉘 실버스타인의 생애>
시카고에서 유대인 가문의 아들로 태어났으며 일리노이 대학교 어배너-섐페인에서 학사 학위를 받았다. 1950년대에는 대한민국과 일본에 주둔한 미국 군부대에서 군인으로 복무했고 미국 국방부에서 발행하는 신문 《스타스 앤 스트라이프스》(Stars and Stripes)의 태평양판에 만화를 기고했다. 1970년 그래미상을 수상한 싱어송라이터 조니 캐시의 노래인 《A Boy Named Sue》를 작사했다.
1956년에는 자신이 그린 만화 작품을 모은 책인 《네 양말을 잡아라!》(Grab Your Socks!)를 출간했으며 1964년에는 그림책 《아낌없이 주는 나무》(The Giving Tree)를 출간했다. 그 외의 작품으로는 《라프카디오: 총을 거꾸로 쏜 사자》(Lafcadio: The Lion Who Shot Back, 1963년), 《값싼 코뿔소를 사세요!》(Who Wants a Cheap Rhinoceros?, 1964년), 《길이 끝나는 곳》(Where the Sidewalk Ends, 1974년), 《어디로 갔을까, 나의 한쪽은》(The Missing Piece, 1976년), 《다락방에 불빛을》(A Light in The Attic, 1981년) 등이 있다.
<김승희 시인 (서강대 국문과 교수)의 시평>
쉘 실버스타인은 어린이와 어른을 위한 작가이자 시인이며 화가, 음악가 등 멀티 예술가다. 이 시는 진부한
세상에 반란하는 한 어린아이의 찬란한 망상을 반어의 언어로 그리고 있다. "세상이 온통 미쳐버린다면
나는 왕이 되고 "라는 한 아이의 통쾌한 풍자의 불타는 리비도(성충동)는 지루한 세상을 지배하는 익숙한
행위들을 모두 뒤집어 놓는다. 재미가 의미를 구원하는 순간이다. 아이들은 쾌락원칙에 살고 어른은 현실
원칙에 산다. 아이들의 쾌락원칙을 빼앗아 가두면 위험해지는 건 우리 사회다. 생각과는 달리 프로이드는
아이들의 쾌락원칙은 긴장을 풀어 주고 세상의 도덕성을 정립시킨다고 말한다. 아이들을 놀게 풀어주자.
김승희 시인 (서강대 국문과 교수)의 평이었다.
<운산생각>
어쩌면 지금 세상이 미쳐가고 있는 것이다. 보이지 않는 힘에 의하여 억압당하고 있는 기분이다. 세상이 온통
미쳐가고 있는 것이다. 죄인이 큰소리치고 사법부를 농락하고 있다. 이런 현상이 나타나는 것은 어린이에게는
공부라는 것에 억압당하고, 어른은 돈과 권력에 억압당하고 있기 때문이다. 어린이를 놀게 하라, 어른들도
걱정 없이 놀게 해 주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