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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본주의 경제 체제에서 경쟁이 당연시되면서, 사람들이 받는 연봉은 ‘실력’에 의해 큰 차이를 발생시키고 있다. 그러나 두 배의 연봉을 받는 사람이 실제 다른 사람보다 두 배만큼 실력이 있는 것인지는 확인할 수 없다. 오히려 두 사람의 ‘사소한’ 실력 차이가 그러한 현상을 빚어내고 있다고 이 책의 저자들은 지적한다. 예컨대 올림픽 100M 경기에서 단 0.01초 이하의 차이로 승자가 결정되기도 하는데, 그처럼 ‘사소한’ 차이로 금메달과 은메달 수상자가 갈리게 된다. 물론 그 ‘사소한’ 차이를 만들기 위해 당사자는 평소 피나는 훈련을 게을리하지 않고, 그로 인해 승자의 자리를 쟁취할 수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경기가 끝나면 승자는 언론과 대중들의 관심을 한몸에 받고, 반대급부로 막대한 경제적 이익을 얻게 된다. 하지만 대개의 경우 ‘사소한’ 차이로 은메달을 받은 선수는 대중들의 관심사에서 멀어지게 되는 것이다.
자본주의 경제에서 경쟁은 당연한 것으로 인식되기에, 부자들에게 경제력이 집중되는 이른바 ‘빈익빈 부익부’로 대표되는 양극회 현상은 갈수록 심화되고 있다. 이러한 현상이 스포츠 분야에서만이 아니라 사회의 모든 분야에서 나타나고 있고, 그 결과 소수의 ‘승자가 모든 것을 쓱쓸이하는 사회’ 즉 ‘승자독식사회’로 바뀌었다고 지적한다. 1995년의 미국에서 출간된 책으로 당시 미국에서 벌어진 ‘승자독식현상’을 다루고 있지만, 그 내용이 21세기 현재의 한국 사회에서도 그대로 적용할 수 있다고 하겠다. 저자들은 이러한 현상이 초래된 결과를 다양한 사회학 이론으로 설명하고 있으며, 그에 대한 나름의 대안도 제시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하지만 그것을 향한 대중들의 욕망이 쉽게 사라지지 않을 것이기에, ‘승자독식’이라는 사회 시스템이 빠른 시일 내에 바뀌지 않을 것이라고 예견된다.
승자독식현상의 결과로 불평등이 심화되면서 적지 않은 사회적 비용이 초래되고 있음은 분명한 사실이다. 이 책에서는 이러한 현상이 발생한 원인에서부터 승자독식의 현상이 심화되는 과정을 각 분야마다 적절한 사례를 들어 상세하게 분석하고 있다. ‘왜 승자독식은 멈추지 않는가?’라는 질문을 통해서, 그것이 당사자들에게 커다란 경제적 이익을 안겨줄 뿐만 아니라 사회적 명성까지 획득하기 때문이라고 강조한다. 최고의 자리에 오르기까지승자는 피나는 노력과 수많은 경쟁자들을 따돌려야 하지만, 반면 경쟁에서 탈락한 수많은 사람들은 그를 부러운 시선으로 바라볼 수밖에 없도록 만든다. 많은 이들이 최고의 자리에 오르기 위한 경쟁에 참여하는 이유를 “나는 할 수 있어!”라는 자기 과신이 각자의 내면에 자리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부와 명예가 소수의 1%에게 집중되면서, 나머지 99%의 사람들은 탈락자가 될 수밖에 없다는 점이 ‘승자독식현상’의 폐해라고 할 수 있다.
직업을 선택하는 경우에도 이러한 현상이 벌어지고 있으며, 어려서부터 이른바 명문대학에 진학하기 위한 ‘투자’를 아끼지 않는다. 그로 인해 명문대학에 진학하기 위한 ‘학벌전쟁’이 벌어지고 있으며, 그 중에서도 소수만이 살아남는 결과가 초래되고 있음을 지적하고 있다. ‘정상에 있는 사람들의 주체할 수 없는 수입’이 보장되는 승자독식의 시스템은 쉽게 멈추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저자들은 ‘낭비적 경쟁을 멈추는 법’을 제안하면서, 아울러 ‘문화다양성의 보존’을 위해서도 이러한 방향으로 전환할 필요가 있음을 역설하고 있다. ‘누진세’로 대표되는 조세정책과 소송이 남발되는 현상을 규제할 수 있는 정책이 필요하며, 의료비 개혁과 교육 혜택의 확대 등이 요구된다고 강조한다. 실질적으로 누군가 1등을 할 확률은 극히 희박하며, 차라리 ‘조금 더 일하는 사회’와 ‘문화의 회복’에 대해 노력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한다. 그리하여 ‘우리는 어떤 사회를 만들 것인가’에 대해 질문을 던지면서, 이를 진지하게 탐구하면서 살아가는 지혜를 모아야 할 것이다. 결국 승자가 되기 위해 무한경쟁의 시스템에 뛰어들기보다, 주체적인 태도로 ‘나답게’ 살 수 있는 자세가 요구된다고 하겠다.(차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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