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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哲學)이라는 단어를 사전에서 찾아보면, ‘인간과 세계에 대한 근본 원리와 삶의 본질 따위를 연구하는 학문’이라고 정의되어 있다. 즉 자신의 존재와 살아갈 의미를 추구하는 학문이기에, 그 목표에 도달하기 위해서는 자기 내면의 문제를 돌아보는 시간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우리는 철학을 하나의 지식 체계로 받아들이고, 시험의 대상으로만 여기는 것은 아닌지 고민할 필요가 있다. 그런 점에서 철학을 가르치는 교사의 입장에서, <철학으로 휴식하라>고 안내하는 저자의 목소리가 나에게 반갑게 다가왔다. 그리고 그 표현이 ‘자주 철학으로 돌아가 휴식을 취하라’는 아우렐리우스의 <명상록> 구절에서 따왔다는 것도 비로소 알게 되었다.
‘회복과 치유를 위한 33일간의 철학 세러피’라는 부제의 이 책은, 독자들에게 바쁜 일상에서도 잠시라도 ‘조용히 물러나 삶이 제대로 가고 있는지를 돌아볼 여유를 가지’라고 권하는 내용으로 채워져 있다. 동서양의 다양한 인물들의 사상을 각각 하나의 근거로 삼아, 저자가 생각하는 ‘철학’의 본질을 소개하는 내용이라고 하겠다. 제목의 근거가 된 아우렐리우스를 비롯한 동서양의 사상가들이 언급되고 있지만, 그들의 사상을 집중적으로 설명하고 소개하는 것이 아닌 그것을 근거로 저자만의 ‘철학’으로 정리하고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그래서 일반 독자들의 눈높이에 맞추어, 우리 삶의 다양한 문제들에 대해 고민하고 성찰할 수 있는 힘을 제공해주고 있다고 여겨진다. 그래서 독자들은 일상의 고단함에 지친 몸을 저자가 안내하는 사유를 통해 치유받을 수 있을 것이라 할 수 있다.
이 글을 쓰기 위해 동서양의 다양한 사상가들과 그들이 남긴 문헌들을 끌어들이고 있지만, 가장 중요한 내용은 평소 저자가 살아가면서 고민했던 문제들을 그러한 소재즐에 연결시켜 풀어내고 있는 점이 특징이라 하겠다. 모두 33개의 항목으로 구성된 글들을 5장에 배치시켜, 우리가 살아가면서 겪을 수 있는 다양한 문제적 상황들에 대한 사유를 펼쳐내어 독자들로 하여금 일종의 ‘세러피(Therapy)’ 역할을 하고 있다. 그 내용 또한 대부분 독자들이 공감할 수 있는 내용들로 채워져 있어, 이 책을 읽는 동안 나 역시 내 자신의 현재에 대해서 고민해볼 수 있는 시간이 되었다.그래서 어렵지 않게 집중하면서 읽어나갈 수 있었다. 바쁘게 살고 있지만 정작 그 방향을 잃어버린 채 살고 있는 현대인들에게, 꼭 필요한 조언들이 저자의 글속에 담겨있다. 적어도 이 책을 읽는 동안 만큼은 저자가 던지는 사유들을 자신의 관점에서 성철할 수 있는 시간을 갖게 될 것이라 생각된다.
‘상처받은 영혼이 위로를 받을 때’라는 제목의 1장에서, 저자는 모두 7명의 사상가들의 말을 빌려 우리의 현실을 있는 그대로 인정하면서 사는 것이 필요하다는 조언을 던지고 있다. 못 생겼지만 행복하게 살았던 소크라테스의 행적을 거론하면서, 그 어떤 '스펙'보다 긍정적인 자세로 자신의 삶에 최선을 다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역설하고 있다. 아리스토텔레스의 사유를 통해, ‘노예는 반복하지만 자유인은 성찰한다’는 정의를 이끌어내기도 한다. 결국 삶의 주인공은 자신이라는 주체적인 태도가 가장 중요하다는 것을 말하고자 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이와 함께 저자는 ‘욕망과 집착으로 괴로울 때’(2장)와 ‘매너리즘에 빠져 허덕일 때’(3장) 우리가 과연 어떤 자세로 헤쳐 나가야 할 것인가에 대한 성철을 강조한다. 이와 함께 ‘세상에 맞설 용기가 필요할 때’(4장)와 ‘미래를 여는 혜안이 필요할 때’(5장)에도,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지고 그 해답을 찾아보도록 권유하기도 한다. 이 책에서 거론된 사상가들은 단지 우리가 그러한 길을 찾도록 돕는 조력자에 불과하다고 할 것이다. 무엇보다 ‘심지 굳고 단단한 인생을 살고 싶다면’ 저자가 강조하고 있듯이, 자신의 내면에서 들리는 말에 귀를 기울여야만 할 것이다. 물론 동서양의 수많은 철학자들은 그 길을 찾는데 적절한 이정표로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다. 우리가 책을 읽고 공부를 하는 것은 단지 좋은 시험 성적을 위한 것이 아니라, 스스로의 삶을 단단하게 만들고 주체적인 존재로 살아가기 위한 기반이라는 것을 환기할 필요가 있다.(차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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