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돌 산업과 환경문제의 연관성은 ···?
친환경 앨범, 아이돌(K-pop) 산업의 추세가 되어야
세계적인 영향력과 잠재력이 있는 K-pop 문화에도 어두운 면이 존재한다. 앨범 대신 음원으로 음악을 감상하는 시대지만 실물 앨범 판매량은 늘고 있다. 써클차트에 따르면 지난해 실물 앨범 판매량은 전년 대비 50% 이상 증가했고, 약 1억 1,578만 장이 판매됐다. 그 이유는 아이돌 팬들이 포토 카드와 같은 굿즈를 얻고, 팬 사인회에 응모하기 위해서다. 굿즈는 앨범에 무작위로 들어있기 때문에 많이 구매할수록 원하는 굿즈를 얻을 확률이 올라가고, 팬 사인회 응모 기회 또한 앨범을 여러 장 구매해야만 당첨 확률이 올라간다.
결국 팬들이 앨범을 구매하는 이유는 굿즈나 팬 사인회 응모권을 얻기 위해서다. CD로 음악을 듣는 팬은 거의 없다. 음반은 철저히 악용되고 있다. 과도하게 구매한 앨범은 쓰레기와 불필요한 기부로 전락한다. 아이돌 팬들은 대량으로 앨범을 구매하고 길거리에 몇백 장의 앨범을 그냥 버리거나 굿즈만 빼내 보육원에 기부하기도 한다. 보육원에서도 달가워하지 않고, 기부라는 이름의 ‘짬처리’로 전락한 지 오래다. K-pop 산업의 어두운 면은 환경문제와 연관된다.
이렇게 버려지는 앨범은 환경에 치명적인 영향을 끼친다. 앨범의 포장재인 투명 폴리염화비닐(PVC)은 불에 타면 염화수소 가스라는 유독성 물질이 배출되고 재활용하기 어렵다. 포토북과 포토 카드에 쓰이는 코팅 종이 또한 코팅 비닐과 종이를 분리해 버려야 하지만, 잘 분리되지 않고 과정이 복잡하다 보니 재활용을 못 하고 버려지는 경우가 다반사다. 이를 일반 쓰레기에 버리거나 분리해야 한다는 사실조차 모르는 사람들도 많다.
CD는 더 말썽이다. 플라스틱 CD의 재료는 폴리카보네이트(Polycabonate)이고, 자연 분해되는 기간은 약 100만 년이 걸린다. 더군다나 소각하는 과정에서 폴리카보네이트에 들어있는 가소제로 인해 건강에 해로운 유독가스가 다발한다.
환경문제로 인한 책임이 커지자, K팝 기획사들도 변화를 모색하고 있다. 앨범을 친환경 소재로 만들거나 QR코드와 NFC 기능으로 음악을 들을 수 있게 해 플라스틱 CD 대신한다. ‘QR코드 앨범’은 QR코드가 새겨진 종이가 포함돼 있는 구성으로, 카메라로 이를 스캔하면 애플리케이션에서 음원을 다운받을 수 있다. NFC 기능이 포함돼 있는 일명 ‘스마트 앨범’은 ‘스마트 뮤직 카드’ 애플리케이션을 다운받은 뒤 앨범에 들어있는 동그란 모양의 칩을 핸드폰에 태그하면 앨범이 설치된다. 이렇듯 기획사들은 최대한 환경을 해치지 않는 방법으로 앨범을 제작해 환경보호에 앞장서고 있다. 그룹 NCT의 팬 김채원 씨도 앨범을 구매할 때 CD가 있어도 듣는 일은 잘 없으므로 키링, 귀여운 인형처럼 디자인과 실용성을 갖춘 굿즈형 앨범에 NFC 기능을 넣는 것이 좋다며 자신의 의견을 밝혔다.
글쓴이가 실제로 NFC 기능이 탑재된 스마트 앨범을 체험해 봤다.
귀여운 디자인에 손바닥만 한 크기로 눈길을 사로잡았다. 또한 고리가 달려있어 액세서리처럼 어디든 달고 다닐 수 있다는 사실이 가치가 있었다.
동그란 모양의 칩이 마치 CD처럼 들어있었고, 재질은 종이로 돼있었다.
칩을 핸드폰의 윗부분에 가져다 대니 핸드폰이 이를 인식해 자동으로 음악이 틀어지는 방식이었다. 한 번만 태그하면 음악이 핸드폰에 다운돼 언제든지 음악을 들을 수 있었다. 간단한 사용법에 자그마한 크기로 소장 가치가 있다.
환경문제는 지구촌 모두가 해결해야 할 문제인 만큼, 친환경 앨범은 세계적으로 유행하고 있다. 영국의 유명 록밴드 콜드플레이는 정규 10집을 세계 최초로 140g의 친환경 레코드 재생 페트 LP로 발매했다. 이를 통해 25톤 이상의 플라스틱 제조를 방지하고, 제조 공정에서 배출되는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86% 줄였다. 또한 미국의 싱어송라이터 빌리 아일리시는 새 앨범 '히트 미 하드 앤드 소프트(HIT ME HARD AND SOFT)'의 바이닐(LP)과 CD를 100% 재활용 플라스틱으로 제작했다. 폐플라스틱 조각을 녹인 후 고열에서 찍어내는 방식이며, 이 과정에서 나오는 자투리와 불량품은 다시 녹여 사용할 수 있다. 앨범의 포장재는 FSC 인증 마크를 받은 친환경 종이와 식물성 잉크로 만들었으며, 배송 상자도 100% 재활용이 가능하다.
BTS의 열성팬 이지윤 씨는 친환경 소재로 만든 앨범은 좋은 아이디어라고 생각한다며, 디지털 플랫폼을 이용하는 현세대에 과연 과거와 같은 방식으로 플라스틱 CD가 포함된 앨범을 제작하는 것을 계속해서 고수할지에 대한 부분은 한 번쯤 다시 생각해 볼 만한 문제라고 이야기했다. 그리고 디지털화된다고 해도 소비자층에서는 실물로써 갖는 물품들을 원하는 소비자도 많다며 본인도 그런 사람 중 한 명이라고 밝혔다. 이를 적절히 고려한 방안으로 친환경 소재의 앨범을 만든다면 K-POP 산업이 좀 더 친환경적으로 지속 가능할 수 있게 되지 않을까 싶다며 자신의 의견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