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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주변의 물건들을 이용하여 무언가를 만드는 것을 좋아한다. 몇년 전에는 여름에 먹은 아이스크림의 나무 손잡이들이 버려지는 것이 아까워 모아 놓았다가, 방학을 이용해 CD꽃이와 그림이 있는 접시를 전시할 수 있도록 받침대를 만들기도 했다. 무언가를 버리지 않는다고 투덜대던 아내도 뚝딱거리며 만든 결과물을 보고 모처럼 칭찬을 하기도 했다. 물론 그것들은 지금도 유용하게 사용하고 있다.
이 책을 읽으며 저자들이 만든 다양한 물건들에 대한 관심과 내가 할 수 있는 것이 무얼까를 생각하기도 했다. 너무도 다양한 아이디어와 그 결과물을 보면서 역시 '강호에는 고수가 많다'는 생각이 절로 들었다. 무언가의 쓸모는 결국 사용하는 이의 의도와 실행에 의해 결정되는 것이라는 것에 공감한다. 무언가를 버리는 것에 익숙한 요즘 사람들에게 단순히 버리는 것이 아니라 무언가를 이용해 누군가에에 유용한 물건으로 탈바꿈시킬 수 있다는 희망을 던져준다고 여겨진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모든 물건들을 다 버리지 말고 보관하라는 것은 아니다. 미니멀 라이프라는 현대의 트랜드와 달리, 온갖 잡동산이를 그저 보관만 하라는 것은 아닐 것이다. 오히려 필요없다고 생각했던 물건으로 무언가 유용한 새로운 물건을 만드는 것이 진정한 미니멀 라이프는 아닐까 생각해 보기도 한다. 이 책을 통해서 나와 비슷한 생각을 지닌 사람들이 적지 않다는 것에 다소의 위안을 느껴보기도 했다.(차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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