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놈을 어찌해야 할꼬...??.
축 늘어져 있는 네 꼴이 꼭 내 모습이다.
내 몸 각 기관 중 제일 재미를 많이 본 놈이기도 하다.
쉴새없이 요구한다. 핏대를 세우고 덤비면 통제 불능이다.
내 몸 제일 깊은 곳에 감춰져 있는 놈이 어찌 그리 예쁜(좋은) 것은 잘도 알아보는지 변별력은 단연 최고이다.
젊어선 말만 해도 일어서고, 보기만 해도 일어서고, 듣기만 해도 일어서고, 생각만 해도 일어서더니, 지금은 아무리 좋은 걸 들이대도 요지부동이다.
부처님이 돼 버렸다. 생불(生佛)이시다.
이놈 하나 만족 시키려고 내 청춘을 바쳤고, 내 일생을 허비해 버린 놈이기도 하다.
이놈도 성질 많이 죽었다.
한번 성질 났다 하면 벌떡 일어나 탱탱 부은 얼굴로 성질 삭히지 못해 끄덕끄덕하고 쉽게 사그라들지 않아 달래고, 만져주고, 쓰다듬어 줘도 오랜 시간이 가야 고개를 숙였던 놈이 지금은 아무리 건드려도 성질 한번 내는 법이 없다.
허~허~ 이놈을 어찌해야 할꼬..??.
그래도 우짜노,... 평소엔 생불(生佛) 같더라도 써먹을 때가 있으면 살살 달래가며 써먹어야지.
그런데, 늙어가는 몸에 내 성질은 더 늙어간다.
노인이 싫다!.
익어 간다고?.
아니다. 삭아가는 중이다. 옹졸하다!.
옹고집(壅固執)이요, 옹고집(翁固執)이다.
너그러움과 양보심과 이해심이 많을 것 같은데, 편협해 지려는 내 마음 겨우겨우 다스리는 중이다.
익는 나이는 5~60대요, 노인은 익는 게 아니고 삭는 나이다.
친구여!. 오늘도 부인 뒷바라지에 힘든 하루겠지만, 우스게 글 읽으시고 미소지으며 숙명을 잘 극복해 나가시길 바라는 바네!.
이 놈을 어찌해야 할꼬...??.
= 톡으로 받은 글 =
漢陽 Jun. |
첫댓글 그 놈(?)도 이젠 빈 대머리 신세라
숭숭 뚫린 풀숲에서 낮잠만 잔다오.